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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년 코로나19 극복의 해 될까…치료제 여기 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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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년 코로나19 극복의 해 될까…치료제 여기 있'소'

2021.01.04 07:00
동물 면역 DNA를 조작해 인간에게 쓸 수 있는 항체를 생산하는 소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활용되고 있다. SAb 바이오테라퓨틱스 제공
동물 면역 DNA를 조작해 인간에게 쓸 수 있는 항체를 생산하는 소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활용되고 있다. SAb 바이오테라퓨틱스 제공

2021년은 신축년(辛丑年) 소의 해다. 소는 고기부터 우유까지 모든 걸 아낌없이 주는 인간 역사상 가장 유용한 동물로 꼽힌다. 소의 태아 혈청은 지금도 줄기세포를 키우는 데 쓰이는 등 생명공학에 없어서는 안될 재료로 사용된다. 상서로운 기운을 준다고 알려진 '흰 소의 해'인 신축년에는 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을 극복할 치료제를 인간에게 선사할 것이란 기대감까지 주고 있다.

 

미국 생명공학기업 SAb 바이오테라퓨틱스는 지난해 11월 유전자 조작 젖소를 이용해 코로나19 항체치료제 ‘SAb-185’를 개발하는 조건으로  미국 생물의학고등연구개발국(BARDA)과 미국 국방부로부터 5750만 달러(약 625억 원)를 지원받았다. 미국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빠르게 개발하기 위해 예산을 총동원하는 ‘워프 스피드 작전’에 소 연구를 포함한 것이다.

 

소는 좋은 항체 공장으로 꼽힌다. 동물의 면역과 관련한 DNA를 바꾸면 인간에게 쓸 수 있는 항체를 생산할 수 있는데 소는 이것이 가능한 동물 중 몸집이 가장 크다. 항체를 담은 혈액량 자체가 많을뿐더러 인간 혈액보다 항체 농도도 2배 높다. 에디 설리번 SAb 바이오테라퓨틱스 최고경영자(CEO)는 “매달 한 마리의 젖소가 수백 명의 환자를 치료할 항체를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개발중인 항체치료제는 바이러스의 특정 부위 하나만을 공격하는 ‘단일클론항체’다. 반면 소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여러 곳을 공격하는 ‘다클론항체’를 만들 수 있다. 다클론항체는 치료 효능을 높일 뿐 아니라 바이러스 변이가 일어나도 통할 확률을 높여준다. SAb 바이오테라퓨틱스는 지난해 6월 세포실험에서 중화항체의 효능이 인간 혈장보다 4배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SAb-185는 정상인과 경증 및 중등도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검은 수컷 송아지 ′코스모′는 포유류가 남성으로 자라게 하는 ′Sry′ 유전자를 성염색체가 아닌 일반유전자에도 보유한 소로 자손의 75%가 수컷으로 태어나게 된다.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 제공
뒷발굽만 하얀 검은 수컷 송아지 '코스모'는 포유류가 남성으로 자라게 하는 'Sry' 유전자를 성염색체가 아닌 일반유전자에도 보유한 소로 자손의 75%가 수컷으로 태어나게 된다.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 제공

인간 생명을 살리듯 소의 생명을 살리는 획기적인 연구도 나왔다. 인간에게 제공하는 고기양은 늘리는 대신 도축되는 소를 줄이는 유전자 기술이다. 앨리슨 반 이네남 미국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 동물과학부 교수 연구팀은 올해 노벨 화학상을 받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로 지난해 4월 배아를 조작한 몸무게 50kg의 검은 수컷 송아지 ‘코스모’를 태어나게 했다. 코스모는 포유류가 남성으로 자라도록 하는 ‘Sry’ 유전자를 염색체에 넣어 자손 중 75%가 수컷으로 태어나도록 조작했다. 배아 상태에서 유전자 편집을 거쳐 소가 태어난 것은 처음이다

 

동물의 염색체는 일반염색체와 X, Y 성염색체로 나뉜다. Sry 유전자는 그중 Y 성염색체에 있어 Y염색체를 가지면 수컷이 된다. 코스모는 다른 유전자 조절을 방해하지 않는 안전지대인 17번 일반염색체에 Sry 유전자가 삽입됐다. 코스모의 자손은 X 염색체를 물려받아도 절반은 일반염색체에서 Sry 유전자를 물려받아 수컷이 된다. 자손의 절반은 수컷이고 4분의 1은 암컷 성염색체를 가졌으나 수컷으로 자라나게 되는 것이다.

 

수소를 일부러 더 많이 태어나게 하는 이유는 더 많은 소고기를 생산하기 때문이다. 수소는 사료를 체중으로 전환하는 효율이 암소보다 15% 높고 무게도 더 많이 나간다. 미국은 유전자 편집 동물을 의약품으로 규제해 왔지만 지난달 21일 미국 농무부가 식용 동물의 유전자 편집을 따로 감독하기로 하면서 코스모를 활용할 길이 열린 상황이다. 반 이네남 교수는 “같은 양의 소고기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소가 줄어들어 목축업과 환경에 모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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