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물로 움직이는 세상, 우라늄

2015.09.25 16:57

2000년대 들어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하기 위한 노력이 가속화되면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과 이용이 급격하게 늘었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가 지니고 있는 단점들, 예를 들어 낮은 경제성 등으로 인해 일부에서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원자력에너지를 선택하고 있다. 이 때문일까?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한때 원전 건설이 주춤하기도 했지만 최근 다시금 활발해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원자력발전소가 많아지면서 원료인 우라늄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기업들도 2000년대 후반부터 우라늄 광산 개발에 참여해 우라늄 확보에 나서고 있다.

 

자연에서 발견되는 원자번호가 가장 큰 원소
우라늄(uranium)은 자연에서 비교적 쉽게 발견되는 원소 중에서 원자번호가 가장 큰 원소다. 물론 우라늄보다 원자번호가 큰 원소인 넵투늄과 플루토늄이 있지만 이들은 자연에서 매우 적은 양이 존재한다. 게다가 이들은 주로 인공적인 핵반응으로 만들어 내기 때문에 인공원소로 분류된다.

 

우라늄은 원자번호 92번, 원소기호로는 U로 표시하며 1기압 상온에서 밀도가 큰 은색의 고체 금속으로 존재한다. 독성이 매우 크며 동위원소들은 모두 자연 방사선 원소이다. 우라늄은 바닷물에 1㎥당 약 3.3mg이 녹아 있고 지각에 0.00023% 농도로 들어 있다. 이는 은이나 주석보다 풍부한 양이다.

 

아톰텍스트5

 

우라늄은 주로 섬우라늄광과 역청우라늄광(피치블렌드)으로 얻는다. 섬우라늄광에 들어있는 천연 우라늄 산화물은 고대 로마시대부터 노란색 도자기 유약과 채색 유리를 만드는 첨가물로 사용됐다.

 

1789년 독일의 과학자 클라프로트는 피치블렌드에서 처음 우라늄을 발견했다. 당시에 피치블렌드는 아연, 철, 텅스텐이 섞인 광물로 알려져 있었다. 클라프로트는 피치블렌드를 질산에 녹인 뒤 수산화나트륨으로 중화시켜 노란색 침전물을 얻었다. 그는 이 침전물이 새로운 원소의 산화물이라고 생각했고, 이 침전물을 숯과 함께 태워 검은 가루로 만들었다. 클라프로트는 이것을 새로운 금속이라고 생각하고 당시로부터 8년 전 새롭게 발견된 행성인 천왕성(Uranus)의 이름을 따서 우라늄이라고 이름 붙였다.

 

아톰텍스트6

 

중성자 수에 따라 특성이 달라지는 우라늄 동위원소들
우라늄의 방사능을 발견한 인물은 1896년 프랑스의 물리학자 베크렐이었다. 그는 우라늄이 방출하는 방사선으로 사진 감광 작용, 형광 작용, 기체 이온화 작용을 연구하는 등 최초로 방사 화학의 초석을 다졌다. 1938년에는 독일의 과학자 오토 한과 프리츠 슈트라스만이 우라늄235에 중성자를 때리면 바륨의 동위원소가 생기면서 많은 양의 에너지가 나오는 핵분열 현상을 발견했다. 이 발견으로 우라늄은 원자력발전소의 연료와 원자폭탄의 주요 물질로의 사용이 가능해졌다. 물론 최근에는 원자폭탄이 거의 제조되지 않기 때문에 우라늄은 대부분 원자력발전소에서 연료로 사용된다.

 

그런데 원자력발전소에 쓰이는 우라늄과 원자폭탄에 쓰이는 우라늄은 같지 않다. 우라늄은 여러 동위원소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동위원소는 원자번호는 같지만 원자량이 다른 형제 원소들을 말한다. 이들은 양성자의 수는 같지만 중성자의 수가 다르다. 우라늄은 중성자 수에 따라 우라늄234, 우라늄235, 우라늄238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 중에서도 우라늄235만이 중성자와 부딪혀서 핵분열을 잘 일으킨다.

 

아톰텍스트7

 

원자력발전과 원자폭탄에 쓰이는 우라늄의 관건도 바로 우라늄235의 구성 비율이다. 천연우라늄은 우라늄235가 0.7%, 우라늄238이 99.3%를 차지한다. 그런데 이 우라늄 동위원소의 함량을 조정하면 자연과 달리 우리가 원하는 대로 반응할 수 있는 우라늄으로 바꿀 수 있다.

 

우라늄235를 2~5%, 우라늄238을 95~98%로 섞어 만들면 저농축우라늄이 된다. 이 저농축우라늄을 원자로에 넣어 핵분열 시키면 터빈을 돌려서 전기를 얻을 수 있는 수준의 열만 발생시킨다.

반면 우라늄235를 95% 이상, 우라늄238을 5% 이하로 섞으면 고농축우라늄이 된다. 이 고농축우라늄을 쉽게 폭발시킬 수 있는 용기에 넣은 후 폭탄으로 사용하면 폭발과 동시에 핵분열이 엄청나게 빠르고 강하게 일어난다. 이것이 바로 원자폭탄이다.

 

쓰임새가 다양한 고효율 연료
원자력발전소의 연료로 사용되는 우라늄은 1㎏으로 석유 9000드럼, 석탄 3000톤과 맞먹는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우라늄이 석유나 석탄과 같은 무게일 경우 우라늄은 화석연료보다 300만 배 많은 에너지를 낼 수 있는 것이다.

 

1000MW급 발전소를 1년 동안 움직이기 위해서는 석유 150만 톤이 필요하지만 우라늄은 20톤이면 충분하다. 또 우라늄은 원자력발전소에서 원자로에 한 번 넣으면 15~18개월 동안 연료를 바꾸지 않아도 된다. 이처럼 우라늄은 적은 양으로도 큰 에너지를 낼 수 있고, 연료를 자주 교체하지 않아 다른 화석 연료에 비해 수송과 저장이 훨씬 쉽고 편리하다.

 

우라늄은 원전 밖에서도 적지 않게 쓰이고 있다. 지질 연대 측정과 큰 에너지의 X선을 내는 장치, 항공기나 미사일의 항법 장치, 방사선 차폐제, 방사성 물질을 저장하고 운반하는 용기에도 사용된다. 우라늄화합물 중 일부는 사진 토너나 나무․가죽을 염색하는 데 사용되고, 아세트산우라닐과 폼산우라닐과 같은 우라늄화합물은 전자현미경으로 물체를 볼 때 염색약으로 사용된다. 농축우라늄을 만들고 남은 열화우라늄은 탱크의 장갑판이나 전차, 두꺼운 장갑을 뚫을 수 있는 열화우라늄탄환으로 이용된다. 우라늄이 무거운 원소고 단단해서 관통력이 강하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바닷물에 풍부해 우라늄 고갈 걱정 불필요
천연우라늄은 석유에 비해 전 세계에 고르게 분포돼 있어 상대적으로 얻기 쉬운 편이다. 우라늄의 매장량이 가장 많은 나라는 전 세계 매장량의 31%를 차지하는 호주다. 그 다음으로 카자흐스탄이 12%, 캐나다 9%, 러시아 9%, 남아프리카공화국 6%, 나미비아 5%, 브라질 5% 순이다.

 

아톰텍스트8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지금까지 확인된 전 세계의 우라늄 매장량은 590만 톤이다. 이 양은 매년 전 세계가 6.2만 톤을 사용한다고 가정할 때 95년 정도 쓸 수 있는 양이다. 또 우라늄은 지각 속에도 2200만 톤이 인산염과 함께 섞여 있고, 바닷물 속에도 40억 톤이 녹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필요하다면 바닷물을 정제해서 우라늄을 얻어낼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가 채광기술이 발전하면서 확인 매장량이 늘어난 것처럼, 우라늄도 계속 확인되는 매장량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일반적으로 광물을 캐는 데 드는 비용이 광물을 판매하는 가격보다 높으면 경제성이 떨어져 광물을 없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앞으로 우라늄 원료 가격이 2~3배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돼, 전문가들은 추후 가격이 올라갈 경우 경제성 있게 생산할 수 있는 추정 매장량을 3500만 톤 이상으로 보고 있다.

 

차세대원자로로 개발 중인 소듐냉각고속로는 기존보다 우라늄 활용률을 100배 이상 향상시켜 우라늄 사용이 최소화된다. 앞으로 바닷물을 정제해 우라늄을 경제성 있게 얻는 기술까지 개발한다면 수만 년 동안 우라늄 부족을 걱정할 필요도 없어진다. 미래에너지원으로 기대되는 원자력에너지가 연료 부문에서는 고갈 걱정 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충분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본 기사는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의 아톰스토리(http://atomstory.or.kr)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댓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