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바로가기본문바로가기

동아사이언스

"새 교육과정, 고교-대학 연계 무게 둬야"

통합검색

"새 교육과정, 고교-대학 연계 무게 둬야"

2021.03.12 15:00
11일 과총·기과협 온라인 공동포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유튜브 캡처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유튜브 캡처

현재 고교에서 시행되고 있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은 문·이과 구분 없이 공통과목을 이수하고 진로에 맞는 선택과목을 골라 듣을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2022학년도 수학능력시험에서는 문·이과 구분 없이 사회 과목과 과학 과목을 합쳐 총 17개 과목 중 2개 과목만 시험을 치르면 되므로 학생들은 점수를 얻기 쉬운 과목에 몰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학생의 자율성은 높아지지만 전공에 필요한 기초 지식을 갖추지 못하고 대학에 진학하는 셈이다.

 

반면 선진국을 주축으로 세계 각국은 이공계 전문인력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중국은 이미 2018년 인공지능(AI) 교과서까지 만들어 일부 초중고등학교에서 시범 교육을 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한국 교육계가 이공계 전문가 양성이 중요하다는 점은 공감하면서도 교육 정책은 정반대의 행보를 보인다는 의견이 팽배하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 과정은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달 17일 ‘2022 개정 교육과정’을 통해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를 전면 도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3년 동안 192학점을 채워야 졸업 자격을 주는 제도로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 현행 교육 시스템이 완전히 뒤바뀐다. 교육 전문가들은 2015 개정 교육과정과 대입 제도의 문제점을 진단하며 2022 개정 교육과정과 2028년도 수능 제도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교육 과정 개정 앞서 본질적인 목표 고민해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와 기초과학학회협의체는 11일 온라인 공동포럼을 열고 고교학점제로 대표되는 2022 교육과정의 개정 방향과 향후 대입 전형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의 역할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발표는 권오현 서울대 독어교육과 교수와 한혜정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본부장이 맡았다.

 

권오현 교수는 ‘2028 대입전형 전망 및 이공계열 대학과 고등학교의 대응 과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권 교수는 "현행 수능은 교육적인 요소가 빠지고 게임처럼 변했다고 지적하면서 수능의 역할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이날 수능 점수로만 평가하는 방안, 서술형이나 논술형 문제를 도입하는 방안,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으로 나눠 수능을 2번 보는 방안을 제시하면서도 "수능 개선을 통한 접근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학교 교육과 대학 교육이 협력해 경쟁력 있는 아이들을 어떻게 키울까 고민해야 한다"며 "이공계 학과는 모집 단위별로 전공적합성을 판단할 수 있는 핵심 과목 1,2개를 필수 교과로 지정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전공 적합성를 평가하려면 이공계 모집단위 별로 타당한 평가기준을 정립하고 대학별로 요구하는 과목을 어느 정도 통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현행 교과 과목의 개선 방안도 제시했다. 공통 과목과 선택 과목 외에 심화 과목, 생활 과목 등을 추가로 개설하고 과학 과목의 경우 현재 진로 선택 과목인 물리2, 화학2 등은 일반 선택 과목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과학 과목을 3개 과목으로 세분화해 2학년 1학기부터 3학기 동안 순차적으로 배우는 방안도 소개했다.


한혜정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본부장은 이날 ‘차기 교육과정 개정 관련 연구 현황’를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한 본부장은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학생들의 핵심 역량 교육과 선택권을 강화하고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의 교육을 모두 연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본부장은 "학생 중심 교육을 위해서는 학생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게 중요하다"며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교육이 연계되려면 실제적인 방안들이 마련되야 한다"고 말했다.

 

권오현 서울대 독어교육과 교수가 11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와 기초과학학회협의체가 개최한 온라인 공동포럼 발표를 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권오현 서울대 독어교육과 교수가 11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와 기초과학학회협의체가 개최한 온라인 공동포럼 발표를 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발표 후에 이어진 지정 토론에는 이준호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조형희 연세대 기계공학부 교수, 백란 호남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김재혁 광양고 연구부장이 참여했다.

 

이준호 교수는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미래 사회에서는 비판적 사고능력과 문제해결 능력이 중요하다"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과학과 기술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빠르게 발전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대학에서는 더욱 높은 수준의 교육을 할 수 밖에 없는데 대학에서 가르쳐야 할 양이 늘어나고 있다"며 "초중고에서 쉬운 내용을 가르친다고 공부 부담이 줄거나 지루함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형희 교수는 "고등학교와 대학 교육을 연결하는 건 결국 입시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현재 교육과정대로 수능에서 사회, 과학 과목에서 2과목을 선택할 때 기초 과목을 공부하지 않으면 다음 과목을 배우기 어려운 과학 과목을 기피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앞으로 인공지능, 빅데이터가 강조되면 인문, 사회 계열 학생들도 더 많은 과학과 수학을 배워야 한다"며 "현재 원론적인 목표에만 집중하고 있지 않은지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백란 교수는 인공지능 시대의 핵심 역량으로 전공 분야의 지식과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는 수학적 지식 그리고 컴퓨터를 활용하는 능력을 지목했다. 특히 수학적 지식에서 행렬이나 벡터를 가장 많이 사용하지만 한국은 두 개념을 미국, 영국, 싱가포르처럼 필수가 아닌 선택 과목에 있다고 지적했다. 

 

백 교수는 "수학적 지식 없이 데이터를 분석하고 패턴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인공지능에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교육과정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혁 연구부장은 현재 입시 방법이 수시와 정시로 완전히 이원화된 점을 고쳐야 한다고 지적하며 정시의 경우 학교 교육과 별개로 준비하는 현실을 꼬집었다. 김 연구부장은 "쉽지는 않지만 모든 것은 학교 안에서 준비해야 한다"며 "수능 문제 역시 학교에서 배운 수준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 태그 뉴스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11 + 3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