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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체치료제 '기적의 약' 아냐"..."변이 등장했는데 집단면역 목표 조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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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체치료제 '기적의 약' 아냐"..."변이 등장했는데 집단면역 목표 조정해야"

2021.02.02 13:27
한국과학기자협회가 ‘코로나 백신 치료제 개발과 바이러스 변이 현황’ 과학이슈토론회

 

국내로 수입된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 연합뉴스 제공
국내에서 유일하게 승인이 떨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인 렘데시비르. 연합뉴스 제공

중화항체에 기반한 치료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을 낫게 할 ‘기적의 약’이 될 수 없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치료 효과가 확연히 달라 중증 환자에게는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라 현재의 집단면역 형성 목표를 이루기 어려졌는데도 정부가 전문가들의 최신 권고를 듣지 않고 실현 불가능한 목표를 고집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방지환 국립중앙의료원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신종코로나감염증 중앙임상TF팀장)은 2일 한국과학기자협회가 ‘코로나 백신 치료제 개발과 바이러스 변이 현황’을 주제로 개최한 과학이슈토론회에서 “항체치료제는 바이러스가 몸속에서 증식하기 시작하는 초기에 효과가 있다”며 “중증 환자의 대부분은 바이러스 때문이 아니라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한 면역반응에 의해 몸이 망가진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하면 7~10일간 체내에서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잠복기를 거친다. 이때는 증상이 발현되지 않아 코로나19에 감염됐는지 알아차리기 어렵다. 방 센터장은 “중화항체는 바이러스에 직접 들러붙어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는 원리여서 가능한 감염 초기에 투입해야 바이러스 수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증상이 발현되는 중기로 넘어가면 인체는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중증 환자에게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대부분 이런 면역반응에 기인한다. 방 센터장은 “바이러스가 폐로 이동하면 심각한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면서 중증으로 발전한다”며 “중화항체는 결정적으로 폐에 잘 침투하지 못하고, 이에 따라 중화항체를 이용한 항체치료제는 중증 환자에게는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한국과학기자협회 제공
방지환 국립중앙의료원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두번째 줄 가운데)은 2일 한국과학기자협회가 ‘코로나 백신 치료제 개발과 바이러스 변이 현황’을 주제로 개최한 과학이슈토론회에서 중화항체 기반 항체치료제에 대해 설명했다. 한국과학기자협회 제공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정식 허가를 받은 코로나19 치료제는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가 유일하다. 렘데시비르는 바이러스의 복제를 억제하는 항바이러스제로 넓은 범위에서 항체치료제에 속한다. 


렘데시비르에는 효과가 없던 중증 환자가 녹십자의 혈장 치료제를 투여받고 완치됐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방 센터장은 “렘데시비르 같은 항체치료제는 면역반응에 의해 몸이 망가진 중증 환자에게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며 “당연히 효과가 없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방 센터장은 중화항체의 ‘역기능’도 강조했다. 그는 “중화항체는 바이러스의 증식만 막는 게 아니라 거꾸로 바이러스의 침입을 돕기도 하는데, 이를 항체에 의한 감염 증가 효과라고 부른다”며 “중화항체 기반 항체치료제의 이런 위험성은 미국식품의약국(FDA)도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첫 국산 치료제로 허가를 앞둔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주도 항체치료제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세포 결합 부위에 대신 들러붙어 바이러스의 세포 침투를 막는 원리다. 셀트리온은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액에 존재하는 중화항체의 유전자를 선별하고 채취한 뒤 이를 대량 생산하는 방식으로 렉키로나주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방 센터장은 “항체치료제는 가격이 비싸고 백신보다 부작용이 훨씬 많을 수 있는 약물인 만큼 주의해서 써야 한다”며 “코로나19를 치료할 ‘기적의 약’은 없다”고 말했다. 

 

최근 변이 바이러스가 전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집단면역 형성에 필요한 환경이 바뀌고 있는데도 정부가 전문가들의 최신 권고를 듣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부가 지난달 28일 공개한 코로나19 백신 접종계획에 따르면  2월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해 9월까지 전 국민 70% 1차 접종을 마치고 11월 까지 집단면역을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등에서 확산하기 시작한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의 감염속도와 치명률이 높은데다 일부 개발된 백신들의 추가 효능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선 목표한 시점에 집단면역  형성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방 센터장은 정부가 집단면역을 형성하기 위해 백신 접종률을 70% 이상으로 정한 데 대해 접종률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변이 바이러스 출현으로 백신의 효과가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변이 바이러스 등장 등 코로나19 유행 상황이 계속 바뀌는 만큼 정부도 가장 최신 상황에 맞춰 목표를 유연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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