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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월성 원전 삼중수소 논란 핵심 쟁점 뜯어보니(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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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월성 원전 삼중수소 논란 핵심 쟁점 뜯어보니(종합)

2021.01.18 17:28
한국원자력학회 ‘월성 원전 삼중수소, 정말 위험한가’ 기자간담회
월성 원전. 연합뉴스 제공
월성 원전. 연합뉴스 제공

경북 월성 원자력발전소 부지 내 삼중수소 검출을 둘러싼 논란이 과학적인 근거가 없어 공포심만 부추긴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원자력학회가 18일 ‘월성 원전 삼중수소, 정말 위험한가’를 주제로 개최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표자로 나선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월성 원전에서 검출되는 삼중수소는 극미량이며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사실상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월성 원전 삼중수소 검출을 둘러싼 핵심 쟁점을 정리했다. 

 

 

○원전에서 삼중수소 검출돼도 되나?

가장 큰 논란 중 하나는 월성 원전 운영 주체인 한국원자력발전소가 월성 원전에서 삼중수소가 유출돼 지하수를 오염시킨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수원이 2020년 6월 23일 날짜로 작성한 보고서인 ‘월성원전 부지 내 삼중수소 관리 현황 및 조치 계획’에 따르면 월성 원전 3호기 터빈 건물 하부 지하수 배수로 맨홀의 고인물에서 리터당 71만3000Bq(베크렐)의 삼중수소가 검출됐다. 이에 대해 사용후핵연료 저장조의 물이 새고 이에 따라 지하수에서 삼중수소가 검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용훈 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는 “사용후핵연료 저장조의 구조는 총 3층으로 1층이 집수정, 2층이 차수막, 3층이 저장조로 이뤄져 있다”며 “리터당 71만3000베크렐의 삼중수소가 검출된 곳은 맨 아래층인 집수정”이라고 말했다. 


사용후핵연료의 저장조는 3층 저장조부터 2층, 1층을 차례로 거쳐 마지막 1층의 집수정에서 물을 모아 방사성 물질의 농도와 양을 측정한 뒤 배수관로를 통해 보내면서 최종적으로 희석 과정을 거친 뒤 배출된다. 따라서 집수정의 삼중수소 농도는 최종 배출되는 삼중수소의 농도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정 교수는 “사용후핵연료 저장조의 물 중 일부가 누설돼 집수정에 모여 배출되는 것은 원전의 정상적인 관리 과정”이라며 “집수정에서 수집된 물에서 누수 시 나타나는 감마 핵종도 검출되지 않아 저장조의 누설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특히 정 교수는 리터당 71만3000베크렐의 삼중수소가 검출된 곳은 현재 논란이 큰 월성 1호기가 아니라 3호기라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3호기 터빈 건물 하부 배수로의 집수정에서 삼중수소 농도가 리터당 최대 71만3000베크렐이 검출돼 희석 후 방류했다”며 “희석 방류 시 최종 배출 농도는 리터당 약 13베크렐 수준”이라고 말했다. 현재 삼중수소의 배출 농도 기준은 리터당 4만 베크렐이다. 

정용훈 KAIST 교수
한국원자력학회가 18일 온라인으로 개최한 기자간담회 ‘월성 원전 삼중수소, 정말 위험한가’에서 정용훈 KAIST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온라인 기자간담회 캡처
○ 삼중수소 검출량, 기준치 만족하나?

삼중수소 검출량의 기준치 적합 여부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다. 월성 원전은 고리·울진·영광 등 나머지 세 곳과 달리 국내에서 유일한 중수로 원전이다. 원자력발전 시 원자로에서 핵분열에 따라 발생하는 열을 제거하기 위해 물을 쓰는데 이때 일반적인 수소 2개와 산소 1개가 결합한 물을 사용하면 경수로, 일반적인 수소보다 중성자가 1개 더 있어 더 무거운 수소 2개와 산소가 결합한 물을 사용하면 중수로로 구분한다. 


삼중수소는 자연적으로도 존재한다. 연간 150~200g이 생성되며 지구상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삼중수소의 총량은 3.5kg 정도다. 월성 원전과 같은 중수로에서는 연간 1.4g 수준의 삼중수소가 인공적으로 발생한다. 경수로에서는 연간 0.03g 정도의 삼중수소가 발생한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매년 월성 원전을 포함해 국내 원전 네 곳 인근에서 물 시료(지하수, 해수, 빗물)를 채취해 조사해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5~2019년 5년간 고리 원전 인근 지하수의 삼중수소 농도는 리터당 0.45~0.71베크렐로 기준치인 리터당 4만 베크렐을 훨씬 밑돈다. 


같은 기간 원전 인근 해수의 삼중수소 농도는 리터당 4.22~66.9베크렐이다. 빗물의 삼중수소 농도는 리터당 154~200베크렐로 다른 원전보다 높게 나타났지만 여전히 기준치인 리터당 4만 베크렐 아래다. 미국 음용수 기준인 리터당 740베크렐보다도 낮다. 


경주시 월성원전·방폐장 민간환경감시기구가 2019년 조사한 월성 원전 인근의 해수와 빗물의 삼중수소 농도도 모두 기준치에는 미달이다. 해수의 경우 1배수구에서는 리터당 1.06~5.32배크렐이, 2배수구에서는 1.14~6.47배크렐이 측정됐다. 빗물에서는 최대값이 리터당 96.3베크렐이었다.  


김희령 울산과학기술원(UNIST)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같은 정부 기관이나 환경단체가 조사한 삼중수소 농도값만 보면 모두 기준치보다 상당히 낮다”고 말했다. 

 

 

○ 원전 인근 주민에 영향 없나?

월성 원전의 삼중수소 검출이 논란이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인근 주민의 건강에 미칠 영향 때문이다. 강건욱 서울대 의대 핵의학교실 교수는 “바나나에도 방사성 물질이 들어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바나나뿐만 아니라 쌀, 버섯, 고기, 육류에도 다양한 방사성 물질이 들어있다”며 “자연계에도 존재하는 삼중수소는 (월성 원전에서처럼) 인공적으로 만들어졌다고 하더라도 그 영향은 자연방사선과 동일하다”고 말했다. 


현재 국가별 삼중수소 음용 기준은 모두 다르다. 호주는 리터당 7만4103베크렐, 핀란드는 3만베크렐, 미국은 740베크렐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리터당 1만 베크렐 이하면 먹어도 건강에 해가 없다고 본다. 한국은 아직 삼중수소에 대한 음용 기준은 없다. 


강 교수는 “방사성 물질이 인체에 영향을 미칠 때 자연방사선인지 인공방사선인지는 중요하지 않고 방사성 물질이 만들어내는 에너지가 중요하다”며 “삼중수소는 에너지가 낮은 편에 속한다”고 말했다. 


가령 음식물 속에 포함된 자연방사선인 칼륨40에 의한 연간 인체 피폭량은 0.4mSv(밀리시버트)다. 경주시 월성원전·방폐장 민간환경감시기구가 2015년 11월 주민 소변을 수거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나아리 주민 40명에서 리터당 평균 17.3베크렐의 삼중수소가 검출됐다. 최대값은 리터당 157베크렐이었다. 


강 교수는 “연간 리터당 157베크렐의 삼중수소에 지속적으로 노출된다고 해도 연간 피폭량은 0.002밀리시버트”라며 “칼륨40에 의한 피폭량의 100분의 1도 안 된다”고 말했다. 또 강 교수는 “고기 한 점 수준도 안 되는 삼중수소 양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라며 “인체에 영향이 없고, 공포심만 키우고 있는 형국”이라고 덧붙였다. 

 

강건욱 교수
한국원자력학회가 18일 온라인으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강건욱 서울대 의대 핵의학교실 교수는 다양한 음식에 포함된 삼중수소 농도를 보여주며 월성 원전에서 검출된 삼중수소에 의한 인체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온라인 기자간담회 캡처

특히 그는 방사선량과 암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영국 옥스퍼드대 물리학과 명예교수로 세계적인 핵물리학 분야 석학인 웨이드 앨리슨 교수의 저서 ‘방사선과 이성(Radiation and reason)’을 근거로 들며 “인체 피폭량이 연간 1밀리시버트 이하면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월성 원전 인근 주민들이 다른 지역보다 연간 피폭량이 크다는 지적에 대해 정 교수는 “부산, 강원 등에서도 지역에 따라 자연방사선에 의한 피폭량에 차이가 있다”며 “원전 근처에서 조사된 수치는 이런 지역적 차이보다도 더 작다”고 일축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방류 시 함께 방출될 삼중수소에 대해서도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 교수는 “후쿠시마 원전에 있는 삼중수소의 총량은 3g이 채 안 된다”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류한 뒤 해류를 따라 한반도에 도달한다고 해도 과학적으로는 영향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월성 원전의 삼중수소 검출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자 민간조사단을 구성해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민간 단체의 의견을 받을 수는 있지만, 국민의 건강에 관련된 만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끝까지 책임 있는 답변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안위 관계자는 “민간조사단은 조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위해 꾸린 것”이라며 “각계의 추천을 받아 조사단을 꾸리고 있으며, 조사단이 꾸려지는 대로 조사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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