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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리포트] 스마트폰 100배 줌해도 화질 선명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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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리포트] 스마트폰 100배 줌해도 화질 선명한 이유

2020.04.25 06:00
 

삼성전자가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한 ‘갤럭시 S20 시리즈 언팩(공개)’ 행사에서 100배 배율의 디지털 줌 기능을 갖춘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 S20 울트라’를 발표했다. 지난해 9월 화웨이가 30배 디지털 줌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 ‘메이트 30 프로’를 공개한 지 5개월 만이다. 화질 전쟁, 카메라 개수 전쟁에 이어 초고가 스마트폰 시장에 불어닥친 ‘줌(zoom)’ 기술 전쟁을 취재했다.

 

광학 줌 vs. 디지털 줌


이미지를 확대 촬영하는 방법은 ‘광학 줌’과 ‘디지털 줌’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있다. 광학 줌은 렌즈의 배열로 초점거리를 변화시켜 멀리 있는 피사체를 확대 촬영하는 방식이다. 피사체에서 반사되는 빛이 굴절되는 정도를 바꿔 카메라에 상이 크게 맺히게 하므로 화질 저하가 없다. 하지만 렌즈 사이사이의 거리를 확보하는 것이 어려운 스마트폰과 같은 소형 촬영기기엔 적용하기 어려운 방식이다.


디지털 줌은 고화질의 사진을 찍고 소프트웨어 차원에서 원하는 부분의 크기를 일정한 비율로 늘려 보여주는 방식이다. 즉 1000만 화소의 이미지 센서를 장착한 스마트폰 카메라로 10배 줌을 해서 촬영하면, 촬영된 이미지의 화질은 100만 화소로 줄어들게 된다. 확대 촬영한 이미지를 고화질로 얻기 위해서는 화소 수가 큰 고성능 이미지 센서가 필요하다.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이미지 센서는 디지털카메라나 천체망원경에 쓰이는 CCD(전하결합소자)형이 아닌, CMOS(상보성금속산화막반도체)형이다. 과거 삼성전자에서 이미지 센서 개발팀장을 지냈던 박상식 세종대 전자정보통신공학과 교수는 “CMOS는 소비전력이 CCD의 5~10% 수준으로 작고 다른 트랜지스터와 결합해 단일 칩으로 구성할 수도 있다”며 “이미지 센서 산업 전체에서 CMOS가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잠망경 구조로 업그레이드된 광학 폴디드 줌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갤럭시 S20 울트라에는 프리즘으로 빛을 직각으로 굴절시킨 뒤 가로로 놓인 렌즈와 이미지 센서에 상을 맺히게 하는 줌 방식이 적용됐다. 카메라 모듈을 얇게 유지하면서 렌즈의 이동 거리를 충분히 확보해 최대 5배 광학 폴디드 줌 기능을 완성했다 삼성전자 제공

최근 개발되는 고가의 스마트폰들은 고성능 이미지 센서로 구현하는 디지털 줌에 최신 광학 폴디드 줌을 더해 최대 줌 기능을 구현하고 있다.


광학 줌 배율을 높이려면 이미지 센서와 렌즈 간 거리를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두께가 얇은 스마트폰에서 단순히 거리를 늘리려고 들면 카메라만 툭 튀어나온 일명 ‘카툭튀’ 현상이 심화된다. 대표적인 예가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 5나 애플의 아이폰 6 등이다. 


화웨이는 잠망경 구조를 본뜬 광학 폴디드(folded) 줌 방식을 처음으로 적용함으로써 이런 문제를 극복했다. 잠망경은 세로 방향이 아닌 가로 방향으로 렌즈를 눕혀서 배열하고, 외부에서 오는 빛을 90도 굴절해 촬영한다. 


화웨이는 메이트 30 프로에 빛을 굴절시키는 프리즘과 5개의 렌즈, 이미지 센서를 가로로 배치하고, 5개의 렌즈 사이의 초점거리를 마이크로 구동 모터로 움직여 광학 줌 배율을 높였다. 화웨이는 이 방식으로 기존에 2배 수준에 머물렀던 광학 줌 배율을 3배로 상승시켰다. 


삼성전자도 2019년 1월 이스라엘의 카메라 설계기업인 코어포토닉스(Corephotonics)를 인수한 뒤 이들의 기술력을 활용해 갤럭시 S20 울트라 모델에 최대 5배 광학 폴디드 줌을 구현했다. 갤럭시 S20 울트라는 최근 공개된 갤럭시 S20 시리즈 중 최상급 모델이다. 


박 교수는 “갤럭시 S20 울트라의 화면 크기는 6.9인치에 달한다”며 “가로로 렌즈를 배치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돼 광학 폴디드 줌 방식을 적용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고가의 디지털카메라용 줌 렌즈는 길이가 30cm에 이를 만큼 경통이 거대하다. 이 안에 배치한 렌즈로 초점거리를 확보해 80배 이상의 광학 줌을 구현한다. 


박 교수는 “디자인의 한계 때문에 스마트폰에서 광학 줌만으로 80~100배 배율을 달성하긴 어렵다”면서도 “나노기술이 급격하게 발달하고 있어 고성능 이미지 센서와 광학 줌을 융합하면 줌 성능을 충분히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100배 줌, 얼마나 잘 보일까 

 

삼성전자의 갤럭시 S20 울트라의 망원 카메라를 사용하면 최대 100배 디지털 줌이 가능하다. 사진은 해변의 강아지를 30배 확대한 모습이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갤럭시 S20 울트라의 망원 카메라를 사용하면 최대 100배 디지털 줌이 가능하다. 사진은 해변의 강아지를 30배 확대한 모습이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2019년 5월 1.33인치 면적에 0.8µm(마이크로미터·1µm은 100만분의 1m) 선폭으로 1억800만 화소를 담은 CMOS형 이미지 센서 ‘아이소셀 브라이트 HMX’를 출시했다. 


박 교수는 “0.7~0.8µm 선폭을 다루는 반도체 공정 기술로 개발한 1억 화소급 이미지 센서가 조만간 스마트폰에 보편적으로 쓰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이번에 출시된 갤럭시 S20 울트라 모델의 광각렌즈에는 1억800만 화소 이미지 센서가 적용됐다. 줌 기능을 구현하는 렌즈에는 4800만 화소의 이미지 센서가 포함됐다. 삼성전자는 이것으로 100배 배율의 디지털 줌 기능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100배 배율은 어느 정도로 잘 보일까. 화웨이 메이트 30 프로와 성능차이를 통해 비교해 보자. 카메라 성능 비교업체 DXO마크는 메이트 30 프로의 30배 디지털 줌을 사용하면 약 1km 거리에 떠 있는 배의 기관실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식별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1km면 보통 속도로 걸어서 10분 정도 걸리는 거리다. 


게다가 20배 줌까지는 화질 저하도 전혀 없었다. 메이트 30 프로에 적용된 줌 렌즈용 이미지 센서는 800만 화소다. 박 교수는 “갤럭시 S20 울트라는 센서의 성능이 더욱 향상된 만큼 화웨이 메이트 30 프로의 성능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줌 기술 경쟁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전문가들은 기술력보다는 수요가 관건이라고 봤다. 박 교수는 “오늘날 스마트폰은 약 7인치 수준으로 충분히 커졌고, 줌 기능도 전문 카메라 수준에 가까워졌다”며 “동물이나 풍경을 찍는 전문 사진가가 아닌 이상, 현재 줌 기능만으로도 일상 생활에선 최상급에 다다른 수준”이라고 말했다. 


심도카메라용 이미지 센서를 연구 중인 최재혁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반도체 나노 공정이 고도화될수록 이미지 센서의 화소와 정보처리 능력은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며 “줌 성능을 향상시킬 기술적인 여력은 많지만, 소비자의 수요에 따라 기업이 이를 실제 제품에 도입할지를 결정해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 관련기사 과학동아 4월호,  스마트폰 100배 줌해도 화질 선명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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