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바로가기본문바로가기

동아사이언스

노벨상위원회가 밝힌 화학상 수상자 공적

통합검색

노벨상위원회가 밝힌 화학상 수상자 공적

2020.10.07 21:32
Pixabay 제공
Pixabay 제공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상위원회는 7일 올해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에마뉘엘 샤르팡티에(52)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교수와 제니퍼 다우드나(56)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교수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위원회는 “유전자 가위인 크리스퍼-캐스9(CRISPR-Cas9)이라는 유전자 기술의 가장 예리한 도구를 발견했다”며 “이를 이용해 동물과 식물, 심지어 미생물의 DNA를 매우 정교하게 바꿀 수 있게 됐고, 이 기술은 식물 재배 방식을 통째로 바꾸는 등 생명과학 기술의 혁명을 불러왔다”고 평가했다. 


두 사람이 크리스퍼-캐스9을 개발한 지 8년이 지난 지금 유전자 가위 기술은 생명과학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특정한 형질을 가진 식물이 나왔고, 암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표적으로 하는 유전자 암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다. 


아래는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가 발표한 세 사람의 업적 보도자료를 요약한 내용이다.

 

● 박테리아 연구에서 시작된 크리스퍼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건 2011년 푸에르토리코의 한 카페였다. 공동연구를 제안한 건 샤르팡티에 교수였다. 그의 연구 분야는 병원성 박테리아였다. 이들은 왜 그토록 공격적일까? 이들에 대항할 항체를 개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박테리아의 증식을 막을 새로운 도구는 없을까?

 

2002년 샤르팡티에 교수는 화농성연쇄상구균(S.pyogenes)을 연구하고 있었다. 당시만 해도 매년 화농성연쇄상구균에 수백만 명이 감염됐고, 편도염이나 농가진으로 고생했다. 그는 유전자 수준에서 화농성연쇄상구균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밝히기로 마음 먹었고, 이는 결과적으로 유전자 가위 연구의 첫 단추가 됐다. 

 

● RNA 간섭 연구로 이름 날린 다우드나 교수  

 

다우드나 교수는 어린 시절부터 호기심이 많았고, 어느 날 제임스 왓슨의 책 ‘이중나선’을 읽으면서 생명과학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하지만 그가 관심을 가진 건 DNA가 아니라 RNA였다. 2006년 다우드나 교수는 이미 RNA 연구에서는 저명한 학자로 이름을 알렸고, RNA 간섭 연구에서 괄목할 만한 업적을 냈다. 

 

그런데 이런 RNA 연구가 결국 크리스퍼-캐스9으로 다우드나 교수를 이끌었다. 2006년 그는 UC버클리의 동료 미생물학자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고 흥미로운 얘기를 들었다. 그리고 이는 결국 크리스퍼(CRISPR·clustered regularly interspaced short palindromic repeats)로 이어졌다. 

 

크리스퍼를 풀이하면 ‘일정한 간격으로 떨어져서 존재하는 앞뒤역순상동서열(palindrome)의 집합’이다. 박테리아(세균)도 박테리오파지 같은 침입자로부터 자신의 몸을 보호하기 위해 외부 DNA에 대항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박테리오파지의 DNA 서열 일부를 자신의 유전체에 저장해뒀다가 이 DNA가 다시 침입하면 저장해 둔 서열을 이용해 이 DNA를 제거하는 것이다. 크리스퍼는 바로 이렇게 저장한 침입자 DNA의 서열을 말한다. 다우드나 교수는 박테리아의 자기 보호 시스템이 RNA 간섭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다우드나 교수, 복잡한 기전을 밝히다

 

박테리아가 고대의 면역체계를 가졌다면 이는 큰 사건이다. 다우드나 교수의 분자에 대한 호기심은 생명으로 이어졌다. 그녀는 크리스퍼에 대해 모든 것을 배우기 시작했다. 


이런 노력은 크리스퍼 시퀀스 외에 추가적으로 연구자들이 특별한 유전자를 발견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이 유전자는 크리스퍼와 연관된, 줄여서 캐스(CAS)로 불리는 유전자들이다. 다우드나 교수가 흥미롭게 느낀 것은 이 유전자들이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이미 알려진 유전자와 매우 비슷하다는 점이었다. 이 유전자들은 DNA를 풀고 자르는 데 특화된 기능을 가졌다. 그렇다면 캐스 단백질은 같은 기능을 가졌을까? 바이러스 DNA도 절단할 수 있을까?


그녀는 연구그룹을 이런 질문들을 푸는 데 투입했고, 몇 년 뒤 몇 가지 다른 캐스 단백질의 기능을 밝히는 데 성공했다. 동시에 다른 대학의 다른 연구 그룹이 새로 발견된 크리스퍼-캐스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었다. 그들은 박테리아의 면역 체계가 매우 다른 형태를 취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다우드나 교수가 연구 한 크리스퍼-캐스 시스템은 클래스 1에 속한다. 클래스 1은 바이러스를 무장 해제시키기 위해 다양한 캐스 단백질이 필요한 복잡한 기계에 가깝다. 클래스 2는 더 적은 단백질이 필요하기 때문에 훨씬 간단하다. 처음 유전자 가위 개념을 개발한 샤르팡티에 교수가 이런 시스템을 접하게 됐다. 샤르팡티에 교수가 개발한 유전자 가위 개념이 다시금 그녀에게로 돌아간 것이다. 


● 크리스퍼 시스템 퍼즐의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조각


샤르팡티에 교수는 2009년 스웨덴 우메오대 연구원으로 재직을 시작했다. 그녀는 세상의 외딴 지역으로 떠나는 것에 우려의 목소리도 들었지만, 오히려 길고 어두운 겨울은 그녀에게 충분한 평화와 조용히 연구에 매진할 시간을 줬다.


그게 그녀가 원하던 것이었다. 그녀는 베를린의 연구원들과 함께 작은 유전자 조절 RNA 분자에 관심을 뒀다. 화농성연쇄상구균에서 발견 된 작은 RNA를 매핑했다. 이 박테리아에 다량으로 존재하는 작은 RNA 분자 중 하나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변종이었다. 이 RNA의 유전 코드는 크리스퍼 시퀀스와 매우 유사했다. 


둘 사이의 유사점은 그녀에게 그 두가지가 연결되어 있다고 의심하게 만들었다. 알려지지 않은 작은 RNA 분자의 한 부분이 크리스퍼의 한 부분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치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는 두 개의 퍼즐 조각 같았다.

 

결국 박테리아가 자신을 보호하는 면역체계의 일종으로 크리스퍼-캐스 복합체를 갖췄다는 사실이 확인됐고, 이를 이용해 원하는 DNA의 특정 염기서열(시퀀스)을 잘라내는 데까지 발전하게 됐다. 

 

크리스퍼-캐스9으로 불리는 유전자 교정 기술은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변화를 이끌었다. 샤르팡티에와 다우드나 교수가 처음 박테리아의 면역체계를 연구할 때만 해도 새로운 형태의 항체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기대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이들은 생명의 코드를 쉽게 바꾸는 분자 도구를 발견했다. 

 

 

 

 

관련 태그 뉴스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14 + 7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