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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놓친 호킹 박사 절친 펜로즈 등 블랙홀 연구자 3인 노벨물리학상(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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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놓친 호킹 박사 절친 펜로즈 등 블랙홀 연구자 3인 노벨물리학상(재종합)

2020.10.06 21:03
블랙홀 존재 수학적·실험적증명한 과학자 3人 노벨물리학상
스티븐 호킹 박사와 로저 펜로즈 옥스퍼드대 교수. 옥스포드대 제공
스티븐 호킹 박사와 로저 펜로즈 옥스퍼드대 교수. 옥스포드대 제공

2020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의 영예는 블랙홀의 존재를 확인하며 우주의 비밀을 한 꺼풀 더 벗겨낸 3명의 과학자에게 돌아갔다. 특히 올해 물리학상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을 이론적으로, 또 실험적으로 입증한 과학자들에게 수여돼 ‘아인슈타인 헌정상’으로도 불릴 만하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상위원회는 로저 펜로즈(89)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 라인하르트 겐첼(68) 독일 막스플랑크 외계물리학연구소장 겸 미국 버클리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교수 그리고 앤드리아 게즈(55)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교수 등 3명을 올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6일(현지시각) 밝혔다.

 

펜로즈 교수는 우주에서 블랙홀이 형성될 수 있음을 이론적으로 증명해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을 처음으로 검증한 공로가 인정받았다. 

 

아인슈타인은 1916년 일반상대성 이론을 발표했지만, 정작 본인은 블랙홀의 존재를 믿지 않았다. 펜로즈 교수는 아인슈타인이 사망한 지 10년이 지난 1965년 일반상대성 이론을 토대로 공간에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점이 수학적으로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고, 이는 곧 블랙홀이 존재함을 의미했다. 

 

우주에서 물질이 자체 중력으로 수축하는 현상이 지속돼 특정 질량 이상이 되면 특이점이 만들어져 결국 블랙홀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질량을 가진 물질이 수축될 때 특이점을 피할 수 없다는 일반 상대성이론을 수학으로 입증했다. 

 

펜로즈 교수는 1960년대 말 고(故) 스티븐 호킹 박사와 공동 논문을 발표하며 ‘호킹-펜로즈’ 이론을 낸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이론 역시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이 맞는다면 우주는 반드시 특이점(Singularity)으로부터 시작했을 것이라는 이론을 수학적으로 증명한 것이다. 이런 이유로 스티븐 호킹 박사가 지금까지 살아 있었다면 펜로즈 교수와 함께 올해 노벨상을 함께 받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스티븐 호킹 박사는 노벨상을 수상하지 못한 채 2018년 3월 14일 타계했다. 

 

남순건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는 “펜로즈 교수는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이론이 지배하는 우주에서는 반드시 특이점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수학적으로 밝혔다”며 “충분히 무거운 별은 결국 블랙홀이 된다는 사실을 수학적으로 입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봉원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일반 상대성이론을 바탕으로 이론적으로 존재할 것으로 여겨졌던 블랙홀을 스티븐 호킹 박사와 함께 명확히 기술한 연구 업적을 세웠다”며 “천문학자 입장에서 보면 펜로즈 교수의 업적 덕분에 블랙홀 관측도 가능해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지난해 4월 한국 과학자 8명을 포함해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전세계 연구자 200여명으로 구성된 ‘사건지평선망원경(ETH)’ 연구팀은 지구에서 빛의 속도로 처녀자리 은하단의 한가운데에 있는 M87 초대질량 블랙홀의 모습을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관측하고 그 모습을 공개했다.  

 

겐첼 소장과 게즈 교수는 1990년대 중반부터 우리은하 중심에 있는 초대질량 블랙홀을 연구해왔다. 특히 이런 초대질량 블랙홀 주위를 도는 별이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이 예견한 대로 궤도를 그리고 있다는 사실을 망원경으로 처음 관측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간 이론적으로만 존재 가능성이 입증됐던 블랙홀의 존재가 처음으로 관측된 것이다. 

 

노벨상위원회도 두 사람의 관측 덕분에 우리은하 중심에 엄청나게 무거운 별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처음 확인됐고, 이는 현재 초대질량 블랙홀의 존재를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증거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노벨위원회가 2020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왼쪽부터) 로저 펜로즈(89) 옥스퍼드대 교수, 라인하르트 겐첼(68) 독일 막스플랑크 외계물리학 연구소장, 앤드리아 게즈(55)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 교수. 노벨위원회 제공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노벨위원회가 2020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왼쪽부터) 로저 펜로즈(89) 옥스퍼드대 교수, 라인하르트 겐첼(68) 독일 막스플랑크 외계물리학 연구소장, 앤드리아 게즈(55)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 교수. 노벨위원회 제공

라인하르트 겐첼 교수는 별의 탄생과 블랙홀이 서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했다. 은하 중심부에서는 강한 에너지가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같은 에너지를 활동성 은하핵(AGN, Active galactic nucleus)이라고 부른다. 어떤 은하는 AGN이 강하고 어떤 은하는 AGN이 없거나 약하다. 


겐첼 교수는 AGN과 별 탄생의 관계를 구분하는 연구를 진행하면서 적외선 관측 기기를 직접 제작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박사후연구원 시절 겐첼 소장과 같은 연구실에서 수학한 박수종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는 “보통 연구자는 연구만 하고 관측 기기 제작자는 기술적으로 기기만 제작하는데 겐첼 교수는 사이언스와 기기 제작을 동시에 진행한 탁월한 능력을 지닌 연구자”라고 설명했다. 박수종 교수는 또 “우리은하 중심에 있는 별을 관측해 내부에 블랙홀이 존재하고 있음을 증명한 것으로 이는 블랙홀의 존재를 확인한 가장 결정적인 증거”라며 “우리은하에도 작은 AGN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업적과 당시만 해도 실제로 관측이 안됐던 블랙홀 존재의 가장 확실한 관측 조건을 밝힌 업적”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노벨 물리학상까지 최근에 우주 분야 연구자들의 노벨상 수상이 잇따랐다. 2017년 노벨 물리학상은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이론이 예측한 중력파를 첫 관측한 라이너 바이스·배리 배리시·킵손 박사가 수상했고 2019년 노벨 물리학상은 블랙홀과 함께 특이점이 만들어내는 또다른 천문현상인 빅뱅이론을 뒷받침한 우주물리학자 제임스 피블스 미국 프린스턴대 명예교수와 외계행성을 처음으로 관측한 미셸 마요르·디디에 쿠엘로 스위스 제네바대 교수가 수상했다. 

 

손봉원 천문연 책임연구원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법칙이 우주를 모두 설명할 수 있는 법칙인지 이해하는 데 이바지한 연구자들이 천문학이나 물리학 분야에서 재조명받고 있다”며 “특히 블랙홀 연구는 중력의 가장 극단적인 효과를 보여주는 천체로 최근 블랙홀 연구가 여러차례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수상자에는 여성 물리학자인 게즈 교수가 포함된 점도 눈길을 끈다. 게즈 교수는 여성 물리학자로는 마리 퀴리(1903년), 마리아 괴퍼트 메이어(1963년), 도나 스트리클런드(2018년)에 이어 네 번째 수상자로 기록됐다. 

 

올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3명은 1000만 스웨덴크로네(약10억9200만원)의 상금을 나눠 갖는다. 펜로즈 교수가 500만 스웨덴 크로네를, 나머지 두 수상자가 나머지 500만 스웨덴 크로네를 반씩 나눠 갖는다.  

 

매년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연회와 함께 열리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으로 인해 취소됐다. 대신 수상자들이 자국에서 상을 받는 장면을 TV로 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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