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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으로 동해 북측 수역서 불법조업한 중국 어선 1600척 추적...5260억원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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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으로 동해 북측 수역서 불법조업한 중국 어선 1600척 추적...5260억원 규모

2020.07.23 07:59
'글로벌피싱워치'팀, 위성영상 및 AI 기술로 추적 성공 "해양 관리 새 기술 될 것"
북한의 영세한 오징어잡이배가 러시아 배타적경제수역까지 진출해 오징어를 잡고 있는 모습이다. 길이가 20m가 채 안 되고 오징어를 유인하기 위한 전구도 5~20개 정도밖에 없어 매우 장비가 열악하다. 중국 어선이 북한 동해에 진출해 오징어를 불법적으로 잡기 시작하면서 먼 바다까지 밀려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승호 씨 제공
북한의 영세한 오징어잡이배가 러시아 배타적경제수역까지 진출해 오징어를 잡고 있는 모습이다. 길이가 20m가 채 안 되고 오징어를 유인하기 위한 전구도 5~20개 정도밖에 없어 매우 장비가 열악하다. 중국 어선이 북한 동해에 진출해 오징어를 불법적으로 잡기 시작하면서 먼 바다까지 밀려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승호 씨 제공

북한 동쪽 바다를 헤엄치는 오징어(살오징어)에게는 국적이 없지만, 이 오징어를 잡는 배와 사람에게는 국적이 있다. 북한 외에 한국과 일본, 러시아가 인접한 바다지만, 이곳에서 2017~2018년 오징어를 가장 많이 잡아 간 것은 뜻밖에 먼 곳에서 몰래 이곳에 와 불법적으로 조업을 벌인 중국이었다는 사실이 한국인 과학자와 국제비정부기구가 주도한 위성 감시 연구 결과 밝혀졌다.


인공위성을 이용해 전세계 바다를 항해하는 어선의 위치를 추적하고 불법 조업 행위를 감시하는 비정부기구 ‘글로벌피싱워치(세계어로감시)’는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일본수산연구교육기구, 미국 캘리포니아대와 공동으로 인공위성을 이용한 새로운 선박 모니터링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이용해 2017~2018년 북한 동해에서 벌어진 세계 최대 규모의 불법 조업 실태를 상세하게 분석해 내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르면 북한 동해에서 불법 조업을 한 미확인 중국 어선인 소위 '암흑선단'은 1600대가 넘으며 이들이 잡아들인 오징어는 16만t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수역은 유엔(UN) 제재로 타국 선박의 조업이 불가능한 곳이다. 또 중국 어선에 밀려 북한 어민이 위험한 먼 바다까지 나가 조업한 정황도 발견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22일자에 공개됐다.


연구팀은 북한이 1977년 선포한 배타적 경제수역 가운데 군사경계수역을 제외한 영역과 인근 러시아 및 일본 수역 일대를 대상으로 2017~2018년 오징어잡이배를 감시했다. 이들 배 가운데 상당수는 중국 앞바다에 있던 무허가 불법 어선이 남해를 거쳐 동해에 진출한 것으로 추정됐지만, 그 동안 이를 감시할 효율적인 방법이 없어서 속수무책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중국의 어선이 북한 동해에 진출해 불법 조업을 하는 과정을 인포그래픽으로 그렸다. 길이 30m 이상의 대형 쌍끌이 기선이 매년 수백 척씩 이동해 조업을 하고, 길이 50m 이상의 대형 오징어잡이배가 매년 100여 척씩 활동하면서 길이 20m 이하의 영세한 북한 어선은 러시아 배타적경제수역까지 밀려나 위험한 조업을 할 수밖에 없게 됐다. 글로벌피싱워치 제공
중국의 어선이 북한 동해에 진출해 불법 조업을 하는 과정을 인포그래픽으로 그렸다. 길이 30m 이상의 대형 쌍끌이 기선이 매년 수백 척씩 이동해 조업을 하고, 길이 50m 이상의 대형 오징어잡이배가 매년 100여 척씩 활동하면서 길이 20m 이하의 영세한 북한 어선은 러시아 배타적경제수역까지 밀려나 위험한 조업을 할 수밖에 없게 됐다. 글로벌피싱워치 제공

연구팀은 네 가지 위성 관측 기술을 조합해 어떤 환경에서도 불법 어선을 추적 감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먼저 두 척의 배가 그물로 어류를 포획하는 쌍끌이 어선을 미국의 위성 영상 서비스 기업 플래닛랩스가 보유한 군집위성을 이용해 찾았다. 해상에서 3m 떨어진 두 물체를 구분하는 해상도를 지닌 ‘플래닛 스코프’의 영상 데이터를 이용해 위치를 찾고, 이어 해상에서 0.7m 떨어진 물체를 구분할 수 있는 보다 정교한 ‘스카이샛’의 영상과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이 배가 쌍끌이 어선인지 확인했다. 

 

여기에 구름이 낀 날에도 어선을 찾고 추적할 수 있도록 3개의 위성의 레이더(합성개구레이더, SAR)를 이용해 배의 크기와 위치, 이동경로 등을 추적했다. 마지막으로 선박 이름과 속력 등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 추적해 충돌을 감시하는 선박자동식별시스템(AIS)을 통해 선박의 공식적인 움직임을 추적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2017년 796척, 2018년 588척의 쌍끌이 어선을 찾아냈다.


이어 밤에 불을 이용해 오징어를 유인해 잡는 대형 오징어잡이배를 위성의 고감도적외선감지기(VIIRS)를 이용해 찾아내는 데에도 성공했다. 이를 통해 2017년 108척, 2018년 130척의 오징어잡이 선박을 찾아냈다. 


이들이 찾아낸 중국 불법 선박은 총 1600척이 넘는다. 잡아들인 오징어는 16만4000t으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4억4000만 달러(5263억 원) 어치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공식적으로 가장 많은 오징어 어획량을 올린 일본과 한국의 전체 어획량을 더한 것과 맞먹는 양이다. 박재윤 글로벌피싱워치 수석데이터과학자는 “이런 규모의 불법 선단은 중국 전체 원양어선의 3분의 1에 달하는 규모”라며 “한 국가의 상업 선단이 다른 나라 수역에서 저지른 불법 조업 사례 중 가장 큰 규모”라고 말했다. 

 

플래닛랩스의 위성이 촬영한 중국 불법 쌍끌이 기선의 모습이다. 두 척이 짝을 이뤄 이동하는 모습이 선명히 보인다. 플래닛랩스 제공
플래닛랩스의 위성이 촬영한 중국 불법 쌍끌이 기선의 모습이다. 두 척이 짝을 이뤄 이동하는 모습이 선명히 보인다. 동그라미는 인공신경망이 쌍끌이 기선을 식별했다는 표시다. 플래닛랩스 제공

연구팀은 10~20m 크기에 전구를 5~20개 단 어두운 소형 북한 어선이 러시아 연안에 진출해 오징어를 잡는 상황을 발견했다. 2018년에만 약 3000척이 이런 불법 조업에 나섰다. 이정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위원은 “길이가 50m에 첨단 장비로 무장한 중국 쌍끌이 어선과의 경쟁 때문에 북한 어민들이 인근 러시아 해안까지 밀려난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이 탄 소형 목선은 열악한 장비를 지녀 먼 거리를 항해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수백 척의 북한 어선이 러시아나 일본 해안을 표류하고 일부 어민의 죽음으로 이어지기도 하는데, 이런 일이 대형 장비로 무장한 중국 어선의 북한 수역 진출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게다가 이들의 활동 시간은 2015년에 비해 2018년 약 6배 늘어나서 사태가 최근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캐서린 세터 미국 산타크루즈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북한의 영세 어민들이 먼 바다로 내몰리고 있다”며 “늘어나는 북한 인권 인권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불법조업 행위가 지나친 남획으로 이어져 동해의 어류 자원을 고갈시키고 해양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2003년 이후 한국과 일본의 오징어 어획량은 각각 80%와 82% 줄어든 상태이며, 이 배후에 중국의 불법 조업이 있다는 것이다. 북한 어민의 생존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여러 국가 사이에서 정치적 외교적 이유로 제대로 관리되지 않던 수역을 새로운 위성 기술을 활용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위는 북한 동해에서 활동하는 중국 오징어잡이배다. 50m가 넘는 크기에 조명도 매우 많아 밝다. 아래 왼쪽은 중국의 쌍끌이 기선 저인망의 모습이다. 이런 어선 두 척이 짝을 지어 조업을 한다. 길이는 30m 이상이다. 아래 오른쪽은 북한 영세 오징어잡이배다. 길이가 길어야 20m다. 동해어업관리단, 이승호 씨 제공
위는 북한 동해에서 활동하는 중국 오징어잡이배다. 50m가 넘는 크기에 조명도 매우 많아 밝다. 아래 왼쪽은 중국의 쌍끌이 기선 저인망의 모습이다. 이런 어선 두 척이 짝을 지어 조업을 한다. 길이는 30m 이상이다. 아래 오른쪽은 북한 영세 오징어잡이배다. 길이가 길어야 20m다. 동해어업관리단, 이승호 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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