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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의사들 "북한, 코로나 진단장비·시약없어...감염병 사망자, 과로사로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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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의사들 "북한, 코로나 진단장비·시약없어...감염병 사망자, 과로사로 분류"

2020.10.09 09:24
8일 북한 코로나19 확산실태와 창의적 남북 보건의료협력’ 세미나
고대의료원 유튜브 라이브 캡쳐
고대의료원 유튜브 라이브 캡쳐

북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상황은 베일에 쌓여 있다. 북한 당국은 현재까지 감염자와 사망자 모두 0명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코로나19 진단장비와 시약이 없어 일반 독감과 코로나19를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탈북 의사의 증언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들의 증언에 따르면 확진 장비는 물론 음압병실이나, 치료주사, 항생제, 해열제 등 환자 치료에 필요한 의료시설이 극소수 평양 권력층이 이용하는 1호 특수병원을 제외하곤 사실상 없다. 


남성욱 고려대 행정전문대학원장(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은 8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북한 코로나19 확산실태와 창의적 남북 보건의료협력’ 세미나에서 북한의 코로나19 상황과 관련된 탈북 의사들의 증언을 소개했다. 그는 ‘노동신문 보도를 통해 본 북한의 코로나19 확산실태와 대응방향’를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남 원장에 따르면 노동신문은 최초보도인 1월 22일 이후 2020년 9월 30일까지 8개월 10일간 노동신문의 코로나19 보도는 총 1585건에 이르고 있다. 단기간에 어느 한 주제에 대해 노동신문이 이렇게 빈번하고 자세하게 보도를 한 것은 유례를 찾기 어렵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남 원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북한 당국의 관심과 고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며 "확진자가 발생하였을 경우 환자 스스로 회복하거나 사망하거나 개인의 운명으로 돌릴 수밖에 없으며 국가가 해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고 평가했다.

 

탈북 의사들 "감염병 사망자, 과로사로 분류"

 

고대의료원 유튜브 라이브 캡쳐
고대의료원 유튜브 라이브 캡쳐

탈북 의사들의 증언은 실제로 북한의 현 의료 상황이 사실상 코로나19에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남 원장이 소개한 탈북 의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평양조차 한국의 국립중앙의료원과 같은 전문 격리병원이 없어 환자치료가 어렵고,  북한의 전염병 환자 1차 대책은 자가 격리이지만 지방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일주일도 안 돼 먹고 살기 위해 북한의 농민시장인 장마당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감염자가 면역력을 회복하면 다행이지만 회복이 안 되면 전염병 사망이 아닌 과로사로 분류되는 일도 발생한다. 


탈북 의사인 최정훈 씨는 “북한 병원에서는 일반 세균과 변종 바이러스를 분리하는 진단 장비와 시약이 없어 일반 독감인지 신종 바이러스인지 구분하지 못한다”며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어도 실제로 확진 판정을 내릴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발생 당시에도 “북한에서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치료제 아닌 약물 사용하고 이마저도 병원에서 못 구해"

고대의료원 유튜브 라이브 캡쳐
고대의료원 유튜브 라이브 캡쳐

치료약의 생산 부족도 북한 보건 의료의 심각한 문제로 꼽힌다. 북한은 1월 28일 노동신문을 통해 자체 개발한 ‘우웡 항바이러스 물약’을 비롯한 항바이러스제들을 이번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남 원장은 “우웡 항바이러스 물약은 지난 2016년 개발한 것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데 적절한 약품은 아니다”며 “대외 선전 매체인 메아리도 2월 들어 코로나19 관련 보도에서 '국가품질감독위원회에서는 세계적인 의학 기술 자료들을 수집하고 검사 및 진단 시약들을 확보해 단위들에 보내주기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고 설명했다.

 

남 원장은 이를 맞춤형 치료 약품 공급이 여의치 않다는 증거로 꼽으며 "병원에 가도 치료약을 구할 수 없기 때문에 자연요법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라고 설명했다.


남 원장은 북측이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남측과의 의료협력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 예측했다. 그는 “여전히 남한과 체제경쟁을 하고 있고 주체의학을 강조하는 북한 입장에서 남한 치료 약품을 받았다는 소문이 날 경우 김정은 위원장을 비롯한 권력층에 치명적인 타격일 것”이라며 “2019년 상반기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평안북도 돼지가 초토화됐지만, 북한은 남한에 방역 약제를 요청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망자는 물론 감염자도 전무하다고 주장하지만 북한 내 감염병 피해는 이미 다양한 경로로 외부에 전파되고 있다”며 “북한의 주체의학은 초유의 감염병 확산 위기에서 당국의 자력회복 방침과 맞물려 인민들을 질병의 위험에서 구조하는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김영훈 고려대 의료원장이 ‘코로나19가 초래한 인류의 위기를 한반도의 기회로’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김 원장은 "남북 보건의료인은 코로나19와 같은 전 세계적 전염병의 공동관리를 위해 조건 없이 만나야 한다"며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남북한이 감염병 핫라인을 구축하고 비무장지대(DMZ)에는 평화 병원을 설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영상 축사에서 "보건의료 분야의 남북 협력은 중요한 과제"라며 "(남북이) 방역과 보건 협력의 물꼬를 트고 동북아 방역 협력체로 나아가면 한반도 평화의 단단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 전우택 연세대 의대 교수와 김신곤 통일보건의료학회 이사장이 주제 발표에 나섰다. 전 교수는 ‘북한에 대한 지원, 그 딜레마에 대한 성찰’, 김 이사장은 ‘국제 제재 속에서 창의적인 남북한 보건의료 협력 방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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