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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염부터 코로나19까지' 영원한 현역 찰스 라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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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염부터 코로나19까지' 영원한 현역 찰스 라이스

2020.10.06 16:30
찰스 라이스(68) 미국 록펠러대학교 교수. 록펠러대 제공
찰스 라이스(68) 미국 록펠러대학교 교수. 록펠러대 제공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은 바이러스성 만성질환인 C형 간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HCV)를 발견한 하비 올터 미국 국립보건원(NIH) 부소장과 마이클 호턴 캐나다 앨버타대 교수, 찰스 라이스 미 록펠러대 교수가 수상했다. 


노벨위원회는 간경변과 간암을 유발하는 혈액 매개 간염을 퇴치하는 데 이들이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들은 모두 각기 다른 연구로 C형 간염 바이러스의 정체를 밝히는 데 일조했다. 그 가운데 찰스 라이스 박사는 C형 간염 바이러스가 직접 간염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을 통해 밝혔다.


C형 간염 바이러스 발견은 획기적인 성과지만, 올해 노벨상을 받으리라고는 짐작하지 못했다. 아직 치료제가 나오지 않은 B형 간염 바이러스와 달리 C형 간염 바이러스는 완치가 가능한 치료제가 나왔다. 효과도 좋은 편이다 보니 C형 간염 바이러스가 대중은 물론 연구자의 관심에서 다소 멀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올해 수상자들의 성과 덕분에 완치 가능한 치료제도 나올 수 있었던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필자는 2008~2015년 라이스 교수의 연구실에서 박사후연구원 과정을 보냈다. 당시 라이스 교수 연구실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는 C형 간염 바이러스가 자라는 동물 모델을 만드는 연구였다. 바이러스 표적을 찾는 연구도 이전부터 진행돼 당시에도 한창 연구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방법이 연구되고 있었다. 라이스 교수에 관해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그의 연구의 다양성이었다. 라이스 박사의 연구 대상은 오늘날 노벨상 수상에 이르게 한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국한되지 않았다. 인류에게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인 황열바이러스와 뎅기바이러스, B형 간염 바이러스, 치킨군야바이러스 그리고 지카바이러스를 대상으로 연구하고 있었다. 


이렇게 다양한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한 연구실에서 연구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 더욱 놀라운 것은 연구 방법과 연구 관점의 다양성이었다. 그의 연구실에서는 다양한 바이러스들을 대상으로 생화학적, 분자생물학적, 구조생물학적, 면역학적 그리고 병리학적 연구 방법과 관점으로 중요한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고 있었다.


수백 편의 학술논문으로 발표된 라이스 교수의 수많은 연구 결과는 모두 의미 있고 중요한 업적으로 평가된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라이스 교수는 동물실험을 통해 C형 간염 바이러스가 직접적으로 간염을 유발함을 입증했다. C형 간염 바이러스의 내부 단백질 구조를 처음 밝혔고, C형 간염 바이러스가 혈액을 매개로 감염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바이러스 연구를 위한 기술도 여럿 개발해 바이러스 연구에 크게 공헌했다. 바이러스를 생체 밖으로 꺼내 실험실 환경에서 배양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또 사람의 간세포를 이식해 바이러스 증식이 가능한 인간화 생쥐를 개발했다. 이 연구 성과는 약물 후보물질을 선별하는 데 사용돼 C형 간염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에 공헌했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코로나19) 약물 선별 방법을 개발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바이러스의 독성을 없애는 항체인 '중화항체' 발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또 코로나19를 면역학적 방법으로 연구하기도 했다. 올해 7월에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미생물학’에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바이러스 등 인체 감염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인체 면역세포 단백질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밝혀 이들 단백질이 코로나바이러스의 인체세포 감염을 방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라이스 교수는 연구 범위가 넓은 만큼 매우 큰 연구실을 운영했고 미국과 유럽, 아시아에서 온 여러 연구자와 일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지시하며 하나하나 관리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대신 연구원들이 하고픈 아이디어를 마음껏 시도해 볼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박사후연구원에게는 자신만의 역할을 잘 만들어 주고 자신의 연구 분야를 확보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라이스 교수는 그 자신 역시 매우 성실한 연구자였다. 주말이 거의 없이 매일 연구실에 나와 늦게까지 일했다. 코로나19가 유행하는 현재에도 ‘현역’으로 코로나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에는 다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정효영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책임연구원
정효영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책임연구원

※찰스 라이스 교수는

1952년 미국 새크라맨토에서 태어났다. 1974년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에서 동물학 학사 학위를 받고 1981년 캘리포니아공대에서 생화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6년 워싱턴대 의대 조교수로 연구를 시작한 후 2001년부터 록펠러대에서 교수로 일했다. 현재도 국제학술지 ‘플로스 병원체’의 편집인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필자소개

2008~2015 찰스 라이스 미국 록펠러대 교수 연구실에서 박사후연구원을 지냈다. C형 간염 바이러스와 뎅기바이러스와 반응하는 체내 요인을 연구했다. 2015년부터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신약개발지원센터에서 책임연구원으로 재직하며 세포유전자치료제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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