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은 다르지만 방향은 같은 한국, 일본 양국의 원자력계

2015.06.30 18:26

한국과 일본에서 원자력산업계의 최대 행사인 연차대회가 잇따라 열렸다. 한국은 “이제는 공감이다”를 주제로, 일본에서는 “왜 원자력인가?”를 주제로 원자력의 현재를 점검하고 미래를 준비하였다. 적극적인 원전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 현재 원전 대국이라는 점과 향후에도 국가의 미래를 원자력에서 찾으려는 점이 서로 같다. 하지만 같은 곳을 바라보면서도 생각하는 것은 서로 다르다. 한국은 ‘공감’을, 일본은‘기술’을 고민한다.

 

2015 한국 원산 연차대회
4월 28~29일 이틀간 코엑스에서 ‘2015 한국 원산 연차대회’가 열렸다. 미국, 영국, 프랑스, 캐나다, 일본, 중국 등을 비롯한 전 세계 원자력전문가 600여 명이 참석하였다. 원전을 수출할 만큼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쌓아 올린 한국 원자력계가 함께 할 30년의 화두로 ‘공감’을 꼽은 이유는 무엇일까? 주요 참가 인사들의 말을 통해 공감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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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공감이 화두인가?

 

“원전정책 수립의 전제는 국민의 공감”
원자력산업계 일부의 잘못이 전체의 잘못인 것처럼 알려져 있지만 국민들은 묵묵히 원자력 현장을 지키는 종 사자들을 지지하고 있다. 원자력이 국민의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국민의 시각에서 국민과 함께 모든 것을 공유해야 한다. -이석준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원자력은 국민의 행복한 삶을 위한 것”
“Atom’s for People” 이제는 평화를 넘어 서로 공감하고 함께 하기 위한 “인류를 위한 원자력”이 되어야 한다. 안전성을 더욱 강화하고 국민과 소통하고 공감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조석, 한국원자력산업회의 회장-

 

“과거에는 기술개발이 중심이었지만 미래는 공감이 중심”
한국은 원자력기술 수출국이다. 원자력은 거의 모든 에너지를 수입해야 하는 우리나라에 깨끗하고 온실가스 배출 걱정 없는 전기에너지를 충분히 공급해주고 있다. 그러나 외국에서 원자력발전소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불안감이 커지고 국민여론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국민 공감없이는 원전정책을 추진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정근모 전 과학기술처 장관-

 

“미국 원전 운영 성과는 대중의 지지와 공감으로 이룬 것”
2014년 미국 원자력발전소는 7,984억kWh를 생산했다. 설비이용률은 무려 91.9%. 그리고 76기를 20년 이상, 38기는 40년 넘게 계속운전중이다. 경제성도 높아 졌을 뿐 아니라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데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원전과 지역사회의 공존 결과이다. -DanielS.Lipman 미국원자력협회 부사장-

 

“체코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원전을 선택”
체코는 현재 원전으로 전력의 35.6%를 공급하고 있다.국민들은 온실가스 감축방안의 하나로 원전 신규 건설에 대한 지지율이 높다. 자원이 부족한 체코에서 신재생에너지보다 현실적으로원전 건설이 합리적인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VáclaavPa es 체코전력공사 감독위원회 위원장-

 

“전력계획은 투명한 정책 통한 국민공감으로 실천 가능”
프랑스는 원자력을 저탄소 에너지시스템의 핵심으로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원자력의 안전성, 투명성, 그리고 시민 참여가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ASN)의 감독 및 처벌 권한을 강화하고 원전건설과 관리의 투명성을 제고하며 원전 주변지역과의커뮤니케이션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FrédéricJournes 프랑스원자력청 국제협력 및 전략 본부장-


어떻게 공감을 얻을 것인가?

 

“원전의 안전성 확보가 원전정책의 공감으로 직결”
원전의 안전성 확보 노력을 그 무엇보다 우선시 해야한다. 더불어 방사성폐기물 관리, 핵비확산성 강화 등 관련 기술도 꾸준히 개발해야 한다. -Francesco Venneri 미국 Ultra Safe Nuclear 사장-

 

“원전 규제는 규제 자체에 충실해야”
원전 안전규제시 대중과의 소통도 중요하지만 여론이 규제기관의 결정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 규제기관의 결정은 오로지 법과 기술적 타당성에 근거해야 한다. -Gerry Frappier 캐나다 원자력안전위원회 평가분석국장-

 

“원자력 소통 패러다임의 변화 필요”
왜 원자력을 가장 위험한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까? 결국 원자력 소통이 문제다. 한때 안전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후쿠시마에서 나온 음식물의 방사능 검출치를 100Bq/kg으로 제한한다는 발표가 있었는데, 국제적인 허용기준이 500Bq/kg이었다. 마치 이전에는 위험을 허용했다는 말처럼 들린다. 원자력계의 이런 주장은 비합리적으로 보여서 오히려 대중들이 믿지 않는다. 올바른 사실이더라도 모든 것을 대중에게 알리는 것은 오히려 공포를 조장할 수 있다. -Malcolm Grimston, Imperial College London 환경정책센터 연구위원-

 

“원전 관련 정보를 쉽게 설명해야”
사람들이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해야한다. 어렵고 복잡한 기술적 측면만 강조해서는 안된다. 원자력이 기후변화 대응에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원전 인근에서 피폭되는 방사선량이 생활속 방사선 피폭량과 어떻게 다른지 등 관심이 많은 주제를 아주 쉽게 설명해야 한다. -John Barrett 캐나다원자력협회 회장-

 

국민과 함께 해야 할 미래의 원자력
안전한 원자력, 효율적인 원자력을 위해 무엇보다도 국민 공감을 우선해야 한다. “국민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공유하고 국민의 시각에서 함께 해야 한다”는 말 속에 원자력의 미래가 있다. 원전 안전에 대한 확인, 감시, 원전정책의 참여가 원자력이 국민적 공감하에 발전할 수 있는 토양이자 밑거름이다.

 

일본 제48회 일본원산 연차대회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일본에서는 모든 원전의 가동이 정지되었다. 그로 인해 전력공급이 불안정해지고 경제적 손실이 컸을 뿐 아니라 기후변화에 대응에도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는 최근 안전성을 검증받은 원전의 재가동을 추진하고 있으나 순탄치 않다. 지난 4월 13~14일 일본 원산 연차대회에서도 이 문제를 논의했다. 올해 48회째를 맞은 이번 연차대회는 세계 31개국, 4개 국제기관을 포함한 전세계 원자력산업 관계자 약 9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일본 도쿄에서 열렸다.참가자들의말을 통해 원자력의 미래를 진단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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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원자력인가?

 

“안전한 원자력이야말로 미래를 여는 열쇠”
후쿠시마 사고의 교훈은 ‘안전제일’이요, 안전은 미래 사회를 여는 열쇠이다. 원자력은 성장사회의 엔진이자 기후변화 대응 에너지며 지속가능한 에너지다. 탈원전을 선택한 성급한 결론을 내린 나라도 있지만 원자력의 중요성에는 변함이 없다. 아시아에 원자력의 미래가 달려 있다. -Amano Yukiya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원자력은 기후변화 대응의 핵심기술”
원자력의 가장 큰 역할은 기후변화 대응이다. 세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990년 연간 210억톤, 2011년 313억톤, 2030년에는 365억톤으로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일본은 2013년에 13억 9,500만톤을 배출하여 증가세에 있다. 이와 함께 신재생에너지 보급, 촉진을 위한 캐치프레이즈로 ‘ACE’를 내걸었다. -아름다운 별을 위한 행동(Action for Cool Earth)-

 

“미래의 원자력 리더, 중국”
중국은 현재 22기를 운영중이고 26기를 건설중으로 현재 총 4,855만kW의 발전용량을 원자력으로 확보하려고 한다. 중국은 과거 20년간 원전 운영에 2등급 이상의 사고가 없었고, ‘CAP 1400’이라는 독자개발한 미래 원전도 실증로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고온가스로 HTR도 건설중이다. -Chengkun Zhao 중국원자력산업협회 부이사장-

 

“고속로 기술은 미래로 가는 고속도로”
프랑스는 고속로를 택했다. 현재의 경수로 이용에서 제4세대로인 나트륨냉각 고속로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수 십 년이 걸리지만 미리 준비해야 한다. 원형로인 ASTRID를 2020년대 중반에 운전개시하고 2030년대까지 충분히 피드백을 받을 방침이다. 2050년부터는 ASTRID로 전력의 50%를 공급할 계획이다. -ChristopheBehar 프랑스 원자력 및 대체에너지청(CEA) 원자력개발국장-

 

“세계 원자력계를 주름잡는 기업, 로자톰(ROSATOM).”
원자력 발전 프로젝트의 개념이 변하고 있다. 기업은 발전소 건설에 그치지 않고 발전소의 라이프사이클 전반에 대한 포괄적 솔루션을 제공한다. 여기에는 인적자원, 관련 인프라, 법적 및 규제와 관련된 과제도 포함된다. 로자톰은 세계 최초로 이러한 포괄적인 제안을 모토로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로자톰은 근래 어느 원자력 발전 기업보다도 큰 성과를 내고 있다. -Kirill Komarov 로자톰 제1부총재-

 

“영국은 원전 재건축 중”
2050년까지 전력수요가 2배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신뢰성있는 전력공급이 필요하다. 한편으로는 2050년까지 1990년 대비 80%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 이러한 목표를 최소의 소비자 부담으로 달성해야 한다. 원자력이 필요한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2030년까지 전체 에너지원 중 원자력 비율을 20%로 유지할 것이다. 그러려면 2030년까지 최대 1,600만kW를 신규 건설해야 한다. -Hergen Haye 영국 에너지 및 기후변동부 원자력개발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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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반성해야 하나?

 

장밋빛 전망과 화려한 미래만 있는 것이 아니다. 조심스러운 행보가 필요할 때라는 의견도 있었다. 안전성이 전제되지 않으면 원자력은 아무 의미가 없으니, 지금은 반성하면서 미래를 대비해야 할 시간이라는 견해다.

 

“리스크 없는 원자력?”
지금까지는 사업자가 원자력에 대해 리스크가 있다는것을 오랫동안 숨겨왔던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네트워크 시대인 현대 사회에서 원자력에 대한 공감을 얻기란 어렵다. 따라서 현장에서 사명감을 갖고 일하는 사람들에 초점을 맞추는 것처럼 대중의 감정에 호소할 필요도 있다. -藤澤 久美 싱크탱크 소피아방크 대표-

 

“‘설계기준 외’라는 말은 언급금지”
세상 모든 것에는 불확실성이 있게 마련이다. 불확실성이 있는 이상 모든 것은 ‘설계기준 외’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설계기준 외’라고 한다면 누가 책임지나? 책임질 사람이 없는데 이를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더 이상 원자력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서는 안 된다. -松原 隆一郞 동경대학 대학원 종합문화연구과 교수-

 

“원전을 안전하게 운영하는 것 만으로는 부족.”
원자력시설을 안전하게 건설, 운영하는 것 만으로는 부족하다. 원자력안전을 추구하는 프로세스에 국민이 참여함으로써 납득하도록 해야 한다. 다만, 원자력처럼 중대한 일을 합의로만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최종적인 결정은 원자력관계자의 몫이라 책임이 무거울 수밖에 없다. -樓井 敬子 學習院大學 법학부 교수-

 

일본의 사고 경험이 세계 원자력기술 발전의 밑거름이 될 것
일본은 최근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정책을 바꾸어주민들의 의사를 존중하고 여론을 수렴함으로써 세계원자력계의 흐름과 함께 하고 있다. “일본은 기저부하 전원으로서 일정 규모의 원전을 유지하고 싶다. 그리고 현재 세계는 원전을 확대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경험이 세계의 원자력기술에 공헌하기 위해 일본의 원자력기술과 인재를 유지, 향상시켜 나가야 한다.”JAIF 이마이(今井) 회장의 이 말 속에 이틀간 개최된 제48회 원산 연차대회에서 나온 말이 모두 축약되어 있다.

 

* 본 기사는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의 아톰스토리(http://atomstory.or.kr)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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