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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대체하는 냉방기술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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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대체하는 냉방기술 나올까

2020.08.21 00:00
미국 프린스턴대와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냉방 튜브 시설이 싱가포르의 한 공터에 설치돼 있다. 냉방 튜브는 외부 공간과 연결돼 환기가 자유로우면서도 냉방이 가능한 복사 냉방 방식을 쓴다. 취리히연방공대 싱가포르분원 제공
미국 프린스턴대와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냉방 튜브' 시설이 싱가포르의 한 공터에 설치돼 있다. 냉방 튜브는 외부 공간과 연결돼 환기가 자유로우면서도 냉방이 가능한 '복사 냉방' 방식을 쓴다. 취리히연방공대 싱가포르분원 제공

경기도 파주 스타벅스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19일 기준 최소 50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방역당국은 밀폐된 공간에서 긴 장마로 환기가 부족한 상태에서 매장 내 에어컨 바람을 타고 바이러스가 강하게 전파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당분간 폭염과 늦더위가 지속돼 에어컨 사용량이 늘어나는 만큼 에어컨을 통한 집단감염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세계를 패닉 상태로 몰고 있는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에어컨을 통한 호흡기 질환 감염은 이른바 '포스트 코로나' 시대 과학기술계의 화두가 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연구진들이 이처럼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한 에어컨을 대체하는 냉방기술을 제안했다. 

 

포레스트 메거스 미국 프린스턴대 앤들링거 에너지및환경센터 교수와 애덤 리사넥 브리티시컬럼비아대 환경공학 교수 공동연구팀은 에어컨처럼 바람을 이용하지 않고도 냉방이 가능한 ‘냉방 튜브’를 개발하고 18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냉방 튜브는 벽과 지붕 속에 냉각수를 흘려 벽을 차갑게 만드는 냉방장치다. 벽 사이에 사람이 있으면 벽에 열을 뺏겨 몸이 시원해지는 원리다. 온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열이 전자기파 형태로 전달되는 현상인 복사열을 이용한 냉방장치다. 주변에 사람 몸보다 차가운 물체가 있으면 열을 빼앗겨 시원함을 느끼고, 반대로 뜨거운 물체가 있으면 열을 받아 따뜻함을 느끼게 된다. 바닥에 따뜻한 공기를 흘려보내 몸을 따뜻하게 하는 한국 고유의 난방방식인 온돌이 복사 난방을 이용한 대표적 예다.

 

냉방 튜브의 내부 모습이다. 벽체 속에 냉각수가 흐르는 관로를 설치한 다음 벽에 결로가 맺히지 않도록 특수 막을 제작해 벽체를 감쌌다. 취리히연방공대 싱가포르분원 제공
냉방 튜브의 내부 모습이다. 벽체 속에 냉각수가 흐르는 관로를 설치한 다음 벽에 결로가 맺히지 않도록 특수 막을 제작해 벽체를 감쌌다. 취리히연방공대 싱가포르분원 제공

복사냉방은 코로나19 때문에 새로 개발된 기술은 아니다. 수십 년 동안 건축물에 활용된 기술이다. 에어컨에 비해 설치비가 2배 정도 비싸지만 공기 전체를 냉각하는 에어컨보다 효율이 더 높다. 유럽을 중심으로 복사냉방을 이용하는 비율이 점차 느는 추세다.

 

이런 특성에도 복사냉방이 에어컨에 밀려 활용이 늘어나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냉방으로 생기는 '결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복사냉방을 위해 차가워진 벽에는 여름날 얼음물을 담은 컵 표면에 물방울이 맺히듯 공기 속 수분이 물방울로 맺힌다. 벽에 물이 맺히면 벽지에 곰팡이가 피는 등 관리가 어려워진다. 연구팀은 이를 막기 위해 냉각 패널을 감싸는 폴리에틸렌 소재 방습막을 개발했다. 외부 벽에 물방울이 맺히는 것을 막고 복사 현상은 그대로 일어나도록 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냉방 튜브는 덥고 습한 싱가포르에서 냉방 능력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온도 30도에 상대습도가 66%로 높은 야외에 벽 일부를 뚫어 외부와 통하도록 한 냉방 튜브를 설치했다. 벽에는 17도의 냉수를 흘려준 후 사람들에게 냉방을 체험하도록 했다. 그 결과 참가자 37명 중 79%가 냉방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참가자가 느끼는 복사온도는 24도였다. 내부 온도나 습도는 바뀌지 않았고 공기 흐름은 초속 0.26m에 불과했다. 물방울이 맺히는 이슬점은 23.7도였음에도 벽에 물방울이 전혀 맺히지 않았다.

 

연구팀은 일반적인 에어컨 에너지 소비량보다 에너지 이용량을 최대 50% 줄이면서도 더운 여름에 창문을 열고 냉방할 수 있는 점이 냉방 튜브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2022년에는 상용화 형태 기술을 시연할 계획이다. 리사넥 교수는 “필수품이 돼버린 에어컨보다 건강에 도움이 되는 좋은 대안을 앞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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