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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1000만 시대, 개와 고양이의 과학 ②] 먹이에 대한 본능은 정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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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1000만 시대, 개와 고양이의 과학 ②] 먹이에 대한 본능은 정반대

2016.02.03 18:00
있을 때 최대한 먹는 개 vs. 밥때 되면 많이 움직이는 고양이
오스트리아 빈수의과대학 제공
오스트리아 빈 수의과대 제공

 

‘인간의 가장 오래된 친구’로 불리는 개는 1만5000년 이상 인류와 함께 지내며 안락한 보금자리와 풍족한 먹을거리를 얻은 만큼 먹이 수호에 대한 본능을 잃어버린 것으로 보인다. 반면 고양이는 개보다는 인류와 붙어 지낸 기간이 짧은 만큼 이와는 다른 식습관을 가지고 있다.

 

● 개, 먹이 있을 때 최대한 많이 먹어

 

프리데리케 랑에 오스트리아 빈 수의과대 연구원팀은 늑대과학센터의 늑대와 개를 대상으로 본능에 대한 두 가지 실험을 진행한 결과 개가 먹이에 대한 본능을 잃어버렸음을 확인하고 2014년 ‘심리학프론티어(Frontiers in psychology)’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개와 늑대가 먹이의 양을 구분하는지 확인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늑대는 11마리 중 10마리가 모든 실험에서 본능적으로 많은 양의 먹이를 선택한 반면 개는 13마리 중 8마리만이 많은 양의 먹이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랑에 연구원은 “길들여진 개는 더이상 음식을 스스로 찾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먹이의 양을 구분하는 능력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늑대와 개에게서 먹이를 지키는 본능과 서열의 관계를 비교했다. 각 무리마다 가장 서열이 높은 개체와 가장 서열이 낮은 개체를 짝 지어 각자의 밥 그릇에 먹이를 준 것이다.

 

그 결과 늑대의 경우 서열이 낮더라도 자기 먹이를 지키는 모습을 보였지만, 서열이 낮은 개는 그렇지 못했다. 이는 먹이를 지켜야 한다는 본능보다 복종이 먼저라는 의미다. 이 결과는 ‘영국왕립학회지 B(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에 실렸다.

 

위키미디어 제공
위키미디어 제공

그렇다고 개가 먹이에 대한 본능을 모두 잃어버린 것은 아니다. ‘있을 때 최대한 먹자’는 본능은 남아 비만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

 

동물 사료업체 마스(Mars)의 월섬동물영양연구센터 아드리안 휴슨휴즈 연구원팀은 2012년 개에게 식사량을 제한하지 않고 계속 먹이를 제공하면 일일 섭취량의 최대 2배까지 먹는다는 연구 결과를 저널 ‘행동 생태학(Behavioral Ecology)’에 발표했다.

 

휴슨휴즈 연구원은 “개는 기회가 될 때 많이 먹는 습성이 몸에 밴 만큼 자연적으로 지방 함량이 높은 음식을 찾고 과식하게 된다”고 말했다.  

 

● 고양이, 사냥에 적합한 야생 유전자 보유

 

고양이는 학자마다 약간씩 이견이 있지만 최고(最古) 약 9300년 전에서 5000년 전 사이에 처음 길들여 진 것으로 추정된다. 길들여진 역사가 비교적 짧은 탓에 고양이는 야생의 본능을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다. 웨스 워렌 미국 워싱턴대 유전체연구소 교수는 고양이를 “반(半) 사육 상태의 동물”이라고 말했다.

  

pixabay 제공
pixabay 제공

워렌 교수팀이 길들여진 고양이와 고양이과 야생동물의 유전체를 비교 분석한 결과 집고양이에게서 나타나는 미각(TAS2R3 등)이나 시각·청각(MYO7A 등)과 관련 있는 유전자들이 고양이과 동물들의 조상부터 계속 이어져 온 것으로 확인됐다. 야생에서의 생존과 사냥을 위한 본능이 집고양이에게도 이어져 내려왔다는 뜻이다. 이 결과는 2014년 11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렸다.

  

고양이에게 사냥을 위한 유전자와 본능이 남아있다면 생고기를 먹여도 될까. 2013년 켈리 스완슨 일리노이주립대 동물과학부 교수팀은 고양이과 동물의 생고기 섭취를 영양학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동물과학저널(Journal of Animal Science)’에 발표했다.

 

생고기 안에는 고양이과 동물이 필요로하는 영양성분이 충분히 포함돼 있지만 리놀레산 등 불포화 지방산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완슨 교수는 “집고양이에게 생고기를 주는 것은 기생충 감염과 영양 불균형의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고양이에게 살코기만 제공할 경우 오히려 지방 섭취를 저해하기 때문에 필수 지방산을 섭취할 수 있도록 다른 영양소도 함께 제공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단백질이 많은 고기를 주면 장내 미생물에 변화가 일어날 수 있고 이로 인해 배설물 냄새가 고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pixabay 제공
pixabay 제공

한편 고양이는 식사량을 알아서 조절한다는 이유로 주기적으로 사료를 주기보다는 늘 먹이 그릇을 채워놓는 경우가 많다. 스완슨 교수팀은 2014년 이 같은 습관이 오히려 고양이의 비만을 불러온다는 연구 결과를 ‘동물과학저널(Journal of Animal science)’에 발표했다.

 

고양이는 주인이 먹이를 줄 기미가 보일 때 가장 많은 움직임을 보인다. 하루 4차례 먹이를 주거나 불규칙한 빈도로 사료를 제공할 때 고양이의 활동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적은 양의 사료를 자주 주는 것이 고양이의 비만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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