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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로 읽는 과학] 단백질 설계 인간계 ‘지존’이 만든 ‘항체 케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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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로 읽는 과학] 단백질 설계 인간계 ‘지존’이 만든 ‘항체 케이지’

2021.04.04 06:00
사이언스 제공
사이언스 제공

노란색과 초록색의 조합이 싱그러운 봄을 상징하는 식물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실 초록색은 분자의 단백질, 노란색은 항체다. 심지어 이들은 실제로 존재하는 분자가 아니다. 컴퓨터를 이용해 설계한 인공 항체 분자다. 

 

데이비드 베이커 미국 워싱턴주립대 단백질설계연구소장이 이끄는 연구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을 일으키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무력화할 인공 항체를 설계해 이들이 바이러스를 중화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2일자에 발표했다. 


무엇보다 연구팀은 항체와 단백질을 섞어 주기만 해도 알아서 효과적으로 결합하는 나노케이지(나노미터 크기의 주머니 구조) 형태의 ‘항체 케이지’를 찾아냈다. 연구팀이 설계한 48개 구조 가운데 4개가 이런 항체 케이지를 형성했다.

 

이들은 2면체, 4면체, 8면체 및 20면체 구조를 하고 있어 대칭을 이루며 접힐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표지 그림에서 검은색 선이 이런 구조를 나타낸다. 오른쪽 위에서부터 아랫방향으로 순서대로 2면체, 4면체, 8면체, 20면체 항체 케이지다. 표지에서 가장 중앙에 크게 표현된 항체 케이지가 20면체다. 항체 케이지마다 들어있는 항체 수는 각각 2개, 6개, 12개, 30개다.    


사실 베이커 교수는 단백질 구조 분야에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석학이다. 그는 2020년 열린 ‘단백질 구조 예측 학술대회(CASP14)’에서 2위를 차지했다. 당시 구글 딥마인의 인공지능(AI)인 알파폴드(AlphaFold)가 압도적인 성적으로 1위를 기록하는 바람에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알파폴드에 집중됐지만, 인공지능이 아닌 인간 중에서는 베이커 교수팀이 1위였다. 


그는 물리화학적 방법을 이용해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단백질을 설계하고 구조를 예측하는 데는 ‘지존’으로 불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과학계 오스카상’ ‘실리콘밸리 노벨상’으로 불리는 ‘브레이크스루상’ 생명과학상 수상자로도 선정됐다. 


단백질 설계 분야는 향후 여러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병하 KAIST 생명과학과 교수팀은 베이커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진행해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단백질을 설계한 뒤 이를 센서로 사용하는 데 성공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1월 27일자에 발표하기도 했다. 오 교수팀은 논문에서 B형 간염 바이러스 단백질 센서, 코로나19 바이러스 단백질 센서 등 고감도 단백질 센서 8개를 공개했다. 

 

베이커 교수팀은 이번 연구로 효과적인 항체 구조가 확인된 만큼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 개발을 앞당기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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