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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치병 치료 위해 기초와 원천 '올인' 과학자 많아졌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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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치병 치료 위해 기초와 원천 '올인' 과학자 많아졌으면"

2020.08.21 15:10
포스텍에 100억원 기부한 성영철 교수 메시지
성영철 포스텍 생명과학과 교수. 포스텍 제공
성영철 포스텍 생명과학과 교수. 포스텍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아직까지 현대의학으로 고칠 수 없는 불치병이 많습니다. 이들을 치료할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오랜 기간이 걸리더라도 기초과학 연구와 원천기술 개발에 올인하는 과학자가 많아졌으면 하는 마음에 기부를 결심했습니다”

 

성영철 포스텍 생명과학과 교수(제넥신 회장)는 이달 19일 포스텍에서 약정식을 갖고 100억 원을 기부하며 ‘기초’와 ‘원천’ 두 단어를 강조했다. 불치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기존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넓은 시야가 필요한데, 여기에 오랜 시간이 드는 기초과학과 원천기술 개발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기초과학자가 이 외롭고 긴 과정을 버티도록 돕고 싶다고 했다.


이 같은 말에서 20여 년간 외길을 개척해 온 그의 삶이 겹쳤다. 핵산(DNA) 백신 전문가인 성 교수는 1999년 포스텍 실험실 벤처로 항체단백질 치료제와 치료백신을 개발하는 바이오기업 제넥신을 창업한 바이오 창업 1세대다. 현재는 회장 겸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성장 호르몬 결핍증 치료제와 자궁경부암 치료 DNA 백신 등을 개발하고 있다.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해 임상 단계에서 글로벌 대형 제약사 등에 판매하는 성과를 여럿 올리며 한국을 대표하는 바이오기업 중 하나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DNA 백신 후보물질을 개발해 임상 1상과 2A상 승인을 받아 세브란스병원과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전세계에서 임상시험에 들어간 29개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국내 기업이다.


성 교수는 코로나19로 전세계가 큰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한번 기초와 원천 기술의 중요성을 떠올렸다. 부인인 이옥희 에스엘바이젠 대표와 함께 코로나19 이후 신종감염병 유행을 미리 대비하기 위해 융합연구를 할 인재를 양성하고 바이오벤처를 육성할 필요성이 높다고 보고 지난달 포스텍에 100억 원 기부 의사를 밝혔다.


성 교수는 “코로나19와 같이 강력한 전염성과 위험성을 가지고 있는 바이러스는 가까운 미래에도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으며 그때마다 지금처럼 전 세계가 봉쇄될 수는 없다”며 “앞으로 이러한 일이 더 일어나지 않도록 바이오와 헬스케어 분야에서 포스텍과 같은 연구중심대학들이 탁월한 인재 양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한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2018년에도 대학 기술지원화 사업을 위해 조성된 국내 첫 민간주도 펀드 ‘포스텍 1호 펀드’에도 100억 원의 주식을 기부해 화제를 모았다. 지난달에는 모교인 연세대에 260억 원 규모 ‘에스엘바이젠산학협력관’을 건립해 기부했다. 2018년에는 가톨릭의대에 100억 원을, 지난해에는 국제백신연구소(IVI)에 100억 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성 교수가 포스텍을 포함한 학계와 연구기관에 기부한 금액만 700억 원이 넘는다.

 

하지만 그는 “대단한 일을 하지 않았다”며 한사코 추가 인터뷰를 거절했다. 성 교수는 “지금까지 부를 얻은 것은 주위 도움과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신 곳에 부를 나누고 사회에도 환원하는 것이 의무이고 도리”라고 말했다.


성 교수는 이번 기부 대상으로 포스텍을 선정한 이유에 대해 “제넥신은 포스텍의 실험실 벤처로 출발해 제약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든든한 지원을 받았을 뿐 아니라 성장 과정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포스텍은 제 평생 직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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