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바로가기본문바로가기

동아사이언스

[동일본대지진 10년]“오염수 탱크 10개 방사성 핵종 우려”

통합검색

[동일본대지진 10년]“오염수 탱크 10개 방사성 핵종 우려”

2021.03.09 17:00
켄 뷰슬러 美 우즈홀해양연구소(WHOI) 해양및환경방사능센터장
켄 뷰슬러 제공
켄 뷰슬러 제공

“삼중수소만 문제가 되는 게 아닙니다.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의 1000개가 넘는 탱크에서 오염수를 바다로 흘려보내기 전 해양생물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방사성 물질에 대한 정보가 공개돼야 합니다.”


2013년부터 미국 우즈홀해양연구소(WHOI)에서 해양및환경방사능센터장을 맡고 있는 켄 뷰슬러 수석과학자는 8일 동아사이언스와 e메일 인터뷰에서 “오염수 탱크에 들어 있는 세슘137, 스트론튬90, 아이오딘129 등의 방사성 핵종이 물고기에는 잠재적으로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뷰슬러 센터장은 2011년 3월 11일 규모 9.0의 강진으로 40m가 넘는 쓰나미가 발생해 후쿠시마 제1 원전의 원자로 6기 중 4기(1~4호기)의 핵 연료봉이 녹아내리며 방사능 오염수가 태평양으로 배출되자 사고 직후 두 달 뒤 후쿠시마 해역에서 조사를 벌였고, 지금까지 매년 한 차례 정기적으로 조사를 진행하며 태평양에서 방사성 핵종의 확산을 추적해왔다.       

 

 

○ 도쿄전력, 오염수 탱크 1061개 중 1018개 ALPS로 정화

후쿠시마 제1 원전에서는 2011년 사고 직후에도 다량의 오염수가 태평양으로 배출됐다. 도쿄전력은 2011년 4월 고농도 오염수 520t(톤)과 저농도 오염수 1만1500t이 바다로 유출됐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방사능 농도는 고농도 오염수가 4700조Bq(베크렐·방사성 물질의 세기를 나타내는 단위), 저농도 오염수가 1500억Bq에 달했다.


도쿄전력은 오염수가 해양으로 유출되지 않도록 후쿠시마 원전 내 오염수를 저장할 탱크를 설치해 가뒀지만, 지금도 강우와 지하수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2019년에는 하루 평균 160t의 오염수가 탱크에 저장됐다. 


지난달 18일 도쿄전력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오염수 탱크 총 1061개에 총 124만6960t의 오염수가 저장돼 있다. 이는 저장 공간의 약 91%에 해당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22년 중반이면 오염수 탱크가 포화 상태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 탱크가 포화 상태에 이르러 더는 오염수를 저장하지 못할 상황에 대비한다는 명분으로 오염수에서 방사성 물질을 걸러낸 뒤 바다에 방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도쿄전력은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통해 정화 과정을 거치면 오염수에 포함된 62종 이상의 방사성 핵종이 기준치 이하로 농도가 떨어지고, 유일하게 남는 방사성 핵종이 삼중수소라고 설명하고 있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탱크 1061개 중 1018개가 ALPS를 이용해 방사성 핵종을 걸러낸 정화된 물이며, 그 양은 115만6800t이다.


뷰슬러 센터장은 “삼중수소는 수소의 방사성 동위원소여서 물 분자의 일부나 마찬가지”라며 “(오염수가 해양에 흘러 들어가면) 물에서 삼중수소를 분리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온라인 포럼 캡처
지난달 27일 ‘핵전쟁 방지 국제의사회(IPPNW)’가 온라인으로 개최한 국제 심포지엄 ‘후쿠시마와 함께 살아온 10년’에서 켄 뷰슬러 미국 우즈홀해야연구소 해양및환경방사능센터장이 공개한 자료. 현재 후쿠시마 제1 원전에서는 연간 대기 중으로는 15~20PBq, 해수로는 3~10PBq, 하천을 통해서는 0.002~0.010PBq, 지하수를 통해서는 0.002~0.011PB의 방사능이 배출되고 있다. 온라인 심포지엄 캡처
○ “삼중수소보다 다른 방사성 핵종이 더 걱정”

뷰슬러 소장은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할 경우 두 가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1000개 이상의 오염수 탱크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100만t 이상의 오염수를 방출할 때 해양에 어떤 영향이 가해질지에 대해서 조사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8월 7일자에도 이런 내용을 발표했다. 


현재 일본 후쿠시마 주민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논란이 되는 삼중수소에 대해서는 다른 방사성 핵종이 더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삼중수소가 물고기나 인체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다”면서도 “다행히 삼중수소는 살아있는 세포에 거의 손상을 입히지 않는 저에너지 베타(β)입자를 내는 베타핵종이어서 다른 방사성 핵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말했다. 


뷰슬러 소장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탱크에 포함된 삼중수소는 약 1PBq(페타베크렐·1PBq은 1000조Bq)이다. 1960년대 핵실험에 의해 대기 중에 남아 있는 삼중수소가 8000PBq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여기에는 한참 못 미친다.    

 

그가 주목한 방사성 핵종은 삼중수소 외에 탄소14, 테크네슘99, 안티모니125, 코발트60, 루비듐106, 세슘137, 세슘134, 스트론튬90, 아이오인129 등 총 9종이다. 그는 “도쿄전력은 삼중수소 외에 오염수 탱크에 들어 있는 방사성 핵종을 2018년 중반에야 공개했다”며 “루테늄106, 코발트60, 스트론튬90 등의 방사성 핵종은 삼중수소보다 농도는 낮지만 인체에는 훨씬 위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도쿄전력이 2019년 12월 31일 공개한 오염수 탱크의 방사성 핵종별 농도를 근거로 스트론튬90의 경우 탱크에서 관측되는 농도 분포가 넓다는 점에 주목했다. 뷰슬러 소장은 “스트론튬90의 평균 농도는 1Bq/m³이지만 실제 탱크에서 관측된 농도는 0.1Bq/m³부터 70만Bq/m³까지 광범위하게 분포한다”며 “스트론튬90은 물고기의 뼈에 잘 축적되고 반감기가 29.1년이어서 체내에 들어올 경우 배출될 때까지 상당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사이언스’에도 이를 생물농축농도(biological concentration factor)로 지칭하며, 삼중수소와 비교해 탄소14의 생물농축농도는 5만 배, 코발트60은 30만 배 더 높다고 지적했다. 또 삼중수소의 해수 확산 모델을 다른 방사성 핵종에 그대로 적용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뷰슬러 소장은 “삼중수소의 반감기는 12.35년으로 삼중수소의 97%가 붕괴하려면 60년 이상 걸릴 것”이라며 “후쿠시마 원전 부지에 공간이 부족해 오염수 탱크를 추가로 건설할 수 없어 해양 방류를 결정하는 것이라면 원전 바로 옆 외곽 부지에 탱크를 짓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심포지엄 캡처
켄 뷰슬러 미국 우즈홀해야연구소 해양및환경방사능센터장(오른쪽)은 지난달 27일 ‘핵전쟁 방지 국제의사회(IPPNW)’가 온라인으로 개최한 국제 심포지엄 ‘후쿠시마와 함께 살아온 10년’에서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위성 데이터를 이용한 해류의 흐름을 토대로 후쿠시마 원전에서 오염수가 배출되면 태평양을 가로질러 미국과 캐나다 서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온라인 심포지엄 캡처
○ “한국은 쿠로시오 해류가 일차 방어막 돼줄 것”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해양에 방출될 경우 한반도 해역에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될까. 뷰슬러 소장은 “오염수가 한반도 해역으로 직접 향하지 못하도록 쿠로시오 해류가 일차적으로 막아줄 것”이라며 “오히려 방사성 핵종이 포함된 오염수는 중앙 태평양을 가로질러 미국 서부 해안으로 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일주일 뒤 미국 캘리포니아주 해안에서 방사성 핵종이 검출됐다. 그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인공위성 자료로 해수의 움직임을 분석한 결과 후쿠시마 앞바다에 오염수가 방출되면 곧장 태평양을 지나 미국과 캐나다 해안에 닿는다”며 “이 때문에 2011년에도 후쿠시마 원전에서 배출된 방사성 물질이 미국 서부 해안에서 검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달 27일 ‘핵전쟁 방지 국제의사회(IPPNW)’가 개최한 온라인 국제 심포지엄 ‘후쿠시마와 함께 살아온 10년’에 발표자로 나서 “도쿄전력은 삼중수소 외에 오염수 탱크에 포함된 다른 방사성 핵종의 농도를 더 자세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오염수가 어류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관련 태그 뉴스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4 + 8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