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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코로나19 리포트 시즌2] 바이러스 변이체 위협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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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코로나19 리포트 시즌2] 바이러스 변이체 위협적인가?

2021.01.12 18:54
 

돌연변이는 모든 생명체에서 일어나는 자연현상


팬데믹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대부분 RNA 바이러스이다.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인플루엔자, 에이즈 바이러스 등이 이에 속한다. DNA 중합 효소와는 달리 RNA 중합 효소(RNA 중합효소는 DNA 혹은 RNA 주형으로 RNA를 합성하며, DNA 중합효소는 DNA를 주형으로 새 DNA를 복제한다)는 유전체를 복사할 때 교정, 판독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1000~100,000개 염기 당 1개의 비율로 에러를 일으킨다. DNA 중합 효소보다 약 1,000배 이상 에러 확률이 높다.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유전체는 약 30,000개 염기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대략 3개의 바이러스가 생산될 때마다 1개의 돌연변이가 생긴다. 돌연변이는 모든 생명체에서 일어나는 자연현상이며 진화의 원동력이다. 바이러스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돌연변이는 바이러스 생활사의 지극히 자연스러운 삶의 한 부분일 뿐이다. 돌연변이는 무작위로 일어나며, 돌연변이체 중에서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하는 개체가 선택적으로 살아남는다. 가령 돌연변이로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로 더 효율적으로 침입할 수 있거나 숙주의 면역작용을 회피할 수 있다면, 이는 바이러스 생존에 유리할 것이다. 그러나 돌연변이로 바이러스 독성이 약화되는 사례도 많다. 바이러스 생존에 불리한 변이 역시 종종 발생한다.

 

17개 염기서열 변이가 아미노산 변화에 영향


B117은 이미 2020년 9월에 런던, 켄트 지역에서 처음 보고되었으며 11월 중순에 런던과 영국 남동부 지역 환자의 약 30%에서 발견되고 있다.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에서는 자연적으로 월 평균 2개의 염기가 치환되는 돌연변이가 축적되어 왔다. 변이 부위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유전체에 무작위로 분포하고 있다. B117 변이체는 우한 바이러스와 비교해서 30,000개 염기 중에서 29개가 다르다. 이 중 23개 염기가 2~3개월 만에 바뀌었다는 점이 이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117은 변종이 아닌 ‘변이체’로 불러야 한다. 변종으로 분류되려면 이전의 버전과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독특한 속성과 면역적 차별성을 지녀야 한다. 23개 돌연변이 중에서 6개는 아미노산 서열에 영향을 주지 않는 침묵 돌연변이다. COVID-19 Genomics Consortium 보고서(COG-UK 2020; Rambaut et al., 2020)에 의하면 나머지 17개는 특정 코돈이 판독될 때 아미노산이 결실되거나 다른 아미노산으로 바뀌게 하여 단백질의 구조를 변화시키는 돌연변이다. 코돈은 유전암호의 단위로 mRNA의 염기 A,G,C,U 중 3개 묶음으로 이뤄진다. 이 묶음 단위가 단백질을 합성하는 단위분자인 아미노산을 생산하는 정보를 제공하므로 유전암호라 불린다.


이 변이체는 주요 유전자인 오픈리딩프레임(ORF)1a 및 ORF1b 영역에서 3개의 아미노산이 변경되었다. 아울러 스파이크(S) 단백질에서 2개의 아미노산 결실 및 6개의 변경이 일어났고, ORF8에서 3개, 뉴클레오타이드(N) 단백질에서 아미노산 2개가 각각 변경되었다(그림 1, 표 1). 기존에 미국에서 보고되었던 D614G 돌연변이는 B117에서도 나타나므로 B117 변이체는 G형에서 파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에서 발생한 B117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변이체와 스파이크 돌연변이. 8개의 스파이크 돌연변이 중에서 기능적으로 중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3개의 돌연변이(초록색)만 3차 구조 모식도에 표시하였다. 기존의 D614G 돌연변이(D614G) 위치도 참고로 표시하였다. IBS 제공
영국에서 발생한 B117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변이체와 스파이크 돌연변이. 8개의 스파이크 돌연변이 중에서 기능적으로 중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3개의 돌연변이(초록색)만 3차 구조 모식도에 표시하였다. 기존의 D614G 돌연변이(D614G) 위치도 참고로 표시하였다. IBS 제공

 

 B117 계열에 존재하는 아미노산 치환 및 결실 돌연변이. 출처  Rambaut et al., CoG-UK 2020
B117 계열에 존재하는 아미노산 치환 및 결실 돌연변이. 출처 Rambaut et al., CoG-UK 2020

 

 

스파이크 단백질 변이에 주목하는 과학자들


과학자들은 바이러스 변이체 중 스파이크 단백질에 생기는 돌연변이에 주목한다. 바이러스 표면에 돌기 형태로 발현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은 숙주 세포 수용체인 ACE2와 결합해서 침입하는 데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접종 중이거나 개발 중인 백신 대부분이 스파이크 단백질을 무력화하는 중화항체를 유도하도록 설계된 이유다. 아미노산 N501Y 돌연변이는 인간 ACE2 수용체와 결합하는 스파이크의 맨 끝 부위에 발생한다(그림 1). 결실 중 하나(69-70 결실)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구조 변화를 통해 면역반응을 회피하는 데 관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P681H 변이는 코로나바이러스에서 가장 가변성이 높은 "퓨린 절단" 부위 바로 옆에 위치한다. 이 부위는 바이러스가 인간 세포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핵심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에서 B117 변이체가 발견된 시점에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독립적으로 스파이크 유전자에서 8개의 돌연변이를 발견했다. 그중 3개 (K417N, E484K 및 N501Y)는 ACE2 수용체와의 결합에서 기능적 역할을 할 것으로 추정된다(Tegally et al., 2020). N501Y은 흥미롭게도 영국의 B117에서도 발견되는데, 이는 N501Y가 바이러스에 선택적 이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B117 변이체는 덴마크, 네덜란드,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캐나다, 한국 등 30여 개국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변이체 독성은 약화되었을 가능성 높아


모든 관심이 백신의 타깃인 스파이크 단백질에 나타난 돌연변이에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ORF8 유전자에 발생한 변이에도 주목해야 한다. ORF8이 해독되면 76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진 외피 단백질(envelope protein)이 합성된다.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외피 단백질은 바이러스 독성을 결정하는 인자이다. 외피 단백질이 손실되면 코로나바이러스는 독성이 약화된다(DeDiego et al., 2007). 이 때문에 바이러스 외피 단백질을 표적으로 한 치료제 개발이 시도되고 있다. B117 변이체의 외피 단백질에서 Q27정지, R52I, Y73C 아미노산 부위에 변이가 일어났다. 이중 특히 Q27정지 변이가 흥미롭다. 27번째 아미노산 위치에서 외피 단백질 합성이 멈췄기 때문이다. 또한 외피 단백질의 C 말단으로부터 4개의 아미노산(73-76번)은 다양한 염증 관련 숙주 단백질들과 결합하는 데 관여한다. 4개의 아미노산 서열이 바뀌면 결합하는 염증 단백질의 종류가 바뀌고 염증반응의 성격이 달라져서 독성에 영향을 준다. 그러므로 B117 변이체의 Y73C 돌연변이도 독성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B117 바이러스는 Q27정지와 Y73C 돌연변이 때문에 독성이 약화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영국 변이체 출현의 세 가지 가능성


바이러스 유전체가 복사되면서 자연적으로 매달 1~2개의 돌연변이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에 점진적으로 누적된다. 영국에서 발견된 B117에서는 갑자기 23개의 돌연변이가 군집으로 발생했다. 특히 돌연변이가 스파이크 유전자와 외피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ORF8에 집중되어 예사롭지 않다. 따라서, 이 변이체는 점진적인 돌연변이 축적을 통해 출현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바이러스 유전체 총 길이가 30,000 염기(100%)이고, 이중 스파이크 유전자와 ORF8 길이는 4100 염기(13%) 이므로 이론적으로는 23개 중에서 약 3개의 염기 돌연변이가 이 지역에 위치해야 한다. 23개 돌연변이 중에서 침묵 돌연변이 6개를 제외하고, 실제 아마노산 변화를 일으킨 돌연변이 17개 중에서 64%인 11개가 스파이크와 ORF8에 위치한다. 이 돌연변이는 아직 백신 접종이 이루어지지 않은 시기에 발생했으므로, 지속적인 예방 접종 프로그램의 선택 압력을 통해 나타났을 가능성은 없다. 이에 대해서는 3가지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 면역 체계가 약화된 만성질환자들이 바이러스 돌연변이의 생산기지 역할을 하면서 슈퍼전파자가 되었을 수 있다. 슈퍼전파자란 주로 고령의 기저질환이 있는 감염자로, 면역 체계가 망가져 고농도의 바이러스를 보유하게 되어 많은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키는 사람이다. 건강한 사람이 감염되면 일반적으로 바이러스가 한 번 복제하면서 몸 밖으로 빠져 나간다. 바이러스 자손에게 계속 전달될 수 있는 의미 있는 돌연변이가 확립되기 어렵다. 하지만 면역이 약화된 환자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수개월 동안 머무르며 복제를 거듭하면서 연속적으로 돌연변이를 일으킨다. 장기간 감염은 면역회피 돌연변이의 축적을 빠르게 초래할 수 있다. 실제로 사망 전 거의 5개월 동안 감염되고 면역이 떨어진 45세 남성 사례에서 바이러스 돌연변이가 가속화되는 것이 보고되었다(Choi et al., 2020). 바이러스 치료법을 지속해서 사용하면 선택압(생물들이 해당 서식처에 살아남도록 하는 압력)으로 작용해서 바이러스가 돌연변이가 촉진된다. 실제로 코로나19 중증 환자에 사용하는 혈장 치료법이나 렘데시비르를 장기적으로 투여한 환자에서는 돌연변이가 더 빈번하게 일어난다. 항바이러스제 및 항체 요법과 같은 신약이 오히려 바이러스 변종의 출현에 이바지하기 때문에 의료계는 이러한 치료 옵션을 신중하게 사용한다.


둘째, 사스코로나바이러스-2가 인간에서 다른 동물로 감염되었다가 인간에게 재감염되었을 가능성이다. 이 경우 단기간에 군집 돌연변이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위험성 때문에 세계 최대 밍크 모피 생산국인 덴마크에서는 수백만 마리의 밍크를 살처분했다. 실제 덴마크에서는 밍크들 간에 사스코로나바이러스-2가 전파되는 동안 다중 스파이크 단백질 돌연변이(RBD 돌연변이 Y453F 및 결실 69-70 포함)를 가진 변이체가 출현했다(Laussauniere et al., 2020). 밍크와 관련된 몇 가지 다른 스파이크 단백질 돌연변이는 네덜란드에서도 보고되었다(Oude Munnink et al., 2020).


셋째, 국가 간 유입 가능성이다. 즉 바이러스 유전체 샘플 수집과 해독률이 매우 낮은 국가에서 바이러스 변화 과정을 알아채지 못해 B117 변이체가 폭넓게 전파된 이후, 영국 런던과 남동부 지역으로 유입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영국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뛰어난 유전체 분석 및 추적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에 영국은 결국 실패로 끝난 집단면역 의존 방역 정책과 시민들의 느슨한 방역 의식 등으로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대확산을 자초한 면도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돌연변이의 계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전 세계를 휩쓸면서 180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내고 인간 숙주에 적응하면서 여러 그룹으로 변이를 겪고 있다. 바이러스의 변이 과정을 추적하고 이해하는 것은 코로나19 질병의 대처 전략 개발에 중요하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게놈 서열 데이터베이스인 GISAID (Global Initiative on Sharing All influenza Data)의 185,000개 유전체 표본 분석에 따르면 현재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에는 7가지 주요 계열이 존재한다(GISAID 2020).


유전자 염기서열 차이로 인한 아미노산의 변화를 기준으로 사스코로나바이러스-2를 S, V, L, G 형으로 구분하고, G형은 다시 GR, GH, GV로 세분화한다. 드물게 나타나는 기타 돌연변이들은 집합적으로 O형으로 분류한다. L은 우한에서 처음 등장한 원형이고, S, V는 약간 변이된 유전형으로서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주로 발견되었다.


현재는 G형이 전 세계적인 우세종으로 자리 잡았다(그림 2). G형에서 하나의 특정 돌연변이인 D614G가 가장 일반적인 변이체가 되었다(Korber et al., 2020).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스파이크 단백질의 614번째 위치의 아미노산이 D(아스파르트산)에서 G(글라이신)로 바뀌었기 때문에 이름이 붙여졌다. 앞서 언급했듯이 영국 변이체에서도 D614G 변이가 발견되어 G형에서 파생된 것으로 분류한다.

 

그림2.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돌연변이 로이터스 그래픽(GISAID) 제공)
그림2.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돌연변이. 출처 로이터스 그래픽, GISAID

 

 

지금까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변이체에 대한 이해와 출현 배경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어지는 2편에서는 이 변이체가 기존 바이러스 보다 전파속도가 빠르고 독성이 강한지, 면역반응을 회피하고 백신을 무력화할 가능성이 있는지 등에 대해 좀 더 심화된 차원에서 검토해보고자 한다.
 

※ 원문 출처 : 기초과학연구원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지난해에 이어 사스코로바이러스-2(SARS-CoV-2)의 과학적 이해와 극복 방안 모색을 위한 ‘코로나19 과학 리포트 2’를 연재합니다. 이번 연재에서는 최근 세계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바이러스 변이와 백신‧치료제 개발 관련 연구동향과 쟁점을 집중적으로 다룹니다. IBS 과학자들과 국내 전문가들이 전달하는 최전선의 지식과 정보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 종식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https://www.ibs.re.kr/cop/bbs/BBSMSTR_000000001003/selectBoardArticle.do?nttId=19570&pageIndex=1&searchCnd=&searchWrd=

 

 

 / 안광석 기초과학연구원(IBS) RNA 연구단 연구위원‧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바이러스면역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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