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이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을까?

2015.06.30 18:22

“기후변화와 온실가스 감축 정책이 에너지기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가정하는 것은 향후 25년 동안 기준금리가 똑같을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과 같다.”

 

파티 비롤 IEA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파티 비롤의 언급처럼 이미 기후변화와 온실가스 감축 정책은 에너지기업뿐만 아니라 국가 정책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속적인 감소세를 겪고 있는 화석연료 사용량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최근 발표한 ‘에너지와 기후 변화’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15년 후 전세계 발전량 가운데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의 41.4%에서 24.4%로, 석유의 비중은 4.8%에서 1.6%로 빠르게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석탄을 사용하는 화력발전은 환경적 문제로 인해 급격한 감소가 진행될 것이라는 평가다. 채굴 과정과 사용과정에서 문제점이 많다는 것이다. 청정에너지를 지향하는 석탄가스화발전의 경제성도 여전히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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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세계 최대 석탄 소비국의 절반을 차지하던 중국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석탄 소비를 줄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스모그 발생 등 대기 질 악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석탄 사용을 줄이기 위해 설비 개선·교체 보조금을 지급하고 배출기준 위반시 처벌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다. 유럽의 석탄 소비도 급감하고 있는 추세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약 5%가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전문가들 역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전세계의 노력이 지속되면서 석탄을 활용한 화력발전의 비중도 줄어들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북미의 셰일가스 혁명과 천연가스 증산의 영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정책적 요인이 석탄소비를 감소시키는 주요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온실가스 감축의 국제적인 움직임 속, 원자력
 반면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안전성에 문제가 제기된 원전의 경우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결과로 발전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IEA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원자력 발전의 비중도 현재 10.7%에서 2030년에는 13.1%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아시아 지역은 원자력발전의 증가세를 주도할 전망이다. 실제로 현재 전세계에 건설 중인 원자로 69기 중 약 70%가 아시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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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에 대한 국제적인 움직임은 원전 확산에 탄력을 더하고 있다. 얼마 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아톰엑스포-2015 총회’에 참석한 47개국 에너지 전문가들은 ‘원자력이 기후변화와 온실가스 감축, 경제성, 에너지 안보 등 다양한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미래 국가 에너지 전략의 중심’이라는데 중지를 모았다. 안전성이 확보된다면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가장 유력한 전력생산원이 원자력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원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석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알려져 있다. 1978년 고리1호기 상업운전 이래 우리나라 전체 원전의 누적발전량이 3조kWh를 최근 돌파했는데 이를 화석연료로 생산했다고 가정할 경우 연간 우리나라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3배에 달하는 엄청난 양이 된다고 한다. 그만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원전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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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의 원전 계획, 현주소는?
원자력의 가능성은 러시아의 동향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세계 천연가스 거래량의 25%, 국가별 석탄 보유량 2위를 자랑하는 등 세계 최대 에너지 자원 보유국인 러시아에서도 원자력을 통해 에너지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러시아는 자국 내에 9기의 원전을 건설하고, 해외에 29기의 원전을 수출하는 등 총 38기의 원전 건설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해 모든 원자력발전소의 가동을 중단했던 일본 역시 15개 원자력발전소의 재가동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정부의 새 원전 안전 규정에 의한 첫 원전으로 센다이 원전의 재가동이 확정됐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가고시마현 센다이 원전의 운영 안전과 보안 규정 심사를 마치고 “재해 방지에 따른 결함이 없다”며 최종 인가 결정을 공표했다. 센다이 원전 운영사인 규슈전력은, 현장에서 운영 기능을 확인하는 검사를 통과하면 1호기는 7월 하순, 2호기는 9월 하순에 재가동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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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2030년까지 2013년 대비 26%의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것을 목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위해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가동 중단된 원자력 발전 비중을 20%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브라질 정부는 새 원자력발전소 건설 사업에 민간의 참여를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로 인해 2011년부터 사실상 동결됐던 신규 원전 건설 사업이 다시 가동될 전망이다. 현재 브라질 정부는 2030년까지 국토 남동부와 북동부에 4∼8기의 원전을 추가 건설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온실가스, 다양한 대안을 모색해야
국내 에너지 업계에서는 대규모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서는 저탄소 에너지원인 원자력과 신재생 에너지 확대가 필수적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2014년 1월 최종 확정된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원전 설비 비중이 2030년 41%에서 2035년 29%로 낮아졌고, 신재생에너지 보급 목표 11% 달성시점이 2030년에서 2035년으로 늦춰졌기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원자력이 대안이 될 수 있겠지만 이를 둘러싼 과도한 사회갈등이 유발돼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소모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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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으로 인해 에너지의 섬처럼 고립된 우리나라가 미래 에너지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 인프라, 국가정책, 사회경제적 투자 등 국가의 총체적 역량이 결합될 때 가능하다. 특히 우리는 이미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원전을 해외에 수출할 만큼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다. 그런 만큼 원자력을 비롯한 다양한 에너지원에 대한 가치 창출이 절실한 상황이다. 신기후변화 체제 하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이 신재생에너지만으로 충족되기도 쉽지 않다. 에너지원 다변화를 통해 새로운 기후체제 속에서의 생존을 모색할 때인 것이다. 그 중의 커다란 한 축인 원자력에 대해 재평가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본 기사는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의 아톰스토리(http://atomstory.or.kr)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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