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n Focus_기획특집]비(非)이산화탄소를 잡아라

2014.11.17 09:19

지구온난화의 주범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 외에도 메탄, 아산화질소, 불화가스 등을 포함한다. 이산화탄소가 온실가스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대표로 꼽히지만, 사실 메탄 등의 비(非)이산화탄소가 일으키는 지구온난화 효과는 이산화탄소를 훨씬 능가한다. 비이산화탄소를 저감하고 재활용하는 노력이 중요한 이유다.

 

산업혁명 이후 전 세계 산업화가 진행됨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하고 이로 인한 지구온난화현상이 전 지구적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온실가스 저감에 대한 연구는 이산화탄소(CO2)에 집중돼 왔다. 하지만 비이산화탄소(Non-CO2)의 지구온난화 효과가 입증되면서 이에 대한 연구가 급증하고 있다. 현재는 여러 가지 온실가스를 동시에 저감하는 전략으로 이산화탄소와 비이산화탄소를 함께 제거하는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다.

 

지구온난화지수, 이산화탄소의 2만 배 넘기도
2005년에 발표된 교토 의정서에서는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6대 온실가스로 이산화탄소와 더불어 메탄(CH4), 아산화질소(N2O), 수소불화탄소(HFCs), 과불화탄소(PFCs), 육불화황(SF6)을 지정했다. 이후 2012년 삼불화질소(NF3가 온실가스로 추가됐다. 메탄, 아산화질소, 불화가스 4종이 바로 비이산화탄소 온실가스인 것이다.


유엔 산하 기후 변화 관련 정부 간 협의체(IPCC) 자료에 따르면, 산업혁명 이후 지구온난화를 일으킨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가 71.6%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나머지 28.4%를 차지하는 비이산화탄소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에 비해 총 발생량은 적음에도 불구하고, 지구온난화지수(Global Warming Potential, GWP)가 커서 온실효과 기여율이 매우 높다. 비이산화탄소 온실가스 중에는 메탄 20.7%, 아산화질소 6.9%, 불화가스 0.7%로 나타나는데, 예를 들어 불화가스 중 육불화황의 지구온난화지수는 이산화탄소의 2만 3900배에 달한다. 

 

산업혁명 이후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준 온실가스의 비율. 이산화탄소가 71.6%, 비이산화탄소가 28.4%를 차지하는 가운데, 비이산화탄소는 메탄, 아산화질소, 불화가스 순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 IPCC, Climate Change 2007: The Physical Science Basis 제공
산업혁명 이후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준 온실가스의 비율. 이산화탄소가 71.6%, 비이산화탄소가 28.4%를 차지하는 가운데, 비이산화탄소는 메탄, 아산화질소, 불화가스 순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 IPCC, Climate Change 2007: The Physical Science Basis 제공

미국 환경보호국(EPA)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비이산화탄소 온실가스는 2010년 약 113억 8900만 톤의 이산화탄소에 상당하는 양이 배출됐으며, 2030년에는 33% 증가하는 151억 5700만 톤의 이산화탄소 상당량(CO2-eq.)이 배출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비이산화탄소 온실가스는 주로 에너지, 폐기물처리, 산업공정, 농업 부문에서 배출되고 있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 미국, 러시아, 인도, 브라질이 5대 주요 배출국으로 전체 배출량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국가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에서 제작한 「2013 국가온실가스 인벤토리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6억 9770만 톤의 이산화탄소 상당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이산화탄소가 전체의 89.4%인 6억 2400만 톤으로 대부분을 차지하며, 메탄은 2910만 톤(4.2%), 육불화황은 1910만 톤(2.7%), 아산화질소는 1470만 톤(2.1%), 수소불화탄소는 800만 톤(1.2%), 과불화탄소는 270만 톤(0.4%)의 이산화탄소 상당량을 각각 기록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이자 환경부 Non-CO2온실가스저감기술개발사업단 단장인 문승현 박사는 “육불화황 1kg를 없애면 이산화탄소 2만 3900kg을 없애는 것과 같은 효과”라며 “이산화탄소 저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이 들어가므로, 비이산화탄소를 먼저 저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산화탄소는 분리, 포집해 한 군데에 장기간 저장해 둬야 하는 데 비해 비이산화탄소는 사업단에서 개발될 기술을 활용하면 바로 처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네덜란드 환경청은 비이산화탄소를 단기적으로 먼저 저감해야 하는 온실가스로 간주했고, 이산화탄소 저감 기술은 장기적으로 꾸준히 해야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Non-CO2온실가스저감기술개발사업단 단장인 문승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 김상현 제공
Non-CO2온실가스저감기술개발사업단 단장인 문승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 김상현

 

이산화탄소 환산해 총 2000만 톤 저감 목표
Non-CO2온실가스저감기술개발사업단 박찬영 연구관리실장은 전 세계와 한국의 비이산화탄소 연도별 배출량 변화를 분석해 다음과 같은 특징을 파악했다. 첫째, 전체적으로 2000년 이후 모든 비이산화탄소 온실가스의 배출량이 급증하고 있다. 둘째, 전 세계에서 비이산화탄소 온실가스 중 메탄이 가장 많이 배출되는데, 이는 매립지, 음식폐기물, 축산분뇨 등 메탄 발생원이 세계 어디나 분포돼 있기 때문이며,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등장하고 있는 셰일가스의 영향도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셋째, 아산화질소는 화학공장, 환경 분야, 이동오염원이 주 발생지이며, 배출량이 2000년 이후 소폭이지만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넷째, 불화가스는 절대적 배출량이 가장 적지만, 다른 비이산화탄소 온실가스에 비해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자산업 등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어 OECD 국가를 포함한 선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실제로 전 세계 불화가스 배출량은 향후 10년 단위로 거의 2배씩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비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기술은 가스 포집(에너지로 쓰기 위한 메탄 회수 등), 누출 저감, 대체물질 개발 등으로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매립지에서 메탄가스를 회수하고 활용하는 기술 개발에 관해서는 미국과 유럽에서 수십 개 프로젝트가 가동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질산 제조 공정 등에서 발생하는 아산화질소를 촉매반응을 통해 질소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일본 등에서는 과불화탄소 대체용 불화가스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영국을 비롯한 유럽, 일본의 경우 청정개발체제(Clean Development Mechanism, CDM) 사업과 연계한 기술을 먼저 개발한 뒤 개도국에 제공해 탄소배출권을 확보하고 있는 상태이며, 비용에 대비해 탄소배출권을 확보하기 유리한 공정의 대부분은 이미 기술 적용이 완료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환경부에서 에코스타 프로그램(Eco-Star Program)의 일환으로 2007년 12월부터 약 7년간 ‘폐자원 에너지화 및 Non-CO2 온실가스 사업’을 진행했다. 본격적으로는 2013년 9월부터 ‘Non-CO2온실가스저감기술개발사업단’이 출범해 메탄, 아산화질소, 불화가스 4종을 저감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사업단은 총 12개의 과제에 1000억여 원의 연구비를 투입하게 되는데, 2017년 4월까지 1단계로 1000만 톤CO2-eq.에 해당하는 비이산화탄소 온실가스를 저감하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2021년 4월까지는 2단계로 추가 기술개발, 시장 보급, 해외 수출을 통해 총 2000만 톤CO2-eq.의 온실가스 저감 효과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30년 세계 비이산화탄소 온실가스의 발생량은 150억 톤(이산화탄소 환산량)이 넘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460억 달러 이상의 처리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국내시장은 2007년 약 7억 달러에 불과하지만, 2030년에는 10억 달러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생산액과 수출액의 증가율이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Non-CO2온실가스저감기술개발사업단은 하수슬러시 소각 시 배출되는 아산화질소를 저감하는 기술을 개발했단. 사진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 마련된 관련 소각시스템. - 김상현 제공
Non-CO2온실가스저감기술개발사업단은 하수슬러시 소각 시 배출되는 아산화질소를 저감하는 기술을 개발했단. 사진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 마련된 관련 소각시스템. - 김상현

수출 주력산업의 경쟁력 배가시킨다
외국 기업의 경우 바스프(BASF), 에어 프로덕트(Air Product), 아사히, 하니웰(Honeywell), 피가로(Figaro) 등이 메탄 함유 가스를 생산하고 메탄가스를 이용해 연료를 생산하며, 질산공장의 아산화질소를 처리하는 기술을 확보해 이를 적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하이닉스, 삼성전자 등이 과불화탄소 감축 목표를 설정해 비이산화탄소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나, 관련 기술이 우리나라 주력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에 비해 대응이 불충분한 형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메탄 제어 및 모니터링 기술은 높은 수준을 보유하고 있지만, 불화가스 저감 기술은 상대적으로 수준이 낮다.


Non-CO2온실가스저감기술개발사업단은 비이산화탄소 온실가스 통합관리 기술, 메탄 포집 및 활용 기술, 아산화질소 저감기술, 불화가스류 저감기술이라는 4개 분야로 구분해 총 12개의 연구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문승현 단장의 설명에 따르면 통합관리 기술은 모니터링 기술이라고도 하는데, 이 분야에서는 저감기술을 적용시킬 만한 배출원을 새롭게 발굴하고 거기에 어떤 기술이 적합한지를 집중적으로 연구할 계획이다. 메탄 분야는 쓰레기 매립장, 하수처리장, 음식폐기물 처리장 등에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순도를 높여, 단순 난방용이 아니라 연료전지의 원료, 자동차 연료, 도시가스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사업단의 임무이다.


문 단장은 “국내 질산 공장에 외국의 아산화질소 저감 촉매시설이 들어가 있는데, 저감 의무가 있는 그 나라에서 온실가스 저감 실적을 확보하는 CDM 사업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사업단에서는 외국 시설과 차별화되고 뚜렷한 효과가 있는 기술을 개발해 이를 대체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산화질소는 질산뿐 아니라 카프로락탐, 아디픽산 등을 만들 때 발생하며, 하수슬러지, 목재 등을 소각할 때도 나오고, 자동차 배기가스 처리용 삼원 촉매의 성능이 떨어질 때 배출된다.


사업단은 이미 하수슬러지를 소각할 때 발생하는 아산화질소를 대폭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이승재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동원이엔텍과 함께 구형 제올라이트 유동매체를 개발해 아산화질소의 분해 촉매로 사용했다. 이를 활용해 하루에 3.6톤의 하수슬러지를 처리할 수 있는 유동층 소각 시스템을 개발한 뒤 충남 논산시 환경사업소에 테스트베드를 구축했다.
 

Non-CO2온실가스저감기술개발사업단에서는 전자산업에서 배출되는 불화가스를 분리, 정제, 회수, 재이용하는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사진은 시제품. - Non-CO2온실가스저감기술개발사업단 제공
Non-CO2온실가스저감기술개발사업단에서는 전자산업에서 배출되는 불화가스를 분리, 정제, 회수, 재이용하는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사진은 시제품. - Non-CO2온실가스저감기술개발사업단 제공

불화가스는 냉매로 쓰이는 수소불화탄소, 반도체․LCD와 관련된 전자산업에 주로 쓰이는 과불화탄소, 전압을 변환할 때처럼 절연이 필요한 상황에서 쓰이는 육불화황 등으로 모두 상당히 안정한 물질이다. 따라서 불화가스는 분리, 정제, 또는 마지막으로 파괴 기술을 동원한다. 문 단장은 “냉매처럼 그냥 파괴해 버리면 새로 또 만들어야 하니까 분리, 정제해서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형석(CaF2)이라는 안전한 고체물질로 만들어 해롭지 않게 바꾸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중에 불소 자원이 없을 때 형석을 다시 이용해 수소불화탄소, 과불화탄소 등의 불소 화합물을 새로 만들 수 있다.


또한 아산화질소, 불화가스 같은 비이산화탄소 온실가스 배출은 화학공업, 자동차산업, 선박산업, 전자산업, 반도체산업, 컴퓨터산업 등 우리나라 수출 주력산업과 연관된다. 문 단장은 “이런 온실가스를 사용하거나 배출해 만든 제품에 대해 국제적 규제나 불이익이 가해진다면, 수출에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의 경우 모든 수출품에 지구온난화지수가 150 이상인 온실가스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하지만 문 단장은 “우리가 비이산화탄소 온실가스의 저감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면, 선제적으로 온실가스 저감을 제안하고 관련 기술을 수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우리나라 비이산화탄소 저감기술이 수출산업의 경쟁력을 배가시키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게 뒷받침하는 한편, 관련 산업을 발전시키고 시장을 창출하는 신성장동력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본 콘텐츠는 녹색기술센터에서 발행한 < Green Tech. HORIZON> 3호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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