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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혈전증 인종별 왜 다른가 했더니…의학연구용 세포주 95% 유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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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혈전증 인종별 왜 다른가 했더니…의학연구용 세포주 95% 유럽계

2021.05.17 07:00
과학계, 국제학술지에 "인종차 확인 위해 세포주 다양화 시급" 공개 서한
수 많은 의학 연구에 사용되는 인간 세포주의 95% 유럽계다. 호주 아동의학연구소 제공
수 많은 의학 연구에 사용되는 인간 세포주의 95% 유럽계다. 호주 아동의학연구소 제공

지난 3월 기준 영국 보건당국에 따르면 영국 내 1700만명 이상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를 분석한 결과 흑인과 아시아인의 치명률은 백인에 비해 약 2배나 높았다. 미국 보건당국도 지난 3월 기준 코로나19 사망자 중 흑인 비율이 18%를 넘는다고 밝혔다. 흑인 인구 비중 12.5%를 훌쩍 넘어서는 수치다. 라틴계도 백인에 비해 감염률은 물론 입원률, 사망률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아시아계는 집계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지난해 지속적으로 제기된 감염병의 인종별 취약성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의·과학자들은 불평등한 보건의료 서비스 접근권과 같은 구조적인 문제가 이같은 현상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나아가 백신 개발 등 전체 의·과학 연구에도 불평등이 존재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만다 케이프스데이비스 호주 시드니대 세포은행장과 소피 자이에르 미국 코넬대 공대 연구원은 “현재 의학 연구에 사용되는 모든 인간 세포주의 95%가 유럽계”라며 “의학 연구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높여야 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14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셀’에 공개했다.


세포주는 생체 밖에서 배양이 가능한 동일한 형질의 세포집합을 의미한다. 인간에서 유래한 세포주를 외부에서 배양해 세포 생물학이나 유전학, 생명공학 연구에 활용한다. 개발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들도 이 실험단계를 거쳤다. 인간 세포주에 약물의 반응성을 보고 안전성을 확인한 후 동물실험과 임상시험 등 다음 단계 개발로 넘어간다.  


여러 실험단계를 거쳐도 실제 상용화 단계에서는 희귀 혈전증 발생 등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희귀 혈전증 부작용이 대표적이다. 혈전증도 인종별 차이가 나타난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금까지는 백인들에게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유색인종의 경우 접종자수 자체가 적어 아직 유의미한 연구 데이터는 나오지 않고 있다. 

 

서한을 작성한 연구자들은 개발된 의약품들이 모든 인종에서 동일한 효과를 보이지 않는다는 증거들이 쌓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현재 사용되는 인간 세포주의 대부분이 1960~1970년대 공급됐으며 주로 유럽계 사람들이 그 원천”이라며 “전 세계를 뒤흔든 인종차별 반대시위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은 아이러니하게도 의·과학 연구의 근간인 세포주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지적했다. 유럽계 95% 외에 5%는 아프리카계에서 얻은 세포주다. 전 세계 의학연구에 쓰이고 있는 아시아, 히스패닉계 세포주 비율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외국에서 아시아계가 아닌 세포주를 가져다 연구에 활용하는 일이 다반사다. 고려대 줄기세포연구소장을 역임한 김병수 안암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세포주 구축은 의학 연구에 있어 근간이 되는 연구지만 간과되는 측면이 있다”며 “세포주 관련 연구개발(R&D)이 신약 개발 등 응용에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세포주 다양성 확대를 위해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장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줄기세포연구센터장은 “국내에도 한국인의 세포주를 보관하고 있는 은행들이 있는데 이를 전 세계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우리도 해외 세포주은행들처럼 자원공유를 통한 적극적인 과학적 기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병수 교수도 “다양성을 높인 세포주 구축에 대한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며 “환자 개개인의 특성에 맞춘 ‘정밀의학’도 결국 유전자만이 아닌 그 기능이 발현된 세포를 분석해야 성취 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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