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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동네 이웃사촌 네 번째 KAIST 고액기부…동네에 퍼진 '오블리주 그레이 릴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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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동네 이웃사촌 네 번째 KAIST 고액기부…동네에 퍼진 '오블리주 그레이 릴레이'

2021.03.14 14:15
장성환 삼성브러쉬 회장 안하옥 씨 부부 200억 기부...김병호 서전농원 회장 고 조천식 한국정보통신 회장 등 761억원
장성환(92) 삼성브러쉬 회장과 안하옥(90) 여사 부부가 KAIST 최고령 고액기부자가 됐다. KAIST는 장 회장 부부가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200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과학기술 인재양성에 써달라며 기부했다고 14일 밝혔다.
장성환(92) 삼성브러쉬 회장과 안하옥(90) 여사 부부가 KAIST 최고령 고액기부자가 됐다. KAIST는 장 회장 부부가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200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과학기술 인재양성에 써달라며 기부했다고 14일 밝혔다.

“여러 기부처를 두고 고민했지만, 국가 미래를 위한 투자가 가장 보람될 것이라는 생각에 KAIST를 선택했습니다”

 

주변 이웃사촌들이 KAIST에 잇따라 기부하며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습이 보람돼 보였다. 장성환(92) 삼성브러쉬 회장과 안하옥(90) 여사 부부가 KAIST 최고령 고액기부자가 되겠다는 결심을 실행에 옮겼다. KAIST는 장 회장과 안 여사 부부가 서울 강남구 논현동 200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과학기술 인재양성에 써달라며 기부했다고 14일 밝혔다.

 

장 회장은 황해도 38선 인근 남촌이라는 곳에서 7남매 중 셋째로 태어났다. 18살에 월남해 혼자 힘으로 연세대 대학원까지 졸업했다. 이후 무역업에 뛰어들어 화장용 붓 등을 생산해 명품 화장품 업체에 납품하는 화장품 용기 제조회사를 일으켰다. 중국에도 공장 두 곳을 세우며 사업을 확장해 지금의 재산을 일궜다.

 

KAIST에 따르면 장 회장은 10억 원 이상 KAIST에 기부한 고액기부자 중 최고령이다. 장 회장은 “어느 정도 재산을 모으고 나니 우리 부부가 어려운 사람을 돕는 오른팔이 되어주자고 자연스럽게 뜻을 모으게 됐다”며 “기부에 대한 마음을 정한 뒤 여러 기부처를 두고 고민했으나 국가 미래를 위한 투자가 가장 보람될 것이라는 생각에 KAIST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장 회장의 이번 기부는 동네에 번진 ‘KAIST 기부 바이러스’의 영향이 컸다. 장 회장 부부는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에 걸쳐 KAIST에 350억 원을 기부한 김병호 서전농원 회장과 김삼열 여사 부부와 경기 용인의 한 실버타운 내 같은 건물에 살며 이웃사촌으로 지내 왔다. 장 회장 부부는 김 회장 부부와 교류하며 KAIST에 기부한 취지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KAIST 발전재단 관계자는 “장 회장 부부는 10여 년간 인재양성을 위해 김 회장 부부 기부금을 활용하는 KAIST를 지켜보며 결단을 내리셨다”고 배경을 전했다.

 

이 실버타운 주민이 KAIST에 고액을 기부 한 것만 벌써 네 번째다. 총 기부액만 761억에 달한다. 대부분 김병호 회장의 영향을 받았다. 2010년과 2012년 160억 원을 KAIST에 기부한 고 조천식 한국정보통신 회장도 김 회장의 조언을 받아 기부한 이웃사촌이다. 지난해 국가에 추사 김정희 선생의 수묵화 ‘세한도’를 기부한 손창근 씨도 김 회장의 권유를 받고 2017년 부동산 50억 원과 현금 1억 원을 KAIST를 기부했다. 장 회장은 고 조 회장과 손 씨와 실버타운 내 다른 건물에 살아 별다른 교류는 없었다고 하면서도 "기부를 결정한 후 손 선생이 연락해와 '좋은 선택을 하셨다'고 전해주셨다"고 말했다. 기부를 시작으로 새로운 인연이 생긴 셈이다.

 

장성환 삼성브러쉬 회장(92)과 안하옥 여사(90) 부부가 13일 서울 중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KAIST 발전기금 약정식에 참여했다. KAIST 제공
장성환 삼성브러쉬 회장(92)과 안하옥 여사(90) 부부가 13일 서울 중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KAIST 발전기금 약정식에 참여해 약정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KAIST 제공

장 회장 부부의 KAIST 발전기금 약정식은 13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비공개로 열렸다. 안 여사의 생일은 15일, 장 회장의 생일은 17일로 생일을 맞아 더욱 뜻깊은 자리가 됐다. 장 회장은 “KAIST의 비전과 미래에 대한 설명을 듣고 KAIST가 세계 최고대학으로 성장해 한국을 발전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장에 참석한 KAIST 관계자는 "장 회장은 자신이 평생 일궈온 재산을 기부한다는 감격에 수차례 말을 잇지 못했다"고 전했다.

 

장 회장 부부는 약정식에 앞서 2일 이번에 기부한 580㎡ 대지 위 지상 6층, 지하 2층 규모 빌딩의 명의 이전 절차를 모두 완료했다. KAIST는 부부의 뜻에 따라 우수 과학인술 인재양성 사업에 이를 활용하기로 했다. 안 여사는 “부부의 오랜 꿈을 실현할 수 있어 아주 즐겁고 행복하다”며 “부부의 기부가 과학기술 발전에 보탬이 돼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더이상 바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평생 모은 재산을 흔쾌히 기부해주신 장 회장 부부의 결정에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기부자의 기대를 학교 발전 동력으로 삼아 세계 최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회장 부부의 이번 기부는 KAIST 개인 기부로는 역대 일곱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이수영 광원산업 회장이 올해 676억 원 규모 부동산을 기부하는 등 총 766억 원을 기부해 가장 많이 기부했고 국내 1호 한의학 박사인 고 류근철 KAIST 인재및우주인건강연구센터장이 578억 원, 정문술 전 미래산업 회장이 515억 원을 기부했다. 김재철 동원산업 명예회장이 지난해 500억 원을 기부했고, 김병호 회장 부부가 350억 원, 고급음식점 대원각을 운영한 고 김영한 여사가 300억 원을 기부했다.

 

KAIST는 지난해부터 고액기부자들의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이수영 회장과 김재철 명예회장 외에도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이 100억 원을 기부하는 등 지난해만 약 1489억 원을 기부받았다. 개인 기부로만 2019년 200억 원의 7배가 넘는 금액을 기부받으며 가파르게 기부액이 늘어났다. 올해도 장 회장 부부로부터 200억 원을 기부받으며 과학기술 육성을 위한 기부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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