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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장암 발병 원인 '돌연변이' 정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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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장암 발병 원인 '돌연변이' 정체 밝혔다

2020.09.18 15:20
새 치료법 응용 기대
대장암의 일종인 결장암을 일으키는 중요한 돌연변이의 정체가 밝혀졌다. 윈트(Wnt) 신호전달 경로에 관여하는 단백질 RNF43의 특정 변이가 Wnt 신호전달 억제 능력을 잃으면 암이 생긴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홋카이도대 제공
대장암의 일종인 결장암을 일으키는 중요한 돌연변이의 정체가 밝혀졌다. 윈트(Wnt) 신호전달 경로에 관여하는 단백질 RNF43의 특정 변이가 Wnt 신호전달 억제 능력을 잃으면 암이 생긴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사진은 정상적인 RNF43을 지닌 세포(왼쪽)과 암을 억제하지 못하는 변이를 지닌 RNF43 세포(오른쪽)의 현미경 사진이다. 파란색은 세포핵이고 녹색 형광은 RNF43 단백질이다. 구본경 IMBA 책임연구자는 "두 세포에서 RNF43의 위치가 달라 형광이 다르게 보인다"며 "그 의미를 알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홋카이도대 제공

대장암의 일종인 결장암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혀온 세포 내 단백질 돌연변이의 정체와 구체적인 발병 과정이 밝혀졌다. 새로운 항암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구본경 오스트리아과학원 분자생명공학연구소(IMBA) 책임연구자(인터파크 바이오융합연구소 자문교수)와 쓰키야마 다다스케 일본 홋카이도대 의대 교수팀은 동물 세포 내 신호경로 중 하나인 윈트(Wnt) 신호전달 경로를 조절하는 단백질에서 특정한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결장암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막을 방법까지 밝혀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16일자에 발표했다.


Wnt는 다세포 생물이 발생할 때 세포 증식과 분화를 조절하는 세포 내 신호전달 단백질이다. 성인의 세포에서도 항상성을 유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Wnt 분자와 결합하는 수용체 등 다양한 단백질이 Wnt 신호전달 과정에 관여한다. 이들 단백질 중 일부에 돌연변이가 생겨 오작동을 일으키면 암이 발생한다.


특히 소장 줄기세포 등의 세포막에 있는 RNF43 단백질은 Wnt 수용체(Fzd)를 분해해 신호전달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단백질의 변이는 결장암을 일으키는 주요한 원인으로, 많은 학자들이 어떤 변이가 암을 일으키는지 연구해 왔지만, 그 동안 정확한 변이 위치와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Wnt 경로에 영향을 미치는 변이의 위치를 확인했다. 그 결과 RNF43 단백질의 활성을 켜고 끄는 일종의 ‘스위치’ 분자를 찾는 데 성공했다. RNF43 단백질의 '재료'인 아미노산 사슬 가운데에는 아미노산의 일종인 ‘세린’이 유독 많이 모여 있는 부분이 두 곳 있다. 연구팀은 이곳 중 세린이 연달아 3개 모여 있는 영역에 인산 분자가 붙을 경우(인산화세린)에만 RNF43이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아래 왼쪽 그림). 또 이 과정에 '카제인 카이네이스1(CK1)'이라는 단백질이 관여한다는 사실도 밝혔다.

 

연구팀이 RNF43의 역할을 밝힌 실험의 모식도 일부다. 왼쪽은 정상세포의 모습으로 인산화(P)된 세린이 RNF43을 활성화시켜 Wnt 수용체인 Fzd 단백질을 분해한다. 이를 통해 Wnt 신호전달이 줄어들고 암이 억제된다. 오른쪽은 인산화를 막은 경우(오른쪽 그림 왼쪽)와, 인산화세린 유사체로 구조가 비슷한 다른 아미노산인 아스파르트산(D)를 넣었을 때 RNF43이 기능을 회복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내용(오른쪽 그림 오른쪽)을 담고 있다. 네이처 켜뮤니케이션스 제공
연구팀이 RNF43의 역할을 밝힌 실험의 모식도 일부다. 왼쪽은 정상세포의 모습으로 인산화(P)된 세린이 RNF43을 활성화시켜 Wnt 수용체인 Fzd 단백질을 분해한다. 이를 통해 Wnt 신호전달이 줄어들고 암이 억제된다. 오른쪽은 인산화를 막은 경우(오른쪽 그림 왼쪽)와, 인산화세린 유사체로 구조가 비슷한 다른 아미노산인 아스파르트산(D)를 넣었을 때 RNF43이 기능을 회복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내용(오른쪽 그림 오른쪽)을 담고 있다. 네이처 켜뮤니케이션스 제공

이어 연구팀은 돌연변이 세포를 만들어 RNF43의 스위치를 끄고 켜는 실험을 했다. 먼저 세린 분자 세 개를 또다른 아미노산인 알라닌으로 바꿔 인산기가 붙지 못하도록 하자 암세포가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위 오른쪽 그림 왼쪽). 연구팀은 RNF43 스위치가 꺼지면서 Wnt 수용체가 늘어나고, 그 결과 Wnt 신호전달이 활발해지면서 암이 발달했다고 해석했다.

 

반대로 영원히 스위치가 켜진 돌연변이를 만드는 실험을 하자 암세포가 사라졌다. 세린 분자 세 개를 인산화세린과 구조가 비슷한 아스파트산이나 글루탐산으로 바꾸자 RNF43 스위치가 켜지면서 Wnt 수용체가 줄어들었고, Wnt 신호경로가 막히면서 암 발달이 억제됐다(위 오른쪽 그림 오른쪽).


연구팀은 또 RNF43의 돌연변이가 세포 분화를 조절하고 손상된 DNA를 고쳐 암을 억제하는 기능을 하는 p53 단백질을 막고, 반대로 암을 유발하는 기능을 하는 라스(Ras) 단백질은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제브라피시 배아와 쥐 소장세포를 이용한 미니장기(오가노이드)를 이용해 확인했다. 

 

CK1 단백질이 인산(P)를 RNF43(붉은색 콩나물 모양)에 붙이는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두 연구자는 오스트리아와 일본 연구팀을 의미한다. IMBA 제공
CK1 단백질이 인산(P)를 RNF43(붉은색 콩나물 모양)에 붙이는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두 연구자는 오스트리아와 일본 연구팀을 의미한다. IMBA 제공

이번 연구는 미래에 일부 결장암을 치료할 새로운 표적을 발견했다는 의미가 있다. 구본경 책임연구원은 “일부 환자들은 RNF43에 변이를 지니고 있는데, 만약 인산화 과정을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면 RNF43의 암 억제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특정 단백질의 인산화를 유도하는 것은 아직 어려운 일이지만, 적어도 단백질의 기능 자체가 망가진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한 것은 큰 성과”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RNF43에는 다른 돌연변이도 존재하는 만큼, 이들이 암에 미치는 영향을 추가로 연구해야 결장암 치료에 한발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며 "RNF43은 결장 외에도 위암이나 췌장암 등 소화기 암과 관련이 있는 만큼 다른 암의 치료에도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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