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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속 베타아밀로이드가 치매 주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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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속 베타아밀로이드가 치매 주범

2007.01.23 23:43
우리나라는 국제연합(UN)이 정의하는 고령화 사회로 2001년에 이미 진입했다. 현재 40대 중반인 사람이 65세 이상의 노인으로 분류되는 약 20년 후인 2020년경에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5%가 노인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노인 인구가 증가하고, 주변에 치매환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꺼려했던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병원을 찾게 되면서 치매에 걸린 환자의 수가 심각할 정도로 증가하는 추세다. 현재 50가구당 1가구 꼴로 치매 환자가 있지만, 2020년에는 15가구당 1가구 꼴로 치매 환자가 생길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미리 치매의 정체를 파악해 막연한 두려움과 공포심을 갖기보다는 적극적인 진단과 예방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적으면 은인, 많으면 천적 치매는 크게 가역성 치매와 비가역성 치매로 나눌 수 있다. 가역성 치매는 알코올 중독, 비타민 부족, 영양결핍, 탈수현상, 간 질환, 폐렴과 같은 감염 등의 원인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지만 그 원인이 없어지면 정상적인 뇌 기능을 되찾을 수 있는 것을 말한다. 반면 비가역성 치매란 한번 증상이 나타나면 정상으로 되돌릴 수 없으며 뇌의 기능이 계속 저하되는 것을 말한다. 비가역성 치매의 대표적인 것이 알츠하이머병이다. 동양에서는 뇌 속의 혈관이 손상돼 나타나는 뇌혈관성 치매도 비가역성 치매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알츠하이머병은 발병 원인에 따라 유전성과 산발성으로 나눌 수 있다. 아밀로이드전구단백질이나 프리시닐린과 같은 특정한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1백% 알츠하이머병으로 발전한다. 이 경우가 전체 알츠하이머병의 5% 내외를 차지하고 있는 유전성 알츠하이머병으로, 20대에 발병하기도 한다. 유전자 검사로 유전성 알츠하이머병의 유무를 식별할 수 있다. 전체 알츠하이머병의 90% 이상은 65세 이상의 노인에게 주로 나타나는 산발성이다. 이는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이 알려지지 않아 예방과 치료가 상당히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나 최근 산발성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인자들이 하나둘씩 밝혀지고 있다. 아포지단백질 E와 알파 2 마크로글로불린이 그 예다. 이들의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일어나면 나이가 들었을 때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확률이 증가한다. 그러나 아직 위험인자의 유전자 검사만으로 산발성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확률을 정확히 알 수는 없다. 유전성과 산발성 알츠하이머병의 공통 원인으로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물질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베타아밀로이드는 정상인의 경우에도 인체 곳곳에서 소량 만들어진다. 베타아밀로이드가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는 보고가 있긴 하지만 아직 정확한 기능은 밝혀지지 않았다. 정상인의 경우 베타아밀로이드는 만들어진 후 빠르게 분해돼 인체 내에 쌓이지 않는다. 그러나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 조직을 살펴보면 베타아밀로이드가 쌓여 뭉쳐 있는 형태가 보인다. 이를 ‘노인반’이라고 한다. 베타아밀로이드가 비정상적으로 많이 생성돼 기억과 학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해마나 대뇌피질 같은 곳에 과다하게 쌓인 것이다. 축적된 베타아밀로이드는 주변의 세포들에 염증반응을 일으킨다. 따라서 신경세포가 손상되고 점점 뇌의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는 신경회로망마저 훼손되기에 이른다. 게다가 축적된 베타아밀로이드는 신경세포를 죽이는 신호 체계를 가동시키는 활성산소를 많이 만들어낸다. 이런 현상들 때문에 알츠하이머병에 걸리면 기억과 학습 기능이 떨어지는 것이다. 베타아밀로이드가 소량 존재할 때는 인체에 해롭지 않지만 과하면 해가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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