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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년, 과학자들이 그 누구보다 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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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년, 과학자들이 그 누구보다 빨랐다

2021.01.15 06:00
영국 옥스퍼드대 제너연구소 실험실에서 연구원이 아스트라제네카와 공동으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옥스퍼드대 제공
영국 옥스퍼드대 제너연구소 실험실에서 연구원이 아스트라제네카와 공동으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옥스퍼드대 제공

지난해 1월 5일 장융전 중국 푸단대 교수는 중국 허베이성 우한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하는 정체불명의 바이러스성 폐렴이 이전의 코로나 바이러스와는 전혀 다른 변종 바이러스라는 사실을 처음 확인했다.  그로부터 엿새 뒤 에드워드 홈스 호주 시드니대 교수는 장융전 교수를 설득해 이 바이러스의 유전체(게놈)를 전세계 과학자들이 누구나 볼 수 있도록 인터넷에 공개했다. 중국 정부가 2019년 12월 31일 세계보건기구(WHO)에 이 감염병을 처음 보고한 지 불과 11일만이다. 이는 과학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에 반격하는 속도전의 시발점이 됐다. 미국의 제약사 모더나와 화이자의 연구원들은 곧바로 이 바이러스 게놈을 바로 내려받아 지금까지 한 번도 시도된 적 없는 전령RNA(mRNA) 방식의 백신 시제품을 설계하기 시작했다. 한국도 1월 13일 질병관리본부(현 질병관리청)가 게놈을 분석해 바이러스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SARS)과 유사한 것을 확인하고 검사법 개발에 착수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는 발병 보고 1년이 조금 지난 이달 14일까지 9200만 명이 넘는 감염자와 200만 명에 가까운 사망자를 냈다. 코로나19를 알아내고 막기 위해 과학자들은 이달 14일 미국립의학도서관 집계 기준 9만 2000여 건의 논문을 발표하며 맞섰다. 영국 BBC는 “게놈 공개 직후 과학자들은 12개월간 맹렬한 노력을 이어 왔다”며 지난 1년간 코로나19에 대해 과학이 밝혀 온 것들을 이달 11일 소개했다.

 

국제사회의 반응은 늦었고 과학자들의 속도는 어느 때보다도 빨랐다. WHO는 지난해 1월 30일에야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3월 11일에야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을 선고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1월 20일 바이러스가 사람 간 감염된다는 사실을 이미 알아냈다. 텍사스대 연구팀은 2월 15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간 세포 수용체인 ACE2에 사스보다 10배 더 잘 달라붙는 구조임을 확인해 사스보다 감염력이 높은 이유를 찾았다.

 

과학자들은 코로나19의 공기 전파, 무증상 전파, 잠복기 등을 하나하나 밝혀냈다. 미국 국립알레르기및감염병연구소(NIAID) 연구팀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에어로졸에서 3시간 동안 전염성을 유지한다는 연구결과를 3월 17일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의학저널’에 발표했다. 그러나 WHO는 7월까지도 공기 전파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무증상 감염은 코로나19 확산 초기 대표적 집단감염 사례였던 일본에 정박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분석에서 확인됐다. 8월에는 홍콩대 연구팀이 처음으로 재감염 환자의 사례를 공개하며 면역력의 지속 여부가 중요한 문제가 됐다.

 

코로나19도 점차 실체를 드러냈다. 2월 11일에는 우한 병원의 코로나19 환자들을 분석한 첫 증상 보고서가 국제학술지 ‘랜싯’에 발표됐다. 호흡기 증상이 주로 확인된 이 병에 걸린 환자의 흉부 엑스레이는 환자의 폐는 부옇게 변했음을 보여줬다. 2월 17일과 24일 미국의학회지(JAMA)에는 남성과 고령층, 기저질환자가 코로나19로 사망할 확률이 높다는 중국의 임상 결과가 보고했다. 과학자들은 신체 내 모든 장기가 코로나19에 받는 영향을 조사해 4월에는 이미 코로나19가 폐뿐 아니라 심장, 혈관, 신장, 뇌까지 공격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중국 국립호흡기의학센터 연구팀이 감염 6개월이 지난 환자 중 4분의 3이 여전히 후유증을 호소한다는 것을 이달 10일 밝히면서 오랜 기간 영향을 주는 병이라는 것도 확인됐다.

 

치료제를 찾는 과정은 부침이 컸다. 과학자들은 코로나19에 다른 약물이 듣는지를 검증하는 약물재창출 기법을 적용해 후보군을 찾아왔다.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중이던 렘데시비르는 임상에서 가능성을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4월 27일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의학저널’에 발표됐다. 그러나 이후 임상에서는 효능을 입증하지 못하며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초기 주목받던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임상 결과가 조작된 것이 6월 확인되며 과학자들에게 경각심을 줬다. 같은 달 영국의 대규모 임상 ‘리커버리’에서 스테로이드 덱사메타손이 환자 사망률을 30% 줄였다는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백신의 반격도 착착 준비됐다. 미국의 모더나와 중국 캔시노는 백신 임상시험을 시작한다고 3월 16일 밝혔다. 바이러스의 게놈이 공개된 뒤 두 달 만에 백신 임상을 시작한 것이다. 2002년 사스가 발생했을 때는 백신이 개발돼 임상을 시작하기까지 20개월이 걸렸다. 중국 시노백은 4월 19일 백신이 영장류를 보호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히며 백신 효능이 있음을 처음 확인했다. 결국 화이자의 백신이 지난달 8일 처음 영국에서 접종을 시작하면서 인류는 스스로를 보호할 무기를 갖게 됐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이달 14일까지 65개 백신이 임상을 진행중이고, 최소 85개 백신이 동물실험에서 효능을 검증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과학자들의 반격이 이어졌다. 국내 첫 코로나19 연구결과는 오명돈 서울대 감염내과 교수팀이 국내 1번 환자의 증상과 치료를 분석해 2월 4일 국제학술지 ‘대한의학회지’에 발표한 논문이다. 김진용 인천의료원 내과 교수는 세계 처음으로 감염 위험이 적은 드라이브스루 진료소를 설치한 사례를 3월 16일 대한의학회지에 보고했다. 김빛내리 기초과학연구원(IBS) RNA연구단장과 장혜식 연구위원, 김동완 연구원은 질본과 공동으로 바이러스의 유전자 전체를 가장 정밀하게 분석한 지도를 4월 9일 ‘셀’에 발표했다. 이 연구는 진단 기술 개선과 치료제 개발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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