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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재단 이사장 4명 연이은 중도 사퇴…요원한 기관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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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재단 이사장 4명 연이은 중도 사퇴…요원한 기관 정상화

2020.06.09 18:46
한국과학창의재단
한국과학창의재단

안성진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이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임기가 1년 넘게 남은 상황에서 사의를 표명한 것을 두고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과학문화 확산과 대중화, 과학인재 육성을 통한 국내 과학기술 발전이라는 미션을 내세운 창의재단이 5년여간 기관장 취임과 사임을 반복하며 기관이 파행 운영되고 있다. 

 

창의재단은 올해 2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비위기관에 대해 수수방관하는 부처는 각성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청원글에서 창의재단 내부의 일부 채용비리, 사업 입찰 과정에서의 특정업체 몰아주기, 재단 간부 성희롱 및 갑질 등이 공개돼 진위 여부를 놓고 내홍에 휩싸였다. 특히 창의재단의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같은 창의재단 내부의 문제가 수년전부터 지속적으로 불거졌음에도 불구하고 기관을 정상화시키지 못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2014년 이후 임기 채운 이사장 한명도 없어

 

2014년 10월 김승환 포스텍 물리학과 교수가 이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창의재단 이사장 중 3년 임기를 채운 이사장은 한 명도 없다. 김승환 전 이사장은 2016년 9월 취임 2년여만에 사임했다. 

후임으로 박태현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가 2016년 12월 부임했으나 2018년 1월 사임했다. 당시 박태현 전 이사장은 박근혜 정부 말기에 선임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사퇴 권유를 받아 2018년 1월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현 이사장 후임으로 선임된 서은경 전북대 물리학과 교수는 2018년 5월 이사장에 취임해 100일도 채 지나지 않은 8월 20일 사임했다. 서은경 전 이사장은 취임 후 교수 시절 연구비 부정 집행 의혹이 불거졌고 사의를 표명했다. 

 

이번에 사임한 안 이사장은 성균관대 컴퓨터교육과 교수 출신으로 2018년 12월 부임했다. 과기정통부는 안 이사장이 사의 표명을 하기 전부터 재단 내부에서 불거진 일부 임직원 채용 비리와 경영진의 성과 평가 개입 등에 관한 종합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24대 김승환 이사장, 25대 박태현 이사장, 26대 서은경 이사장, 27대 안성진 이사장(왼쪽부터) 모두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사임하게 됐다. 한국과학창의재단 제공
24대 김승환 이사장, 25대 박태현 이사장, 26대 서은경 이사장, 27대 안성진 이사장(왼쪽부터) 모두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사임하게 됐다. 한국과학창의재단 제공

과기정통부의 창의재단에 대한 종합감사 결과가 아직 나오진 않았지만 지난 2월 청와대 국민청원을 시작으로 창의재단을 둘러싼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았다. 일부 임원들의 채용 비위, 특정 업체와 학회의 일감 몰아주기 등 의혹들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안성진 이사장은 과기정통부의 종합감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사의를 표명해 의혹을 더 부추기고 있다. 

 

조경옥 과기정통부 과학기술문화과장은 “종합감사에 대한 정확한 내용은 감사관실에서 진행하고 있다”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내용들을 포함해 기관 운영 전반에 대한 종합감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수년 전부터 창의재단 사업 도덕성 ‘빨간 불’

 

창의재단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서은경 전 이사장이 100일도 안돼 사임한 직후인 2018년 10월 이사장 공석 기간 이뤄진 국정감사에서는 당시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이 창의재단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근거로 2016년 일부 직원이 외주업체로부터 유흥주점 향응과 성매매까지 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준정부기관인 창의재단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건을 계기로 강력한 혁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안팎에서 제기됐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창의재단 내부에서 각종 비위 의혹들이 공공연하게 외부로 흘러나오면서 기관 정상화와는 동떨어진 행보를 보였다. 급기야 올해 2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까지 창의재단 내부의 비위를 고발하는 내용의 글이 게재됐다. 

 

창의재단이 내홍을 겪으면서 과학문화 확산과 과학교육을 통한 창의적 인재 양성이라는 본연의 임무 수행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창의재단의 주요 역할 중에는 과학 국정교과서 교육과정 개발과 인정이 포함돼 있다. 기관의 운영만 놓고 볼 때 이같은 중요한 역할들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었겠느냐는 의문이 나오는 것이다. 

 

과학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창의재단은 과학문화를 확산하고 창의적인 과학교육을 통한 인재 양성보다는 과기정통부의 업무를 대행하는 수동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데 급급했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기관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고유의 목적에 맞는 활동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도록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의재단 사태에 대한 과학계의 안타까움과 과기정통부에 대한 실망감은 어느 때보다 크다. 교육과학부와 미래창조과학부, 과기정통부를 거치며 창의적 인재 양성과 과학문화 확산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망가졌다는 게 대체적인 안팎의 시각이다.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는 “최근 이사장을 보면 과학자들이 대부분인데 과학자들이 기관을 맡아 문제를 일으켰다는 점에서 굉장히 부끄러운 일”이라면서도 “창의재단 이사장 개인의 문제도 있겠지만 창의재단을 관리해야 하는 과기정통부가 정상화시켰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문제가 터져 나온 것은 과기정통부의 관리능력 부재, 무능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창의재단은 과학기술문화 창달 및 창의적 인재육성 지원을 목적으로 1967년 설립됐다. 수학 및 과학 국정교과서 개발 지원 등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으며 연간 약 1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준정부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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