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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 입돌아간다'는 처서도 지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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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 입돌아간다'는 처서도 지났는데

2013.09.23 18:00
따뜻한 9월 날씨, 모기 번식 왕성···일본뇌염 등 전염병 우려 급증

 

일본뇌염 바이러스를 옮기는 작은빨간집모기 - 동아일보DB 제공
일본뇌염 바이러스를 옮기는 작은빨간집모기 - 동아일보DB 제공

  직장인 이보미 씨(29·여)는 추석 연휴 기간에 친구를 만나 커피숍에서 수다를 떨고 집에 들어와서 깜짝 놀랐다. 한여름에도 찾아볼 수 없던 모기에게 종아리를 세 군데나 물린 것이다.

 

  ‘모기도 입이 삐뚤어진다’는 처서가 한 달이나 지난 요즘 모기에 물렸다거나 한밤중에 모기 소리 때문에 잠을 설쳤다는 사람이 많다. ‘모기=여름’이라는 공식이 무색해지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로 가을이 집중호우와 폭염이 반복되는 여름보다 모기가 번식하기 더 적합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모기는 습도가 높고 25도 안팎의 온도에서 가장 잘 번식한다.

 

  실제로 올여름은 날씨가 더워 모기 유충이 서식하기 좋은 물웅덩이가 대부분 말라버린 데다 폭우로 모기 유충이 쓸려 내려가 모기를 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가을이 되면서 서울 기준으로 낮 최고 기온이 평균 27도였고 비가 내리는 날도 많지 않았다. 

 

  가을 모기가 기승을 부리면서 가장 크게 우려되는 점은 일본뇌염과 같은 전염병 발병 위험이 커졌다는 것이다. 

 

  일본뇌염은 작은빨간집모기에 물렸을 때 발병하는 급성 바이러스성 전염병. 발병 초기에는 고열, 두통, 구토 등의 증상을 보이다가 심해지면 경련을 일으키거나 의식불명 상태가 된다.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지난달 말 올해 처음으로 대구 지역에 일본뇌염 양성판정 환자가 나왔다. 현재까지 대구에서만 4명의 의심환자가 추가로 나오는 등 가을 모기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서울 같은 대도시는 빌딩 정화조나 아파트 보일러실, 엘리베이터 등 1년 내내 모기가 서식하기 적합한 환경이 많아 전염병이 확산될 위험이 크다.

 

  신이현 질병관리본부 질병매개곤충과 연구관은 “작은빨간집모기는 봄부터 가을까지 활동하는데 따뜻한 공간이 많을 경우 활동 기간이 길어진다”며 “빌딩 정화조 등 따뜻한 공간이 많은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모기에게 물릴 확률이 더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가을 모기가 많아지면서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모기약과 모기채 등 판매량도 급증하고 있다.

 

  롯데마트가 이달 1~21일 매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스프레이, 향, 액체 등 모기약 5종의 매출이 15.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여름(6~8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동시에 모기채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6% 늘었다.

 

  이호철 롯데마트 생활용품 상품기획자는 “모기 살충도구 진열 면적을 지난해보다 20% 늘렸다”며 “보통 8월 말까지 하던 모기 살충제 행사를 올해는 가을에 다시 여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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