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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더딘 코로나19 '집단면역' 이대로면 2차 대유행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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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더딘 코로나19 '집단면역' 이대로면 2차 대유행 온다

2020.06.15 07:00
전세계 감염자 750만명 넘었지만 항체 60% 보유한 나라 아직 없어
코로나19 여파로 텅 비어 있는 교실의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백신 등을 통해 인구 상당수가 항체를 얻는 집단면역이 형성돼야 비로소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연합뉴스 제공
코로나19 여파로 텅 비어 있는 교실의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백신 등을 통해 인구 상당수가 항체를 얻는 '집단면역'이 형성돼야 비로소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연합뉴스 제공

전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자가 750만명을 훌쩍 넘어선 가운데 2차 대유행에 대한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로버트 레트필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지난 4월 21일(현지시간) 올 겨울 미국에서 2차 파동이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호주와 러시아 보건당국도 올 가을 2차 파동을 예상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도 지난 4월 이뤄진 언론브리핑에서 “2차 대유행은 올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같은 날 "2차 대유행에 대한 경고는 과장이 아니라, 과학과 데이터에 근거한 진지한 충고”라고 말했다. 각국 보건당국의 이런 경고들은 대다수 국가들이 여전히 코로나19의 항체 형성률이 낮다는데 근거하고 있다.

 

항체는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역할을 하는 물질이다.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병원체가 몸속에 들어오면 면역세포들은 이를 인지하고 공격하는데 이 과정에서 항체가 생성된다. 항체는 병원체가 가진 특이 단백질(항원)에 달러붙어 이를 제거한다. 항원과 항체의 관계는 마치 자물쇠와 열쇠의 관계처럼 한쌍으로 작동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도 딱 맞는 항체가 따로 존재한다. 항체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의미는 다시 감염될 수 있다는 뜻이다.

 

항체 형성률은 백신과 더불어 코로나19 사태 종식을 이끌 대안으로 지목된 ‘집단면역’에선 매우 중요한 수치다. 집단면역은 지역 사회 구성원 상당수가 항체를 가진 상태를 뜻한다. 전문가들은 전 국민의 60~70%가 항체를 보유하면 감염병의 전파가 느려지거나 멈춘다고 보고 있다. 전파력이 높은 감염병일수록 종식을 위해선 집단면역 형성이 중요하다. 공기로 전파되는 홍역은 인구의 95%가 면역력을 갖춰야 집단면역이 형성되는 것으로 판단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코로나19로 집단면역 정책을 공식적으로 내세운 나라는 없다. 일부 외신과 국내 언론이 집단면역 정책을 펼친 나라로 지목한 스웨덴도 주한스웨덴대사관을 통해 확인한 결과 실제 정책을 펼친 일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가 전세계를 한차례 강타했지만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주를 제외하고 다른 나라의 항체 형성률은 낮은 편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이달 11일 북부 롬바르디아의 인구 57%가 항체 형성했다고 발표했다. 반면 코로나19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미국 뉴욕 시민들의 항체 형성률은 25%, 영국 런던 시민의 항체형성률은 17%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스웨덴 정부는 지난 4월 말까지 수도 스톡홀름에서 스웨덴 국민의 항체 형성률은 7.3%에 머문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일본도 이달 10일까지 0.43%, 스페인은 이달 4일까지 5.2%에 머문다는 결과를 내놨다. 과학자들은 항체 형성률이 낮은 원인으로 각국의 방역조치로 사회 구성원들이 코로나19에 충분히 노출되지 않았다는 점, 항체 형성이 잘 안되는 고유한 특성을 꼽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제공
질병관리본부 제공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가을과 겨울에 2차 파동을 맞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러스는 보통 기온이 내려가는 가을과 겨울에 더 활발하게 작동한다. 코로나19는 이와 달리 계절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것으로 나왔지만 그래도 여름보다는 서늘한 날씨에 환자가 더 많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2차 파동이 일어날 조짐은 곳곳에서 포착된다. 전세계적으로 여전히 대규모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고 확산세가 꺾인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대다수 국가들도 소규모 감염사례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언제든 조건만 마련되면 작은 불씨가 큰 불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과학자들은 큰 피해 없이 집단면역에 성공하려면 의료적 대비태세와 함께 항체 연구에 공을 더 들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19 항체 자체에 대해서는 알려진 게 많이 없다. 코로나19 항체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도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까지 나온 연구결과들을 종합하면 중증은 1~2주 사이, 경증은 2~3주 사이에 코로나19 항체를 검출할 수 있다. 영국 연구팀은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된 사람의 경우 시간이 흐르며 면역력이 떨어지다가 80일 뒤 다시 감염될 수 있다는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자들은 사회 구성원의 항체 형성률을 파악하면 2차 파동이 왔을 때 감염 규모를 예측하는데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항체에 대한 정보는 아직 백지 상태"라며 “감염된 환자 중 중화항체가 얼마나 생기고, 어느 정도의 방어력을 가지고 있는지,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하며 예방효과를 내느냐가 향후 방역 전략 등을 짜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방역당국도 이런 목적을 갖고 지난달 말부터 올해 국민건강영양조사의 잔여 혈청과 코로나19 집단발생 지역인 대구경북 지역 주민 혈청을 이용해 항체 형성률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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