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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다는 추울수록 몸에 말똥을 바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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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다는 추울수록 몸에 말똥을 바른다

2020.12.08 18:46
추위 둔감하게 하는 화학물질 들어있어
위키피디아 제공
친링 판다는 판다의 아종으로 대부분의 개체가 일반적으로 알려진 검은색과 흰색이 아니라 갈색의 털을 가지고 있다. 위키피디아 제공

중국 서북부 산시성에서는 판다가 말똥 밭에서 몸을 뒹구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산시성 친링산맥 자연보호구역에 서식하는 친링 판다는 주변 마을에서 이용하는 말이 남긴 말똥을 몸에 바르는 이상한 습성이 있다. 최근 중국 동물학자들은 친링 판다의 이런 이상한 습성이 추위를 견디기 위해서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웨이푸원 중국과학원 동물연구소 교수 연구팀은 친링 판다가 추울 때 말의 배설물을 찾는 이유가 말똥에 있는 화학물질이 체온을 유지하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미국립과학원회보’에 7일 소개했다. 


갈색 털을 가진 친링 판다는 판다의 아종이다. 산시성 자연보호구역의 친링 판다는 말똥을 찾아내 얼굴에 바르고 그 위에 굴러서 몸 구석구석에 묻히는 행동을 자주 한다. 말과 판다가 직접 교류하지는 않지만, 주변 마을에 물자를 전달할 때 이용되는 말들이 자연보호구역을 지나가면서 배설물을 남기고 가기 때문에 보호구역의 판다는 말똥을 찾을 수 있다.


친링 판다는 특히 온도가 떨어질 때나 말똥을 찾고 갓 배설한 말똥을 더욱 선호하는 모습을 보인다. 연구팀이 2016년 6월부터 2017년 7월 사이 비디오 관찰을 통해 찍힌 38번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친링 판다는 배설된 지 10일이 넘지 않은 말똥을 선호했고 섭씨 영상 15도에서 영하 5도 사이일 때 말똥을 찾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 같은 행동을 일삼는 이유는 기존에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판다가 추울 때 말똥을 찾는 데 착안해 말똥 속 물질이 판다를 따뜻하게 해 줄 거란 가설을 세웠다. 연구진은 말똥 속에서 베타카로필렌(BCP)과 베타카로필렌옥사이드(BCPO)를 발견했는데 신선한 말똥일수록 이 물질이 더 많았다.


연구팀은 이어 쥐 실험으로 BCP와 BCPO를 검증했다. 중국에서는 판다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 금지돼 있어 쥐를 활용했다. 그 결과 BCP와 BCPO가 포함된 용액을 털에 바른 쥐는 식염수를 바른 쥐보다 차가운 표면을 걷는 데 더 거리낌이 없었고, 영하의 온도에서 서로 한 데로 모여드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 같은 실험 결과와 세포 검사를 토대로 연구팀은 말똥에 포함된 BCP와 BCPO가 온도 변화를 감지하는 수용체를 둔감하게 만들어서 판다가 추위를 덜 느낀다고 결론내렸다.

 

판다가 온 몸이 뒤덮일 때까지 말똥 위에서 구르고 있다. 중국과학원 제공

추위를 견디기 위한 습성을 지닌 동물은 판다만이 아니다. 예를 들어 흰색 털을 가진 눈표범은 자신의 꼬리를 물고 다니는 모습이 목격되는데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는 가설이 유력하다. 또 판다의 온도 조절 수용체는 코끼리, 펭귄, 인간에서도 발견되는데 이는 다른 동물도 비슷한 방법으로 추위를 견딜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양판 중국 저장의과대학 생물물리학 연구원은 이달 7일 사이언스와 인터뷰에서 “체온을 조절하기 위해 자연물을 이용하는 방법은 일반적인 동물의 습성일 수도 있다”며 “다른 종의 배설물을 이용하는 판다는 그중에서도 특이한 경우에 속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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