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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로 읽는 과학] 퉤! 독침 뿜는 코브라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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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로 읽는 과학] 퉤! 독침 뿜는 코브라의 비밀

2021.01.24 06:00
사이언스 제공
사이언스 제공

코브라는 먹이를 포착하면 독이빨로 잽싸게 상대를 무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코브라 중에서도 위협적인 상대를 만나면 눈과 얼굴을 향해 독을 물총처럼 쏘는 스피팅(spitting) 코브라가 있다. 스피팅 코브라가 내뿜는 독은 최대 2.5m까지 뻗어 나가 상대를 정확히 명중한다. 


그간 독을 가진 뱀은 먹이를 잡기 위해 독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4000종에 이르는 뱀 대부분은 독으로 사냥감을 죽이거나 마비시킨 뒤 잡아먹는다. 하지만 스피팅 코브라는 먹이를 잡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독을 진화시켜 온 것으로 확인됐다. 

 

니콜라스 캐스웰 영국 리버풀열대의학연구소 뱀연구혁신센터 교수가 이끄는 국제 공동 연구팀은 코브라과(Elapidae)에 속하는 스피팅 코브라 세 종의 유전체 염기서열과 성분, 기능 등을 분석해 비교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22일자에 발표했다. 

 

코브라의 독에는 혈액으로 운반돼 세포조직을 파괴하는 세포독소가 공통적으로 들어있다. 연구팀은 스피팅 코브라의 독에는 ‘포스폴리페이스A₂ (PLA₂)’라는 성분이 추가로 들어있고, 이 성분이 세포독소의 활동을 더욱 강력하게 만들어 극심한 통증을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연구팀이 조사한 스피팅 코브라 세 종은 각각 다른 시기와 장소에서 서로 다른 종으로 진화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PLA₂라는 독소를 가지고 있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지역적으로 분리돼 다른 진화 과정을 거친 종들이 동일한 방어 기작을 가지고 있는 것은 수렴진화의 강력한 증거”라고 설명했다. 

 

수렴진화는 기원 자체가 다른 생물들이 진화 과정에서 비슷한 형태를 가지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 수렴진화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고래와 어류를 들 수 있는데, 고래는 포유류인데도 바다에 생활하면서 물에서 살기 좋게 진화했고 결국 어류처럼 지느러미를 갖도록 진화했다. 

 

연구팀은 또 초기 인류가 등장한 시기에 코브라 세 종이 PLA₂라는 독소를 가지게 됐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연구진은 초기 인류의 등장이 코브라가 독을 공격용이 아니라 방어용으로 사용하게끔 선택압력을 가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두 발로 걷고 손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인류가 등장하면서 공격보다는 방어에 적합한 독을 내뿜게 됐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스피팅 코브라 세 종은 분자적, 형태적, 행동적, 그리고 기능적 수준에서 선택압이 종의 진화에 얼마나 유사하게 작동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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