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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대지진 10년]방사능 피해 고향 떠난 10년, 스트레스가 육신을 갉아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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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대지진 10년]방사능 피해 고향 떠난 10년, 스트레스가 육신을 갉아먹다

2021.03.05 16:31
국제학술지 사이언스誌 후쿠시마 10년 조명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 직원들이 이달 12일 후쿠시마 제1 원전 3호기 건물 내부에서 흰 방호복과 방독면을 착용한채 폭발 사고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 유튜브 캡처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 직원들이 후쿠시마 제1 원전 3호기 건물 내부에서 흰 방호복과 방독면을 착용한채 폭발 사고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 유튜브 캡처

2011년 3월 발생해 올해로 10년이 된 동일본 대지진으로 촉발된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이 지역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대피 주민들이 겪은 사회적 스트레스가 주민들의 건강을 지속적으로 위협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사능 피폭이라는 위협에 대한 대처도 중요하지만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같은 재난 상황에서 피난민들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줄이는 사회적 시스템 연구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4일(현지시간) 10년을 맞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관련해 지난 10년 동안 일본 피난민들의 건강을 장기적으로 추적 연구한 일본인 츠보쿠라 마사하루씨의 그간 연구결과를 이례적으로 조명했다. 

 

의과대학에서 혈액학을 전공한 츠보쿠라는 후쿠시마 원전 붕괴와 폭발 사고 이후 대피한 주민들의 건강을 돌보는 자원봉사를 10년간 지속하면서 분석한 결과를 140편의 논문으로 발표했다. 방사선 피폭과 대피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것으로 노인의 사망자수, 만성질환 증가 사례, 사회적·의학적 복지 혜택 감소 등이 주요 연구주제다. 

 

츠보쿠라는 사이언스와의 인터뷰에서 “방사선 피폭이라는 직접적인 원인으로 사망한 사람은 많지 않지만 수만명의 사람들은 사회적 스트레스로 인한 건강상 문제를 유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츠보쿠라가 2011년 4월 자원봉사 목적으로 후쿠시마에 도착했을 당시 일본 당국은 여전히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희상자를 집계했다. 당시 지진과 쓰나미는 일본 동쪽 해안선을 황폐화시켰다. 1만5899명이 사망하고 2527명이 실종됐으며 50만여명이 집을 잃었다. 후쿠시마 원전 붕괴와 폭발로 약 538.1페타베크렐의 방사능이 대기로 방출되기도 했다. 이 수치는 1986년 일어난 체르노빌 원전 사고에서 방출된 방사능의 약 10분의 1이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반경 20km 이내 모든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20km 반경 너머 주민들도 자발적으로 삶의 터전을 떠났으며 대다수는 원전 사고 발생 후 1~2주 이내에 대피했다. 츠보쿠라는 방사능에 대한 주민들의 궁금증을 해결해주기 위한 강연과 자원봉사에 집중했고 신속한 대피로 방사능 피폭은 그리 우려할 만한 것은 아니라는 주장을 펴다가 주민들로부터 정부 측 요원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피 주민들의 건강 영향을 연구하던 츠보쿠라는 2018년 국립공중보건연구소 저널에 게재한 보고서를 통해 장기 요양 시설에 거주하는 대피 노인들이 재난으로 인해 건강상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피소 5개에 거주하는 715명의 주민들 중 사망 위험이 재난 이전보다 2.7배 높았다. 

 

츠보쿠라와 함께 연구를 진행한 유방암 외과의사 아키히코 오자키는 재난 이후 대피 주민들이 유방암 증상을 인식하는 시점과 진료를 받은 시점 간격이 벌어져 암이 더 진행돼 치료가 어려워졌다는 연구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연구에 따르면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 발병률도 5% 증가했으며 뇌졸중과 같은 합병증도 상대적으로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오자키와 츠보쿠라는 “재난 상황에서 대피로 인한 사회적 스트레스가 쌓이며 주민들이 자신의 건강에 관심을 기울이지 못해 이같은 결과를 낳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츠보쿠라는 또 “이같은 결과는 재난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장기적으로 건강에 위협이 된다는 사실을 시사한다”며 “원전 사고 후 대피는 불가피하지만 임시 주택과 기타 복지 시설이 잘 구비될 경우 건강을 잘 지킬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반론도 제기하고 있다. 낮은 수준의 방사선 피폭이라고 하더라도 수년이 지난 후 암 발병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츠보쿠라는 2020년 6월 후쿠시마 의과대학 교수에 임용돼 연구비를 지원받아 대피 지역 내 의료시스템과 환자를 처리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함께 10년째 여전히 피난 생활을 하고 있는 주민 3만7000명의 질병을 예방하는 방법도 연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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