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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폐수 속 독 삼키고 약 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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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폐수 속 독 삼키고 약 뱉는다

2021.02.02 16:35
극지연구소 제공
얼음이 얼 때 생기는 결정 사이로 물질이 모이는 현상을 이용해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극지연구소 제공

남극이나 북극에서 얼음에서 얼 때 생기는 결정 사이로 물질이 모이는 반응을 이용해 오염물질은 제거하고 유용한 물질은 회수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김기태 극지연구소 선임연구원과 한림대,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UST),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등 국제 공동 연구팀은 크롬과 아이오딘 물질이 섞인 액체를 얼리자 크롬의 독성이 감소하고 아이오딘은 산업에 쓸 수 있는 형태로 바뀌는 것을 확인했다고 이달 2일 밝혔다.


화학반응은 온도가 떨어질수록 일반적으로 서서히 일어난다. 그러나 얼음이 얼어붙을 때 물에 녹아 있던 성분들이 얼음 결정 사이로 모이며 반응속도가 오히려 빨라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특정 성분의 농도가 수십만 배 이상 늘어나는 현상으로 ‘동결농축효과’라 부른다.

 

연구팀은 이를 크롬과 아이오딘을 혼합한 액체에 적용했다. 혼합액을 얼리자 6가 크롬과 아이오딘화물 분자가 농축되며 산화환원 반응을 일으켰다. 발암물질인 6가 크롬은 독성이 적은 3가 크롬으로 변환됐고, 반대로 아이오딘화물은 산업에서 활용 가능한 요오드 분자로 전환됐다.

 

극지연구소 제공
얼음 결정 사이로 독성이 강한 6가 크롬(빨간색)이 모이는 모습이다. 6가 크롬이 모인 후 산화환원 반응이 일어나며 독성이 적은 3가 크롬(초록색)으로 변한다. 극지연구소 제공

이번 연구에 쓰인 혼합물은 산업 폐수와 비슷한 수준이어서 실제 현장에 적용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크롬과 아이오딘 혼합액은 액정디스플레이(LCD) 공장에서 배출하는 폐수와 성분이 비슷하다. 아이오딘도 제약업 등 산업 공정에 쓰이는 주요 촉매 중 하나다.

 

김 선임연구원은 “산업폐수 처리와 유용한 자원 확보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얼음의 특별한 반응이 확인된 것”이라며 “얼음의 정화 기능이 다른 물질에서도 작동하는지 연구대상을 확대해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지난해 12월 국제학술지 ‘미국화학회(ACS) 환경과학 및 기술’에 표지논문으로 발표됐다.

 

극지연구소 제공
극지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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