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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학연 간에 균형?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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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학연 간에 균형? “글쎄…”

2012.03.23 00:00
“산업계와 학계 사이에서 연구기관이 균형을 잡으려고 애쓸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연구기관은 최고의 기술력과 리더십을 갖춰 이들을 이끌고 나가야 합니다.” 지난 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만난 아사히코 타이라 일본 해양연구개발기구(JAMSTEC, 잠스텍) 부원장은 연구기관이 산학 사이에 균형을 맞추는 방법에 대해 예상과 달리 무척 ‘냉정한’ 답변을 내놨다. 타이라 부원장은 다음달 1일에 잠스텍의 새로운 원장으로 취임한다. 그 전에는 도쿄대와 고치대에서 27년간 교수로 재직하다가 2002년부터 잠스텍으로 옮겨 왔다. 연구기관보다는 학계에서 보낸 시간이 더 많았던 타이라 부원장이 이처럼 연구기관에 더 많은 애정을 쏟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본이 심해 미생물과 센서 분야에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잠스텍의 우수한 심해탐사 기술을 활용했기 때문입니다. 잠스텍은 심해탐사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선점해 산업계와 대학이 활용할 수 있게 기반을 마련해줬어요. 잠스텍의 도움이 없었다면 산학은 발전하지 못 했을 겁니다.” 이 같은 타이라 부원장의 발언은 올 7월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으로 개편을 앞두고 있는 한국해양연구원(해양연)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KIOST는 글로벌 해양연구를 계속하는 한편 연구중심대학의 기능을 갖추고 해양산업의 클러스터 역할도 맡았기 때문이다. 타이라 부원장은 “연구기관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세계 최고의 기술을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잠스텍이 우수한 심해 탐사 기술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남들이 하지 않는 분야에 과감히 도전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무도 안하는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을 만드는 게 최고의 아이디어”라고 덧붙였다. ● 일본 지진 때 지각판 10m나 상승 6500m까지 들어가는 심해잠수정과 10km 해저바닥을 뚫을 수 있는 심해 시추선 등을 보유한 잠스텍은 최근 이들 장비를 이용해 지진 연구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3월 지진이 일어난 직후인 14일, 잠스텍은 심해 잠수정 ‘카이레’를 타고 지형조사를 나가 상부 지각판이 3분 만에 동남동 방향으로 50m 이동하고 7~10m 융기한 사실을 알아냈다. 또 신카이6500을 타고 지진이 일어난 해저면을 조사해 해저표면의 대변동과 생물학적 변화도 찾아냈다. 타이라 부원장은 “4~5월에 단층 프로세스를 이해하기 위해 지하 7km까지 해구 내부를 뚫는 캠페인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지속적으로 국가 예산을 줄이면서 잠스텍에 책정된 예산도 줄었다. 하지만 타이라 부원장은 “지진 피해 복구비나 조기 경보 시스템 구축비에 예산이 추가 편성됐고 기업들의 후원이 충분해 (예산) 부족 문제는 크게 없다”고 말했다. 타이라 부원장에 따르면 일본의 100여 개의 기업들은 ‘산죠카이(한국 뜻은 찬조회)’라는 이름으로 20년 이상 잠스텍을 후원하고 있다. 일본정부와 대중들이 잠스텍의 역할에 얼마나 큰 기대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 진정한 경쟁상대 만났다 타이라 부원장은 “해양연이 KIOST으로 개편하면 규모면에서나 기능면에서 잠스텍과 비슷해진다”며 “진정한 경쟁상대를 만난 느낌”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해양연의 개편을 축하하며 “함께 서태평양 연구를 이끌어 갈 것”을 제안했다. 타이라 부원장은 “미국과 유럽은 큰 연구소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지만 아시아는 그러지 못해 서태평양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대륙과 연결된 한국, 섬으로 떨어진 일본이 함께 연구하면 동아시아 전체 및 서태평양 연구에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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