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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대지진 10년]10년 전으로 돌아가는 데 30년이 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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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대지진 10년]10년 전으로 돌아가는 데 30년이 더 필요하다

2021.03.10 06:00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후쿠시마 원전 사고 10년 조망
최악의 등급으로 기록된 사고 발생 10년을 앞둔 3일 오후 일본 후쿠시마(福島)현 소재 후쿠시마 제1원전에 폐로(廢爐) 작업을 위한 크레인이 여러 개 설치돼 있다. 10년 전 사고 때 수소폭발로 앙상한 철근을 노출했던 원전 건물은 커버로 상흔을 감췄다. 연합뉴스 제공
최악의 등급으로 기록된 사고 발생 10년을 앞둔 3일 오후 일본 후쿠시마(福島)현 소재 후쿠시마 제1원전에 폐로(廢爐) 작업을 위한 크레인이 여러 개 설치돼 있다. 10년 전 사고 때 수소폭발로 앙상한 철근을 노출했던 원전 건물은 커버로 상흔을 감췄다. 연합뉴스 제공

2011년 3월 11일 일본 도호쿠지방 미야기현 앞바다 깊이 24㎞에서 규모 9.0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10m 높이의 지진해일(쓰나미)이 후쿠시마, 미야기, 이와테 등 동북부 연안 마을을 집어삼켰다.  쓰나미는 또 후쿠시마 제1원전을 덮쳐 1~3호기 원자로 안 핵연료봉이 녹아내리는 멜트다운(노심용융)에 이어 폭발이 일어났다. 이에 따라 방사성 물질이 대기와 해양으로 대량 유출되면서 1986년 옛 소련 체르노빌 사고 이래 최악의 원전 사고로 이어졌다. 일본 경시청의 최신 발표에 따르면 이 지진과 쓰나미로 1만5899명이 숨졌고 6157명이 다쳤으며 2529명이 실종됐다. 또 22만8863명이 삶의 터전을 잃고 피난민 신세가 됐다. 

 

일본 정부는 동일본대지진 이후 '부흥청'을 설치하고 피난민 지원, 방사능 물질 제거, 산업 시설 확충에 나서 가장 큰 피해지역인 후쿠시마를 지진이 발생하기 전 상태로 되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런 노력 덕분에 피난민 수는 올해 1월 약 3만6000명으로 줄었고 일부 피난민은 방사능 물질을 제거한 복구 지역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우치보리 마사오 후쿠시마현 지사는 지난달 17일 기자브리핑에서 "후쿠시마 복구 작업이 '여전히 스타트 라인 근처에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동일본대지진으로 파괴된 후쿠시마 원전의 핵연료를 제거하고 원자로를 폐쇄하고 오염수를 제거하려면 30년이 더 걸린다는 점을 우회한 표현이다.  

 

폐로 작업이 진행 중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내부에 있는 오염수 탱크의 모습.  후쿠시마/연합뉴스 제공
폐로 작업이 진행 중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내부에 있는 오염수 탱크의 모습. 후쿠시마/연합뉴스 제공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8일(현지시간) '끝없는 정화'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후쿠시마 원전의 복구 상황을 조명했다. 사이언스는 후쿠시마 원전을 운영하는 도쿄전력(TEPCO)이 핵연료 회수, 원자로에서 녹아내린 핵연료 잔해와 오염수 제거, 원자로 폐쇄 같은 작업을 마치려면 최소 30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투입되는 비용만 8조엔(약 83조5000억 원)이 든다는 전망이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원자로 1~4호기를 처음 건설하는데 10년간 2370억 엔(약 2조 4700억 원)이 들어간 것과 비교하면 시간은 3배, 비용은 무려 33배나 들어가는 셈이다. 

 

방사능 물질 유출 사고가 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는 원자로가 총 6개 있다. 동일본대지진으로 부서진 원자로는 1~4호기다. 도쿄전력은 대지진 초기 원자로 4기에 전력 공급이 끊기자 비상 발전기를 돌려 냉각수 공급을 계속했다. 하지만 지진이 일어난 뒤 50분 후 발생한 쓰나미가 원전을 덮치면서 1~4호기의 냉각수 공급은 완전히 끊겼다. 이어 원자로 내부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원자로 핵연료봉의 노심까지 녹기 시작했다. 지진 발생 4일 후인 2011년 3월 15일에는 1, 3, 4호기 상층에 몰려있던 증기와 수소가 폭발했다. 2호기에서는 가스가 분출됐다. 당시 폭발로 약 538.1페타베크렐(PBq·1PBq은 1000조Bq)의 방사능이 대기로 방출됐다. 

 

원자로 4개를 완전히 폐쇄하려면 먼저 원자로 안에 남아있는 사용후 핵연료를 제거해야 한다. 도쿄전력은 2014년 12월 4호기 수조에 있는 사용후 핵연료 봉 1535개를 꺼냈다. 이달 초에는 3호기 수조에 있는 사용후 핵연료 봉 566개를 반출했다. 1호기에는 사용후 핵연료봉이 392개, 2호기에는 615개 있지만 아직 반출 작업이 시작되지 않았다. 도쿄전력은 1호기는 2027년, 2호기 2024년에 반출을 시작해 2031년까지 사용후 핵연료봉 방출을 끝낼 예정이다.

 

사용후 핵연료봉을 모두 꺼내도 더 어려운 작업이 남아있다. 바로 원자로 내부에 있는 핵연료와 핵연료와 주변 구조물이 섞여 덩어리로 된 핵연료 잔해물을 제거하는 작업이다. 도쿄전력은 1~3호기 내부에 각각 200~300t의 핵연료와 핵연료 찌꺼기가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원자로 내부의 방사선량이 높아 조사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정확한 질량과 분포 상황은 완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4호기는 사고 당시 가동하지 않아 핵연료와 핵연료 잔해는 없다.

 

1~4호기 모두 노심이 녹는 중대한 사고가 났지만 피해 상황은 저마다 다르다. 원자로마다 복구 기간과 비용이 다른 이유다. 1호기의 경우 2023년까지 원자로 주변에 대형 커버를 설치하고 2027년부터 커버 안에서 잔해물을 제거한 뒤 2027년에 가서야 핵연료 추출이 시작된다.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는 원자로 건물 옆에 커다란 지지대를 설치한 후 2024년부터 원격으로 움직이는 기계 팔로 핵연료를 제거할 계획이다. 

 

 일본 후쿠시마현 오쿠마 소재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3호기 건물 안의 사용후 핵연료 보관 수조 모습으로, 2018년 1월 25일 촬영한 것.
일본 후쿠시마현 오쿠마 소재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3호기 건물 안의 사용후 핵연료 보관 수조 모습으로, 2018년 1월 25일 촬영한 것. AP/연합뉴스 제공

핵연료봉의 제거와 함께 지금 이 시간에도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오염수도 처리 문제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오염수는 핵연료를 냉각시킨 뒤 버려진 냉각수이거나 빗물이나 지하수가 원자로에 스며들어 핵연료 잔해에 닿아 만들어진다. 핵연료 찌꺼기와 닿았기 때문에 세슘, 스트론튬, 삼중수소 같은 방사성 물질이 들어있다. 일본 정부는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이용해 오염수에 포함된 세슘, 스트론튬을 제거해 ‘처리수’로 만든 후 저장 탱크에 보관하고 있다. 현재 탱크에 저장된 처리수는 124만t에 이른다. 

 

ALPS는 삼중수소를 제거하지 못한다. 이런 이유로 처리수에는 삼중수소가 남아있다. 일본 정부는 삼중수소의 농도를 국제 기준치 이하로 만들어 대기 중으로 날려보내거나 태평양 바다로 방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주변국인 한국과 중국 등은 각종 환경 단체, 어업 단체로부터 강한 항의를 받고 있다.

주민 떠난 후쿠시마 귀환곤란구역에 수거된 폐기물. 이곳에는 2011년 3월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한 후 주민들이 피난한 뒤 일대의 각종 시설물에서 철거한 폐기물 등이 임시로 보관돼 있다. 후쿠시마/연합뉴스 제공
주민 떠난 후쿠시마 귀환곤란구역에 수거된 폐기물. 이곳에는 2011년 3월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한 후 주민들이 피난한 뒤 일대의 각종 시설물에서 철거한 폐기물 등이 임시로 보관돼 있다. 후쿠시마/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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