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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지역 연구 활성화하려면 수도권 집중화 문제에 정부의 결단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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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지역 연구 활성화하려면 수도권 집중화 문제에 정부의 결단 필요해"

2021.05.16 12:09
차정인 부산대 총장
차정인 부산대 총장. 부산대 제공
차정인 부산대 총장은 최근 수도권 집중화로 지역 대학이 어려움을 겪는 데 대해 "집값 폭등 등 온갖 국가적 문제가 수도권 과밀화와 연결돼 있다"며 "이를 해소할 대책을 의지를 갖고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대 제공

“부산대는 오랫동안 지역 산업에 이공계 인력을 제공하고 산업 기초인 제조업을 묵묵히 뒷받침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지역의 우수한 인재들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면서 지역 인재 양성뿐 아니라 지역에서 자리잡고 연구에 매진하던 연구자들의 연구 활동까지 지장을 받고 있습니다. 지역 인재의 수도권 집중화에 대한 대책이 절실합니다.”

 

학령 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 현상이 겹치며 지역 대학은 인재 유치에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역의 국립대들도 예외가 아니다. 서울대를 제외한 9개 국립 대학이 올해 추가모집을 했다. 부산대도 올해 신입생 90명을 새로 추가 모집했다. 부산대는 3년 전부터 정시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해 추가 모집을 하고 있다.

 

차정인 부산대 총장은 지난달 23일 부산 금정구 부산대 캠퍼스에서 이뤄진 인터뷰에서 “수도권 초집중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학생들마저 수도권을 가야만 잘 배울 수 있는 것처럼 느끼는 분위기가 지역에 확산하고 있다"며 "정부의 강력한 문제해결 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출신인 차 총장은 교수와 직원의 직선제 투표를 거쳐 지난해 5월 총장에 취임했다.


차 총장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진학하는 시기에 수도권으로 떠난 인재는 다시 지역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며 "지역의 인재 유출은 결국 수도권 과밀 현상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차 총장은 “가령 혁신도시를 보면 지역 인재 취업의무 할당제가 있는데 이런 정책을 더 확충하거나 개선해야 한다”며 “정부가 지역에서 인재들을 유치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 태도를 갖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대 전경. 부산대 제공
부산 금정구 부산대 부산캠퍼스 전경. 부산대 제공

차 총장은 부산대가 수도권과 비교해도 교수들의 연구 역량이 결코 밀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부산대는 이달 14일 대학본부에서 열린 75주년 개교기념식에서 과학기술분야 최고 훈장인 1등급 창조장을 받은 김광호 재료공학부 석학교수에 대한 훈장 전수식을 열었다. 1등급 훈장인 창조장을 받은 학자 51명 가운데 수도권과 KAIST와 정부 출연연구기관이 집중된 대전 지역 연구자가 아닌 연구자는 김 교수가 두 번째다. 그전까지는 2005년 수상한 조무제 전 경상대 총장이 유일했다.

 

차 총장은 “김 교수는 지역에서도 과학기술 발전 성과가 있고 최고 수준의 연구자들이 활동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대표적인 사례"라며 "부산대는 물론 다른 지역대학에도 김 교수에 버금가는 실력있는 교수들이 충분히 포진했다"고 말했다. 

 

차 총장은 이들의 연구를 뒷받침하고 원동력이 되는 젊은 인재들의 유입이 그래서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차 총장은 "인재들이 지역 대학에 들어와 우수한 교수들의 지도를 받고 지역 사회와 지역 기업, 연구소로 배출되면 그만큼 지역 산업과 경제는 물론 국가 경제에도 이바지하는 효과가 클 것"이라며 "정부가 지역 인재 양성을 국가 전체 산업의 문제로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대 제공
부산대 제공

차 총장은 “수도권 집중은 사회적 구조적 문제인 만큼 개별 대학들이 노력으로 해결하기엔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지역 대학과 연구자들은 교육과 연구 역량을 강화하고 기본기를 충분히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대가 지난해 정부의 대규모 인재 양성 지원사업인 ‘4단계 두뇌한국(BK21) 사업’에서 36개 사업이 선정되며 서울대(46개)에 이어 전국 대학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연구팀이 선정된 것을 일례로 들었다.

 

차 총장은 한국의 산업화에서 부산대가 지역 산업단지에 우수 인재를 공급한 핵심 기지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산대는 한때 대한민국 민주화의 주요 축이기도 했지만 부산과 울산, 경남에 형성된 동남권 공업단지에 많은 고급인력을 공급하는 산업화를 이끈 큰 축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차 총장은 “지금도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그런 시대적 소명을 다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정부가 이제는 지역인재가 유출되지 않도록 지역 의무제 확충이나 지방대 육성법 등 제도적 보완이 이뤄지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 총장은 지역 거점 대학으로서 역량 강화하기 위한 노력으로 경남 양산 부산대 양산캠퍼스에 조성 중인 의생명과학 특화캠퍼스를 소개했다. 의생명과학 특화캠퍼스는 부산대 의대와 치대, 한의대, 간호대 등 4개 대학과 양산 부산대병원 등을 연계한 동남권 의생명특화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문재인 정부 지역 공약 중 사업 중 하나이기도 하다. 2040년까지 부산대 양산캠퍼스의 유휴 부지에 1조55억 원을 들여 11개 바이오 연구센터와 산업단지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부산대는 최근 의생명과학 특화캠퍼스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조만간 도입하기로 한 극저온전자현미경을 부산캠퍼스가 아닌 양산에 배치하기로 결정하고 교직원들의 양해를 구했다. 극저온전자현미경은 생물 시료를 순식간에 얼려 자연 상태로 관찰하는 장비로 단백질 구조까지 세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실험동물센터도 양산에 짓기로 했다. 2022년부터 교육부로부터 160억 원을 받아 건축을 시작한다.

 

차 총장은 의생명과학 특화캠퍼스를 완성할 마지막 퍼즐로 ‘수의대 신설’을 꼽았다.   차 총장은 지난해 7월 취임식에서 “부산대만 유일하게 거점대학 중 수의대가 없다”며 수의대 신설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부산대의 이런 계획에 대한수의사회 등 수의사 단체들은 “수의사가 이미 공급 과잉 상태"라며 반발하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차 총장은 “의생명과학 특화캠퍼스에 생명과학 연구의 기초시설인 동물실험센터가 들어오고 의생명과학 분야의 연구 시너지를 내려면 만큼 수의과가 신설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많은 수의사를 배출하겠다는 게 아니라 수의학 연구자 육성을 통해 지역의 의생명융합 연구에 보탬이 되려는 취지”라며 “대학은 연구로 봉사하는 만큼 지역 연구 발전을 위해 수의사 단체들이 이해해주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차 총장은 “경남 양산은 병원과 부지 등 모든 것을 이미 갖추고 있고 의생명 관련 기업과 연구소, 국가 기관이 들어올 환경을 갖췄다”며 “양산캠퍼스가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 산업을 새로 뒷받침할 의생명과학의 메카가 되도록 학교 차원에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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