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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마비 환자 생각만으로 스마트폰 입력 속도로 글자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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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마비 환자 생각만으로 스마트폰 입력 속도로 글자 쓴다

2021.05.13 00:00
사지마비 환자가 스탠퍼드대 연구팀이 개발한 뇌컴퓨터인터페이스(BCI)를 장착하고 글쓰기를 상상해 컴퓨터에 글자를 입력하고 있다. 네이처 유튜브 캡처
사지마비 환자가 스탠퍼드대 연구팀이 개발한 뇌컴퓨터인터페이스(BCI)를 장착하고 글쓰기를 상상해 컴퓨터에 글자를 입력하고 있다. 네이처 유튜브 캡처

사지마비 환자가 손으로 글씨 쓰는 행위를 머리 속에서 생각하면 뇌에 연결한 컴퓨터로 읽어 실제로 글자를 쓸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프랜시스 윌렛 미국 스탠퍼드대 하워드휴즈의학연구소 교수 연구팀은 65세 사지마비 환자의 뇌에 칩을 심고 뇌파를 읽어 스마트폰에 글자를 입력하는 수준인 분당 90자 속도로 글을 쓰는 '뇌컴퓨터인터페이스(BCI)' 기술을 개발하고 12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BCI 기술은 자유롭게 신체를 움직이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활발히 연구중이다. 사지마비 환자가 신체보조 로봇을 착용하고 뇌의 신호에 따라 움직이거나 마우스 커서를 움직이게 하는 식이다. 생각을 글로 옮기는 기술 개발도 시도됐지만 수십개의 단어를 구현하는 데 그쳐 글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 마우스 커서를 움직이는 경우 분당 최대 40자를 입력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스탠퍼드대 연구팀이 개발한 필기 뇌컴퓨터인터페이스(BCI)는 사지마비 환자가 글쓰기를 상상하면 컴퓨터가 이를 인식해 글자로 변환한다. 스탠퍼드대 제공
스탠퍼드대 연구팀이 개발한 필기 뇌컴퓨터인터페이스(BCI)는 사지마비 환자가 글쓰기를 상상하면 컴퓨터가 이를 인식해 글자로 변환한다. 스탠퍼드대 제공

연구팀은 환자에게 마치 자신의 손이 마비되지 않은 것처럼 펜을 들고 종이에 글을 쓰는 것을 상상하도록 했다. 손은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지만 뇌는 문자를 쓰기 위해 특정한 운동 신호를 보내는 능력이 남아있다. 이같은 뇌의 신호를 읽어들이기 위해 환자의 뇌 양쪽에 작은 알약만한 크기의 칩을 각각 심었다. 각 칩에 달린 100개의 전극이 움직임을 제어하는 뇌 부위인 운동 피질에서 나오는 뇌의 신경 신호를 읽어 컴퓨터로 전송한다.

 

환자는 생각만으로 알파벳 소문자 26개와 구두점을 쓴다는 연습을 수행했다. 각 글자의 모양이 모두 다른 만큼 글자마다 뇌는 각기 다른 신호 패턴을 보인다. 환자가 문자 쓰기를 수 차례 반복하자 BCI는 인공지능(AI) 구현 기술인 기계학습을 활용해 글자로 정확히 변환했다. 윌렛 교수는 “손글씨 동작은 동작 속도가 바뀌고 곡선 궤적이 많아 복잡해 보이지만 AI를 적용해 더 빠르게 해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지마비 환자가 쓴 알파벳 소문자 26개. 스탠퍼드대 제공
사지마비 환자가 쓴 알파벳 소문자 26개. 스탠퍼드대 제공

환자는 문장을 보고 그대로 옮겨 쓰는 시험에서 분당 90자를 입력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60대가 스마트폰 문자를 입력할 때 평균 속도인 분당 115자와 유사한 수준이다. 자유 글쓰기에서도 분당 78.3자를 입력했다. 19자를 쓰는 동안 한글자만 틀릴 정도로 정확도도 높았다. 스마트폰 키보드의 자동 수정 기능을 도입하면 오타율은 1% 이하로 떨어졌다.

 

연구팀은 말하는 능력도 잃은 마비 환자를 대상으로도 기술을 검증할 계획이다. 알파벳 대문자와 같은 사용할 수 있는 문자의 수를 늘리는 것도 목표다. 윌렛 교수는 “필기 BCI라는 새로운 접근 방식을 열었다”며 “신경학적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중요한 토대”라고 말했다.

 

연구 설명 동영상: https://youtu.be/3gVvde54i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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