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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 선정한 10대 과학인물 중 주목할 '이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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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 선정한 10대 과학인물 중 주목할 '이들'이 있다

2020.12.16 20:33

中정부 지침 어기고 코로나 바이러스 게놈 공개한 과학자

우루과이 방역신화 만든 돈키호테 같은 진단키트 개발자

인종차별·성차별 대항해 지구 연구를 하루 멈춘 당돌한 젊은 여성과학자

 

(왼쪽부터) 장용젠 중국 푸단대 교수, 곤살로 모라토리오 우루과이 파스퇴르 몬테비데오 연구소 연구원, 챈다 프레스콧 와인스타인 미국 뉴햄프셔대 교수.

국제학술지 ‘네이처’가 이달 15일 공개한 올해의 과학분야 화제인물 10인 가운데 장용젠  중국 후단대의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사태에 무기력했던 인류가 다시 전열을 다잡고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시작하게 한 과학자다. 장 교수는 지난해 12월 31일 세계보건기구(WHO)에 코로나19가 처음 보고된 지 11일 만인 올해 1월 11일 코로나19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RNA 염기서열을 해독해 세계에 처음으로 공개한 인물이다. 당시 중국은 바이러스 정보 공유를 금지하고 있었다.


바이러스와 감염병 전문가인 장 교수는 1월 3일 처음으로 바이러스를 받았다. 이날 중국 정부는 전국에 바이러스에 관한 정보 게시를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 40시간의 철야 연구 끝에 연구팀은 바이러스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SARS)와 같은 계열임을 알아냈다. 장 교수는 상하이시 보건당국에 이를 알리고 미국국립보건원에서 운영하는 염기서열 저장소 국립생물공학정보센터(NCBI)와 네이처에 이를 보냈다. 이 기간 장 교수는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던 중국 우한으로 넘어가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들었다.

 
장용젠 중국 푸단대 교수. 저장대 제공

네이처지의 편집자는 즉각 염기서열을 공개할 것을 촉구했지만 장 교수는 주저했다. 11일 우한에서 베이징으로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려던 장 교수는 10년간 함께 바이러스 1445종을 밝혀낸 에드워드 홈스 시드니대 교수의 전화를 받았다. 홈스 교수는 게놈 서열을 공개해달라고 요청했고 승무원은 전화를 끊을 것을 요청했다. 장 교수는 비행기가 이륙하기 직전 결국 홈스 교수에게 서열 공개를 허락했다.


홈스 교수는 즉각 바이러스 서열을 웹사이트에 공개했다. 이렇게 공개된 정보를 토대로 태국은 이틀 만에 바이러스가 국경을 넘어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전세계 연구팀은 이 정보를 토대로 치료제와 백신을 찾기 시작했다. 인류와 바이러스의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이후 미국 제약사 화이자는 백신 개발을 시작한 지 210일만에 임상시험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어냈다.

 

하지만 장 교수는 중국 정부로부터 '교정' 명령을 받아 일시적으로 바이러스 연구를 진행하지 못했다. 이에 일부 언론은 장 교수가 처벌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으나 장 교수는 정부가 '실험실의 생물안전 규약을 갱신하라고 한 것'이라며 이를 부인했다. 장 교수는 중국이 데이터 공개를 주저한 것은 2003년 사스 당시 중국 과학자가 감염병이 박테리아에 의한 것이라고 잘못 판단한 일을 기억해 주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빨리 찾아낸 것이 놀랍다고 밝혔다. 2003년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SARS) 확산 사태 당시에는 같은 작업에 수개월이 걸렸기 때문이다. 장 교수는 이후 신종 바이러스 모니터링을 위한 중국 내 연구소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장 교수는 "1월 11일은 바이러스가 심각하다는 것을 이해한 전환점이 됐다"며 "그것은 중국의 전환점이자 세상의 전환점이 됐다"고 말했다.

 

 

네이처 제공
곤살로 모라토리오 우루과이 파스퇴르 몬테비데오 연구소 연구원. 네이처 제공

 

○ 돈키호테처럼 코로나19 산을 무너뜨린 우루과이 진단키트 아버지 

 

곤살로 모라토리오 우루과이 파스퇴르 몬테비데오 연구소 연구원은 수도 몬테비데오 거리를 걸어가면 사람들이 알아보고 술집에 가면 술을 대접받는 과학자다. 바이러스 전문가인 모라토리오 연구원은 올해 3월 자체적으로 독자적으로 중합효소연쇄반응(PCR) 검사법과 진단 키트를 개발해 남미 전역에 코로나19가 퍼지는 동안 우루과이 국내 확산을 막은 인물로 평가된다. 인구 350만 명의 우루과이는 이달 16일까지 사망자 수가 98명에 머물고 있다. 


우루과이 내 다른 과학자들은 정부의 의료보장이 잘 되어있고 강력한 역학감시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과거 황열병과 지카 바이러스를 피해갔던 사례를 들어 별다른 우려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모라토리오 연구원은 전 세계에 코로나19가 퍼지면 진단키트를 확보하는게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진단기술 개발에 즉각 착수했다. 카를로스 바트야니 파스퇴르 몬테비데오 연구소장은 "모라토리오 연구원은 해야할 일이 있다고 확신하면 산을 무너뜨린다"며 "돈키호테 같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우루과이 정부는 3월 13일 첫 국내 확진자가 발생했음을 알리고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이때 모라토리오 연구원팀은 이미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감지하는 독자적인 PCR 검사법을 개발한 상태였다. 이후 수주만에 연구팀은 이 검사법을 바탕으로 진단 키트를 만들어 연구소에 배포하고 의료진을 훈련시킬 수 있었다.


5월까지 우루과이는 하루 800건 이상 진단을 수행하며 코로나19를 억제했다. 이 진단키트 절반은 우루과이에서 제작했다. 현재도 우루과이는 인구 3만 5000명 당 1명이 사망해 남미에서 가장 낮은 코로나19 사망률을 유지하고 있다. 사망률이 1144명 당 1명인 이웃 브라질이나 1079명 당 1명인 아르헨티나보다 훨씬 나은 수치다. 우루과이는 매일 5000건의 진단검사를 수행중으로 이중 30%가 모라토리오 연구원이 개발한 키트를 이용한다.

 

 

위키피디아 제공
챈다 프레스콧 와인스타인 미국 뉴햄프셔대 교수. 위키피디아 제공

 

○ 그녀 주도로 차별에 대항해 하루동안 지구 연구가 멈췄다

챈다 프레스콧 와인스타인 미국 뉴햄프셔대 교수는 정년직을 받은 지 2년밖에 안된 젊은 우주물리학자다. 우주물리학과 입자물리학을 결합해 암흑물질의 후보로 생각되는 액시온을 연구하고 있다. 프레스콧 와인스타인 교수는 올해 연구를 수행하는 대신 연구를 멈춤으로써 주목받은 학자가 됐다. 인종차별에 대항해 문제를 제기하기 위한 과학계 보이콧 운동을 주도하면서다.


올해 5월 25일 미국 미네소타에서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아프리카계 미국인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하는 사고가 벌어지자 미국 전역과 세계 곳곳에서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일어났다.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오랜 갈등을 빚어왔던 인종차별 문제가 재점화한 것이다.


프레스콧 와인스타인 교수는 6월 10일 과학계 차별에 항의하는 의미로 하루 동안 연구를 중단하는 연구를 계획했다. 프레스콧 와인스타인 교수는 암흑물질 관련 연구를 공유하는 자리에 참여할 때마다 자신이 거의 유일한 흑인 물리학자임을 알아차렸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프레스콧 와인스타인 교수는 후배 물리학자들을 위해 과학계의 성차별과 인종차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필요성을 느낀 것이다.


프레스콧 와인스타인 교수는 학술계 성차별 반대 운동단체 ‘파티클스 포 저스티스’와 함께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보이콧 운동을 주도했다. 그 결과 당일 수십만 명의 회원을 가진 학계 단체와 출판사들이 파업에 참여하기로 약속해왔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를 출판하는 미국과학진흥협회(AAAS)도 포함됐다. 네이처도 파업에는 동참하지 않지만 사내 인종차별을 돌아보고 배제하는 방법을 찾아보는 시간으로 삼겠다고 같은 날 밝혔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프레스콧 와인스타인 교수와 파티클스 포 저스티스 단체는 감염병 말고도 무시할 수 없는 문제가 많음을 보였다. 프레스콧 와인스타인 교수는 “하루 만에 혁명이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이 인종차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었기를 바란다”고 희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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