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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동조절장애, 잦은 짜증·욱하는 증상… 자신의 생각·감정을 다스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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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동조절장애, 잦은 짜증·욱하는 증상… 자신의 생각·감정을 다스려야

2013.01.30 00:00

직장인 손성국(가명) 씨는 걸핏하면 화를 내는 버릇이 있다. 일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곤 한다. 사소한 일에도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부하 직원에게 마구 호통을 치는 까닭에 ‘까칠남’이란 별명도 얻었다. 손 씨처럼 일상생활에서 습관처럼 화를 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운전을 하는데 누군가가 끼어들면 자신도 모르게 욕을 내뱉고, 축구나 야구 경기를 보다가 선수들이 실수라도 하면 분을 이기지 못하기도 한다. 분노 증상, 방치해선 안 돼 공격적인 충동을 억제하지 못해 심각한 폭력이나 파괴적인 행동을 한다면 병원에서 ‘충동조절장애’로 진단받을 수 있다. 충동조절장애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도벽, 방화, 도박중독, 발모(자신의 털 뽑기), 습관성 자해, 인터넷 중독, 쇼핑 중독 등이 있다. 충동적으로 어떤 일을 저지르기 전까지는 잔뜩 긴장한다. 그러다가 그 일을 실행하고 나면 쾌감, 만족감을 느끼며 긴장에서 해방된다. 이런 증상이 반복되다 보면 반사회적인 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다. 그렇다면 화를 내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는 손 씨도 충동조절장애일까. 꼭 그렇게만 볼 수는 없다. 손 씨가 급한 성격에 화를 더 내기는 하지만, 그 결과에 대해 쾌감이나 만족감을 느끼지 않는다면 ‘성격적 결함’으로 인한 인격장애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유전적인 요인이 원인일 수 있다. 뇌에서 분비되는 물질인 ‘세로토닌’은 우울증이나 불안증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는데, 어떤 유전자는 이 세로토닌의 분비량을 줄이는 기능을 한다. 그 결과 감정조절이 어려워지거나 급한 성격이 심해지면서 화를 잘 내는 것이다. 성격 변화로 인해 분노가 커질 수도 있다. 뇌의 앞부분에 있는 ‘전두엽’이라는 부위가 손상될 때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전두엽이 손상되면 충동을 조절하는 기능이 현격히 떨어진다. 성격이 급해지거나 고집스러워지고, 참을성이 없어져 충동적인 행동을 하기도 한다. 반대로 아무런 의욕이나 감정의 변화 없이 무감각한 상태로 지내기도 한다. 때로는 뇌혈관 질환 후유증으로 인해 성격 변화가 생기기도 있다. 가령 뇌중풍(뇌졸중)에 걸리면 뇌혈관이 막히거나 출혈이 일어나 뇌 조직이 손상될 수 있다. 이 경우 병에서 어느 정도 회복돼도 전두엽의 손상으로 인해 성격 변화나 우울증이 생길 수 있다. 불면증, 식욕 부진, 불안과 비관, 짜증과 분노, 감정의 기복이 동반될 수 있다. 화를 잘 내고 걸핏하면 분노하는 사람은 그냥 방치해 두면 안 된다. ‘본인도 얼마나 속이 상하면 저럴까’ 하고 방치해 뒀다간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사람에겐 대부분 약물치료가 효과가 있지만 인격적인 성숙을 유도하는 프로그램에 참가시키는 것도 좋다. 화 적절히 해소하는 것도 중요 화가 날 때는 마음에 담아 두지 않는 게 좋다고들 한다. 폭력적인 방법이 아니라 제대로 표현할 수만 있다면 건강에 좋다는 것이다. 화를 참고 있으면 적개심, 과민, 망상증 등 정신적으로 안 좋은 증상이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무작정 화가 날 때마다 그대로 표출하면 안 된다. 주변 사람들이 자신으로 인해 고통받기 때문이다. 화가 나지 않도록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을 배우는 게 좋다. 만약 스스로 화를 절제할 수 없거나 자신으로 인해 주변 사람들의 일상생활이 황폐해지는 정도라면 상담을 받아야 한다.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학생, 화를 잘 내는 가족 구성원이나 상사, 폭력적인 범죄자, 마약 중독자, 공격적인 운전자 등에겐 상담 치료가 도움이 된다. 현재 분노를 억제하는 치료법으로는 ‘인지행동 치료법’이 있다. 이 치료법에서는 환자 스스로가 자신이 부적절하게 화를 내는 상황에서 당시의 생각이나 감정을 인식하도록 한다. 의사는 이때 환자들이 비합리적인 생각을 버리고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기존에 화를 냈던 상황에서 새로운 반응을 보이도록 훈련을 시킨다. 1988년에 1640명을 대상으로 시행된 한 연구에서는 인지행동치료를 받은 사람이 받지 않은 사람에 비해 증세가 호전된 것으로 조사됐다. 환자들은 치료를 받은 뒤 8∼10주 만에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개인보다 집단으로 치료받을 때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심호흡을 하거나 마음이 안정을 찾도록 기분전환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화가 날 만한 긴장 상황에서 분노가 폭발하는 걸 억제하는 훈련을 하기 위해서다. 화를 잘 내는 사람들은 대부분 모든 일들이 자기의 생각대로 돼야 한다고 전제한다. 이런 사람들은 기대치를 낮추는 것부터 배워야 한다. 자신이 원하는 것은 화를 내야만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침착하고 합리적으로 자기주장을 펴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동시에 그 동안 자신이 분노를 분출하는 동안 손상됐던 인간관계를 어떻게 복원해야 할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도움말=김창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남궁기·고민정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이샘물 동아일보 기자 ev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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