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바로가기본문바로가기

동아사이언스

라돈 피해자 대책, 방사선량 측정법부터 현실에 맞게 고쳐야

통합검색

라돈 피해자 대책, 방사선량 측정법부터 현실에 맞게 고쳐야

2018.06.19 18:14

 

“현재 침대에서 나오는 라돈(원소기호 Rn) 방사선량은 매트리스 위에 측정기를 두고 잰 값입니다. 실제 생활에서 이불을 깔고 사용하는 것과 다르죠. 피해자의 건강에 대한 영향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사용 환경을 고려해 방사선 노출량을 재측정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재기 방사선안전문화연구소장이 라돈관리 대책에 대해 보다 현실적인 방사선피폭선량 측정법부터 마련해야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김진호 기자 제공
이재기 방사선안전문화연구소장이 라돈관리 대책에 대해 보다 현실적인 방사선피폭선량 측정법부터 마련해야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 김진호 기자 제공

 

대한방사선방어학회(이하 KARP)가 1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라돈 사건, 전문가가 답한다’라는 주제로 진행한 세미나에서 이재기 방사선안전문화연구소장(현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교수)이 한 말이다.

 

그는 “피해를 입은 사용자들이 직접 본인의 사용환경을 등록하는 시스템으로 사례를 데이터화해야 한다”며 “대표 사례를 뽑아 현실에 맞는 방사선 노출량을 잰 다음 그 영향을 보는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5월 대진침대에서 리콜 기준치인 연간 1mSv(밀리시버트, 연간노출된 방사선량을 나타내는 국제 단위)를 초과하는 라돈 방사선량이 검출되면서, 관련 업체에 대한 조사가 진행됐다. 그 결과 업체에 따라 1mSv에서 최대 13.75mSv의 방사선량이 검출됐다.

 

이 소장은 “기존 발표에 포함된 라돈 방사선량은 리콜 대상을 확인하기 위해 일관된 방법으로 측정된 값일 뿐”이라며 “실제 침대를 이용한 사용자의 위험성을 판단하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실질적인 방사선량을 알려면 라돈의 종류와 침대를 사용했던 환경을 고려해 피해자들이 잠정적으로 피폭된 양을 상정하고, 그에 따라 인체가 받을 수 있는 영향을 추적 및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라돈의 종류에는 생성 과정에 따라 질량수가 다른 222Rn과 220Rn이 있다. 학계에선 222Rn을 라돈, 220Rn은 토론이라 부른다. 222Rn은 토양이나 암석에서도 발생하며 건축재료에 포함돼 집안뿐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도 연간 평균 5mSv 정도는 인체에 노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감기가 3.8일이기 때문에 공기 중에 떠돌며 인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면 이번 대진 침대 사건으로 문제가 된 건 220Rn이다. 220Rn을 생성할 수 있는 물질인 모나자이트 분말을 매트리스에 쓴 것이 원인이 됐다. 반감기는 55.6초로 짧지만 우리가 매일 쓰는 침대에서 기준치 이상이 검출돼 위험성이 제기된 것이다.  김용재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연구원은 “222Rn과 220Rn은 반감기가 달라 사라지기까지 시간도 차이가 난다”며 “이를 고려한 피폭 방사선량을 측정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용자 환경에 맞는 측정 예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제공
사용자 환경에 맞는 측정 예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제공
 

KARP의 조사 결과, 대진침대의 경우 매트리스 위에 아무것도 두지 않았을때 222Rn과 220Rn을 합친 방사선량이 1870 Bq(베크렐)/m3이며, 복사용지를 두 장 깔았을때는 1250 Bq/m3, 얇은 이불을 두장 겹쳤을 때는 556 Bq/m3로 떨어지는 것이 확인됐다. 매트리스 위에 비닐을 깔면 6 Bq/m3까지 떨어졌다. Bq/m3은  부피 당 방사선량을 나타내는 단위로, 148 Bq/m3으로 1년간 노출될 경우 1mSv로 표현된다. 즉 문제가 된 침대 제품의 경우, 비닐을 깔지 않는 이상 국내 안전 기준치를 상회한다는 것이다.

 

현재 리콜 기준치를 상회하는 침대를 사용한 사람들이 받은 인체 영향은 확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진영우 한국원자력의학원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장은 “연간 100mSv 이상 방사성 물질에 노출될 때 각종 질병을 일으킨다는 것은 (원폭사례조사 등으로) 과학적으로 입증돼 있다”며 “하지만 그 이하로 노출됐을 경우에는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라돈 침대 사건 역시 100mSv 이하로 노출된 것으로 질병과의 명확한 인과관계를 따질 수 없지만, 위험성은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추적 조사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재기 소장은 “현실적으로 피해자가 얼마나 오랜 기간 동안 어느 정도의 라돈에 피폭됐는지를 보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짜야하는 이유”라며 “회수된 침대를 처리하는 문제와 함께 지금 당장 (이와 같은)논의가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라돈사건, 전문가가 답한다 세미나에 참석한 3인의 전문가가 질의를 받고 있다-김진호 기자 제공
라돈사건, 전문가가 답한다 세미나에 참석한 3인의 전문가가 질의를 받고 있다-김진호 기자 제공

 

 

 

 

관련 태그 뉴스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8 + 6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