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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당뇨 합병증용 신약후보물질 코로나19 억제 효과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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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당뇨 합병증용 신약후보물질 코로나19 억제 효과 확인"

2020.04.14 13:42
압타바이오, 당뇨 합병증용 NOX 저해 후보물질 'APX-115'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중
압타바이오 제공
압타바이오 제공

국내 바이오 벤처 기업이 개발 중인 당뇨 합병증 치료 후보물질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을 유발하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당뇨 합병증 치료제 후보물질로 개발된 이 물질은 이미 안전성(약물 독성)을 시험하는 임상 1상을 마친 상태여서 곧바로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상을 실시해 약효와 적정 투약량을 결정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압타바이오는 자사가 개발 중인 녹스(NOX) 단백질 저해제 후보물질인 ‘APX-115’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인체세포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녹스는 ‘니코틴아마이드아데닌다이뉴클레오타이드인산(NADPH) 산화효소’의 약자다. 세균이나 바이러스로부터 몸을 방어하는 등 다양한 체내 생리활동에 관여하는 효소로 체내에 7종이 있다.

 

하지만 녹스가 작동하는 과정에서 화학적 반응성이 강한 활성산소가 형성되는데, 그 결과 염증과 섬유화 등 다양한 병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녹스는 평소에는 활성이 적은데, 감염 등 이상이 발생하면 활성이 증가하면서 많은 활성산소를 만든다.


압타바이오에 따르면 APX-115는 두 가지 녹스의 활성을 조절해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증식을 막을 수 있다. 먼저 바이러스가 번식하려면 인체 세포 안으로 침투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엔도솜이라는 세포내기관이 필요하다. 바이러스는 엔도솜을 마치 주머니처럼 활용해 그 안에 담긴 채 세포 안에 침투한다. 침투 뒤에는 엔도솜 안의 녹스2 단백질을 활성화시켜 활성산소를 다량으로 만들고, 자신의 바이러스 유전물질을 복제할 준비를 한다.

 

APX-115는 이 과정에 관여하는 녹스2를 억제해 바이러스 유전물질 복제를 막고, 결과적으로 바이러스의 증식을 막는다. 또 코로나19의 주요 증세인 급성 폐렴과 섬유화가 일어날 경우, 이 과정에 관여하는 효소인 녹스4를 막아 폐세포의 염증을 증상을 치료한다.

 

문성환 압타바이오 사장은 “인체세포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유력한 치료제 후보물질로 꼽히는 ‘렘데시비르’의 3분의 1 정도의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4주간 진행된 동물(쥐) 대상 실험에서 폐 세포 손상을 줄이는 치료 효과도 확인했고 다른 폐섬유화 치료제가 보이는 간수치 상승 등의 부작용도 없었다”며 “다른 후보물질과 경쟁해볼 만하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수진 압타바이오 대표는 “APX는 인체세포의 녹스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기 때문에 바이러스 변이 등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를 일으키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감염 경로와, 이 가운데 APX-115가 억제하는 과정을 표시했다. 윤신영 기자
코로나19를 일으키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감염 경로와, 이 가운데 APX-115가 억제하는 과정을 표시했다. 윤신영 기자

현재 유망한 치료제 후보물질 가운데 APX-115와 같은 원리를 사용하는 것은 없다. 렘데시비르는 체내에서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인 리보핵산(RNA)의 염기분자 가운데 하나와 비슷한 구조를 지니고 있어 바이러스가 증식할 때 염기분자 대신 복제효소에 들어가 복제를 방해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말라리아 치료제이면서 코로나19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클로로퀸이나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바이러스가 인체세포에 감염될 때 인체세포 표면의 표적 단백질(ACE2)에 붙는 과정을 방해한다. 칼레트라(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 복합제)는 단백질 분해효소를 방해해 바이러스가 필요한 단백질을 이용하지 못하게 방해한다. 

 


압타바이오는 국내에 코로나19 관련 치료제 신속심사 가이드라인이 정해지면 최대 100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약효와 적정 투약량을 확인하는 임상 2상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APX-115를 당뇨병에 의해 신장이 섬유화되고 손상되는 당뇨병성 신증을 대상으로 체코와 헝가리, 세르비아, 불가리아 등에 임상2상을 신청한 상태다. 승인될 경우 바로 유럽 병원 22곳에서 14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다. 실험용 약도 생산을 마친 상태다. 


이 대표는 “이 방식으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는 경쟁자는 아직 없다”며 “경증 후반~중증의 폐렴 소견을 지닌 코로나19 환자들에게 임상적으로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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