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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구조물로 사막화 지역 녹지로 되돌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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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구조물로 사막화 지역 녹지로 되돌려요”

2018.09.03 17:35

제64회 전국과학전람회 심사결과 발표
손승연·최경준 학생 등 과학전람회 대통령賞 

 

‘제64회 전국과학전람회’ 학생부문에서 지의류 정착에 최적화된 구조물 제작을 통한 사막화 지역의 녹지화에 대한 탐구로 대통령상을 받은 청주 충북과학고 학생들이 3일 정부과천청사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제64회 전국과학전람회’ 학생부문에서 지의류 정착에 최적화된 구조물 제작을 통한 사막화 지역의 녹지화에 대한 탐구로 대통령상을 받은 청주 충북과학고 학생들이 3일 정부과천청사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세계적으로 사막화 현상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사막화된 지역을 녹지로 되돌리기 위해 생태계 조성의 기초가 되는 지의류(地衣類·균류와 조류의 공생 식물군)를 정착시킬 방법을 고민했어요.”

 

‘제64회 전국과학전람회’ 학생부문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청주 충북과학고 팀의 손승연 양(충북과고 3)은 3일 정부과천청사에서 탐구 활동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손 양은 지의류 정착에 최적화된 구조물 제작을 통한 사막화 지역의 녹지화에 대한 탐구로 대상을 받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전국과학전람회 심사결과를 발표했다. 과기부가 주최하고 국립중앙과학관이 주관하는 전국과학전람회는 연구활동을 통해 과학기술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이해를 높이기 위해 1949년부터 전 국민을 대상으로 매년 열리고 있다. 올해 대회에는 5982점의 작품이 출품됐으며 지역 예선을 거쳐 학생부문 267점, 교원·일반부문 33점 등 총 301점이 지난달 열린 전국 본선에 진출했다. 이 중 대통령상과 국무총리상 수상작은 각각 2점씩 선정됐다. 최우수상(과기정통부 장관상)은 총 12점에 수여됐다.

 

교원·일반부문 대통령상은 블록형 코딩 툴인 스크래치를 이용해 소프트웨어로 실험을 설계할 수 있는 화학실험 장치를 개발한 강순기 동백초 교사와 류태욱 전남기술과학고 교사 팀이 받았다. 국무총리상은 개감수 뿌리 즙의 유포르본 성분을 활용해 치약 효능의 지속 시간을 2배 이상 늘린 치약을 개발한 학생부문의 천안 도하초 안지후 양(도하초 4)과 최예근(도하초 5) 군 팀과 저렴한 판유리를 이용해 빛의 회절간섭 실험 장치를 고안해낸 교원·일반부문의 남현정 동명초 교사와 강창원 홍광초 교사에게 돌아갔다. 

 

‘제64회 전국과학전람회’ 학생부문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충북과학고 팀의 지의류 정착에 최적화된 구조물. 바람에 날리는 모래가 기본 골격 위에 쌓이면서 동굴처럼 뜨거운 직사광선이 들지 않고 습도가 높은 환경의 구조물이 완성되도록 만들었다. - 과천=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제64회 전국과학전람회’ 학생부문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충북과학고 팀의 지의류 정착에 최적화된 구조물. 바람에 날리는 모래가 기본 골격 위에 쌓이면서 동굴처럼 뜨거운 직사광선이 들지 않고 습도가 높은 환경의 구조물이 완성되도록 만들었다. - 과천=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 사막서 지의류 생장 돕는 사구 형태 구조물

 

손 양과 최경준(충북과학고 3) 군으로 구성된 충북과고 팀은 사막 한가운데서도 지의류가 생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친환경 구조물을 제작했다. 이 구조물의 기본 골격은 뒤쪽으로 갈수록 높이가 점점 낮아지는 아치형 목조 골격 사이를 그물망으로 연결한 형태다. 최 군은 “사막에 설치하면 모래바람에 의해 자연적으로 골격구조 위로 사구(砂丘)가 형성되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바람에 날리는 모래가 그물망 위에 쌓이면서 동굴처럼 뜨거운 직사광선이 들지 않고 습도가 높은 환경의 구조물이 완성되도록 한 것이다. 손 양은 “골격의 길이, 너비, 높이를 바꿔가면서 풍동실험을 진행해 최적의 구조를 찾았다”고 말했다.

 

특히 골격 사이를 연결한 그물망은 바람이 부는 방향과 같은 방향(역경사 방향)으로 경사면이 내려가도록 설치했다. 손 양은 “같은 위치에서 물을 공급하더라도 역경사 그물을 설치했을 때 수분 공급량이 극대화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 쌓인 모래가 다시 바람에 날리거나 무너지지 않도록 탄산칼슘을 만드는 박테리아인 ‘스포로사르시나 파스테우리(SP)’를 살포해 쌓이는 모래가 단단하게 고화되도록 했다. SP 박테리아는 콘크리트의 빈틈을 메우는 데도 활용되는 미생물이다.
 
충북과학고 팀은 모래 위에 골격구조를 설치하고 바람을 일으켜 사구 형태의 구조물을 완성한 뒤 지의류를 심고 수분과 빛을 공급했다. 그 결과, 같은 조건에서도 구조물이 있는 곳에서만 지의류가 잘 자라났다. 손 양은 “황폐화된 지역에 대형 구조물 하나를 설치하는 것보다는 소형 구조물 다량을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해 동시다발적으로 지의류가 잘 자라도록 만들어 준다면 녹지화가 빨리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심사위원장인 임철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은 “봄철 황사의 원인이 사막화에 기인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적정 기술로도 활용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교원·일반 부문 대통령상을 받은 소프트웨어 기반 화학실험 장치. - 과천=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교원·일반 부문 대통령상을 받은 소프트웨어 기반 화학실험 장치. - 과천=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 누구나 손쉽게 화학실험 설계할 수 있는 디지털 실험장치

 

교원·일반 부문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소프트웨어 기반 화학실험장치는 실험 설계를 하는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처리용 마이크로컴퓨터, 시약을 공급하거나 변화를 감지하는 실험 장치로 구성돼 있다. 실험 설계와 조작은 컴퓨터로 하고, 결과는 실제 화학반응으로 얻는다. 중화반응, 전기화학 등 실험을 소프트웨어로 간편히 설계할 수 있고 용액의 농도와 시약의 양 등 다양한 변인을 조절해 정확한 실험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강순기 교사는 “이 장치는 스크래치를 통해 프로그래밍에 대해 모르는 학생이나 교사도 원하는 대로 실험장치를 설계할 수 있고, 초중고 교육과정 전반에 걸쳐 활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개감수 뿌리 추출물로 고효능 치약을 개발한 안지후 양은 “할머니 병문안을 갔다가 할머니가 개감수 뿌리를 씹은 뒤 양치를 하시는 것을 보고 탐구하게 됐다”며 “실험을 통해 개감수 뿌리 즙에 포함된 유포르본 성분이 치아 표면의 산성도(pH)를 약산성에서 중성화 시켜 주고, 치약의 점성을 높여 일반 치약보다 지속 시간을 기존 4시간에서 9시간까지늘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최 군은 “개감수는 양치 전 입 속 수분을 제거해 치약의 효능을 증대시키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무총리상을 받은 판유리를 이용한 빛의 회절간섭 실험 장치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판유리로 빛의 반사, 굴절, 회절을 관찰할 수 있는 장치다. 강창원 교사는 “보통 빛의 회절간섭 실험 장치는 수십만 원에서 수백 만 원에 이르기 때문에 모든 학생들이 수업에 활용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판유리를 활용하면 비용이 100분의 1로 줄어든다”고 밝혔다. 판유리에 빛을 비추고 판유리 간의 각도, 간격 등 조건을 바꾸면 다양한 빛의 물리 현상을 관찰할 수 있고 2개의 판유리를 활용할 경우에는 단일슬릿과 이중슬릿에서 발생하는 간섭상도 관찰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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