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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분해 플라스틱, 효소 넣고 땅에 묻고 물만 부으니 말끔히 사라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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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분해 플라스틱, 효소 넣고 땅에 묻고 물만 부으니 말끔히 사라지네

2021.05.03 07:00
미 UC버클리대 연구팀…코로나19로 더 늘어난 폐플라스틱 문제 해결 실마리
오늘날 플라스틱 쓰레기는 점점 더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지만, 인류는 아직 획기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각 가정에서 배출된 플라스틱 등 재활용 폐기물 분류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제공
오늘날 플라스틱 쓰레기는 점점 더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지만, 인류는 아직 획기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각 가정에서 배출된 플라스틱 등 재활용 폐기물 분류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플라스틱 사용량이 크게 늘었다. 마스크는 대부분 플라스틱 재질로 땅 속에 묻혀도 썩지 않아 새로운 환경 오염의 우려를 낳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3월 기준으로 한국인은 2.3일당 마스크 1개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버려지는 폐마스크가 2000만개라고 보면 연간 73억개 이상이 쏟아져 나오는 셈이다. 버려진 마스크는 바이러스 감염 등이 우려돼 그대로 소각되거나 매립지로 가고 있다. 폐마스크 문제는 한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다. 

 

과학자들은 막대한 폐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대안을 찾고 있다. 여러 대안 중 특히 썩거나 녹아 없어지는 플라스틱, 그러면서도 깨끗한 이른바 '생분해성 플라스틱'에 주목하고 있다.

 

●까다로운 분해조건 활용제약 많아

 

플라스틱은 땅에 묻혀도 수백년 간 썩지 않고 반영구적으로 남아있는게 보통이다. 반면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땅에 묻으면 썩어서 사라진다. 이는 원료의 특성 덕분이다. 생분해성 플라스틱 재료에 짚, 톱밥, 식물성 기름 등이 있는데, 이중 주로 옥수수 전분에서 유래한 PLA란 물질이 쓰인다. 뜨거운 음식을 담거나 아기가 입으로 물거나 빨아도 환경호르몬은 물론 중금속 등 유해 물질이 검출되지 않아 안전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또 공기가 잘 통해 기존 플라스틱 비닐보다 과일이나 야채가 더 신선하게 유지된다는 장점도 있다.

 

이런 PLA를 땅에 묻으면 식물의 자양분이 되는 퇴비처럼 자연스럽게 썩는다. 하지만 플라스틱이 썪으려면 온도는 58도 이상, 수분도 70% 이상의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이 조건을 갖춰야 반년에 걸쳐 90% 이상 분해된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쓰는 제품들이 크게 늘지 않는 이유는 이런 까다로운 처리 조건을 만족해야하기 때문이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어설프게 썩어 미세플라스틱을 만드는 원인이 되거나 오히려 재활용이 가능한 다른 플라스틱을 오염시키는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 효소 이용 퇴비화 촉진 

 

최근 미국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개발된 생분해성 플라스틱 가운데 가장 돈이 적게 들고 앞선 제조 방법을 알아내 눈길을 끌고 있다. 쉬팅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재료과학및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물만 있으면 상온에서 분해되는 플라스틱을 개발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지난 22일 공개했다. 쉬팅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플라스틱은 땅에 묻고 따뜻한 물만 부어주면 상온에서도 일주일 만에 80%가 사라진다.  물의 온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분해 속도는 빠르다. 온도를 50도까지 올리면 6일 이내 완벽한 분해도 가능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기존 PLA가 가진 기능을 모두 유지했으며 PLA의 98%를 분자량이 작은 단량체로 만들어 미세플라스틱이 발생할 우려도 적다. 

 

연구팀은 플라스틱 제작 단계에서 PLA를 잡아먹는 효소를 넣었다. 효소가 따뜻한 물에 노출되면 PLA의 단단한 구조를 풀어줘 분해가 더욱 빨리 일어나게 하는 원리다. 

 

좀더 쉬운 조건에서 분해가 되는 플라스틱은 속속 개발되고 있다. 알랭 마르티 프랑스 국립응용과학원 연구원팀은 플라스틱 페트병 하나를 10시간 안에 90% 이상 분해하는 획기적인 효소를 발견해 지난해 4월 네이처에 공개했다.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효소를 이용해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방법은 종종 보고됐다. 하지만 플라스틱 병 하나를 분해하는데 며칠씩 소요되는 한계가 있었다. 발견된 효소는 현재까지 보고된 어떤 효소보다 플라스틱 분해 능력이 좋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서는 최근 문제가 심각한 폐마스크 문제를 해결할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황성연 한국화학연구원 바이오화학소재연구단장팀은 지난 3월 한 달 안에 100% 자연 분해되면서도 습기에 강하고 재사용이 가능한 마스크용 생분해 플라스틱 필터를 개발했다. 

 

●생분해 플라스틱시장 2025년 2배 껑충

 

매년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플라스틱은 3억5900만t으로 이 중 절반인 1억5000만~2억t이 쓰레기 매립지나 자연에 버려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은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해결과 탄소 저감을 위한 대안으로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선택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기존의 플라스틱 일회용 식기와 그릇, 비닐 포장재, 농업용 비닐 등을 대체하고 있다. 중국도 올해부터 그릇이나 식기, 비닐봉지 등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360i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생분해성 플라스틱 시장은 지난해 51억 달러(약 5조6814억원)에서 그 두 배인 2025년 89억 달러(약9조9146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외 석유화학기업들도 생분해성 플라스틱 생산기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탈리아의 노바몬트, 미국 다이머와 같이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들도 있다. 국내에서는 CJ제일제당과 LG화학, SK종합화학 등이 생분해성 플라스틱 시장에 뛰어들었다. 

 

황 단장은 “국내에 아직까지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매립할 수 있는 전용매립장이 없어 시중에 유통된 생분해성 플라스틱 중 70% 이상이 소각되고 있다”며 “소비자에게만 재활용이나 처리를 맡기는 게 아닌, 플라스틱 생산자들이 이런 전용매립장을 만들도록 하는 등의 정책적 해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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