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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혐오]⑦ “정확한 정보가 관건...‘확진자’‘격리’ 용어도 혐오 유발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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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혐오]⑦ “정확한 정보가 관건...‘확진자’‘격리’ 용어도 혐오 유발할 수 있어”

2020.12.06 15:00
 

“혐오 감정은 이성적으로 통제하기 쉽지 않다. 노력해도 잘 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언론이 감염병의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데 끊임없이 주력해야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들에 대해서도 ‘낙인’이 만연해 있다. ‘확진자’, ‘격리’ 등 현재 일상적으로 쓰이고 있는 용어에서도 감염되지 않은 사람들 입장에서는 접근해야 하지 말아야 하는 대상이라는 뉘앙스가 있다. 이같은 용어를 고쳐쓰는 커뮤니케이션 전략도 중요하다.”

 

동아사이언스 취재팀은 한국사회에서 이뤄지고 있는 ‘코로나 시대 혐오’를 입체적으로 진단했다. 기획을 마무리하며 감염병 극복과 동시에 혐오를 극복하기 위해 개인을 비롯해 정부, 언론 및 미디어 등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었다. 전문가들은 혐오는 인간 본연의 감정이라는 점에 동의하면서도 혐오를 줄이기 위해서는 정확한 정보 전달과 정보에 대한 이성적인 판단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혐오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으며 감염병 시대 일상적으로 접하게 되는 용어를 손보는 작업에서부터 전사회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왼쪽부터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 유현재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박한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차미영 KAIST 교수, 박한우 영남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왼쪽부터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 유현재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박한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차미영 KAIST 교수, 박한우 영남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혐오는 자연스러운 반응...정확한 정보 전달과 습득이 중요”

 

이번 기획에 연구자로서 도움을 준 박한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서울대 인류학과 강사)는 “원래 혐오와 관련된 타인이나 사물을 피하는 행위는 감염병 예방에 도움이 되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면서 “다만 인간의 행동은 행동으로만 그치지 않고 감염병과 관련없는 대상에 대한 포괄적인 혐오 반응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감염병과는 전혀 관련없는 선천적인 장애인과의 접촉을 꺼리는 행위나 호젓한 산 속에서 100m 떨어져 있는 사람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경우 그 사람을 심리적으로 꺼려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박한선 전문의는 “불특정 다수에게 특정한 사회적 규범이나 규칙을 준수하도록 강요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진다”며 “마스크 착용과 관련된 갈등도 이같은 심리에서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인간 정서의 진화적 기원에 대해 이해하고 이성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며 그 과정에서 결국 정부나 언론이 감염병의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데 주력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감염병의 파급 효과나 위험을 과장하거나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해 감염병 위험을 축소하는 경향이나 태도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차미영 기초과학연구원(IBS) 데이터사이언스그룹 책임연구자(KAIST 전산학부 교수)도 이른바 가짜뉴스를 토대로 한 ‘인포데믹’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안으로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정확한 정보 습득을 위한 팩트체크 시스템의 고도화를 주문했다. 

 

차 교수는 “신뢰도 있는 기관의 공신력 있는 언어와 대중의 언어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대중 언어를 지속적으로 이해하려는 노력 또한 필요하다”며 “국가별 가짜뉴스 모니터링 협업, 사람들이 가장 그럴싸하게 믿는 정보를 우선적으로 걸러내는 팩트체크 시스템, 가짜뉴스보다 자극적이지 않아 전파력이 약한 팩트체크 메시지를 효율적으로 전파하기 위한 방안 마련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책이나 규제를 통한 대안도 제시했다. 차 교수는 “독일의 경우 SNS 플랫폼이 증오 발언이나 기타 범죄 관련 정보를 신속하게 제거하지 않을 경우 벌금을 부과할 수 있는 법을 통과하는 보다 엄격한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며 “다양한 과학기술 또한 SNS 플랫폼 내 가짜뉴스 및 혐오를 타파하는 데 도움을 주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한우 영남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정보의 수용자들이 과학적인 사실에 대해서도 정치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며 “감염병 위기와 같은 과학 이슈에 대해서도 정치적인 프레임을 씌우지 않으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확진자’ ‘감염’ ‘격리’ 등 일상 용어도 혐오 유발할 수 있어...함께 극복하는 노력이 필요

 

수도권을 중심으로 연일 400~500명대 확진자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코로나19 감염병과 관련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유현재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우리가 지금 쓰는 일상적인 용어인 확진자, 격리, 감염 등과 같은 단어에서도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무언가 꺼려야 하는 대상으로 인식하게 만들고 있다”며 “감염병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이같은 커뮤니케이션 전략에 대해서도 굉장히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정집단에 대한 혐오와는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현재 가족이나 친지, 친구, 직장 동료 누구도 감염될 수 있는 위기 상황에서 감염된 이들에 대한 태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표현부터 다듬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29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체 채취를 위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체 채취를 위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유 교수는 “이른바 확진자에 대해 보호해줘야 하고 이해해줘야 한다는 대상으로 인식하기보다는 멀리 해야 하고 자칫 자신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대상으로 인식하게 해서는 방역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례로 일부 식당에서 ‘코로나19 방역을 완료한 곳입니다’라는 안내판 자체도 실제로 코로나19 감염된 이들이 다녀간 식당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은 감염자의 동선에 포함됐다고 인식할 수도 있는 표현이라는 것이다. 

 

유 교수는 “이같은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실질적인 방역 위기를 극복하는 데 방해되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며 “실제로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이 병원에 가지 않는다면 왜 안가는지 의아해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커뮤니케이션 방향성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차지영 이화여대 간호학과 부교수는 “질병의 치료방법이나 중증 또는 경증 환자의 대응,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질병의 정보를 지속적으로 알리는 대신 매일 감염자와 사망자수에 집중해 전파되는 정보는 바이러스 감염자를 사회가 보호해야 할 존재가 아닌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부정적인 존재로 인식하게 만든다”며 “결국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특정집단과 관계없이 감염자에 대한 혐오를 유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는 혐오와 차별은 방역과는 상극이라고 강조했다. 특정집단이 감염병에 다수가 걸렸다고 해서 그 집단을 혐오하면 방역에는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는 것이다. 홍 교수는 “예를 들어 외국인 불법 입국자나 성 소수자들이 사회적 혐오로 인해 방역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못하게 하면 결국 그 피해가 사회 전체에 돌아오기 마련”이라며 “어떤 특정집단이 차별을 받고 혐오를 당하면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안전’에 문제를 일으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부 중소기업의 경우 감염병에 대한 편견과 혐오로 외국인 노동자 고용이 어려워지고 이런 상황이 누적되면 경제적으로도 부정적인 영향을 장기적으로 줄 수밖에 없다”며 “코로나 위기를 거치면서 차별과 혐오가 위기 극복에 도움이 안된다는 사실을 전 사회가 학습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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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dongascience.donga.com/special.php?category=001_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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