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고, 미래를 선도하는 혁신기술_반도체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2013.04.30 10:23

1948년, 트랜지스터의 발명은 전 세계를 요동치게 만들었고 이후 IT업계의 판도를 완전히뒤바꾸어 놓았다. 집적회로 개발 이후 반도체 기술은 빠르게 발전했으며 금새 생활 곳곳에 반도체가 사용되지 않은 곳이 없는 ‘반도체 시대’가 열렸다. 이와 함께 인텔, 삼성 등의 기업들은 최신 반도체를 속속 상용화하며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들 기업들이 생산해 낸 반도체로 다양한 응용기술과 제품이 개발되었으며 사람들의 생활도 빠르게 변화했다.


그러나 최근 반도체기술 발전은 눈에 띄게 느려지고 있다. 예전처럼 급속한 발전을 찾아보기는 어려워졌으며 기존 반도체기술에 한계가 왔다는 분석이 과학자와 공학자 사이에서 제기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반도체기술 발전은
포화단계에 이르렀으며, 향후 5년, 길게는 10년 안에 기존 반도체기술로는 무어의 법칙이 폐기될 것이라고 한다. 이미 인텔과 삼성 등의 기업들은 한계를 감지하고 천문학적인 금액과 수많은 인력을 투입하여 새로운 소자와 반도체기술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세계 곳곳의 연구소와 대학에서도 많은 연구자들이 도전의식을 불태우며 반도체기술을 혁신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KAIST에도 이 연구에 뛰어든 팀이 있다. 반도체 집적도 증가에 따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기존 기술을 대체할 차세대나노소자 연구를 진행 중인 전기 및 전자공학과 양경훈 교수의 연구실이 바로 그곳이다.
 
기존 기술의 한계와 새로운 대안
 
“무어의 법칙의 한계가 왔다는 얘기는 반도체 내에서 전자가 입자로서 행동한다는 가정 하에 도입된 소자에 한계가 왔다는 뜻입니다.” 양경훈 교수는 나노미터 크기의 작은 반도체 내에서 전자가 갖는 파동성에 초점을 맞추어 현재 널리 사용하는 실리콘(Si) 반도체를 대체할 차세대 반도체소자 연구를 하고 있다. 미국 벨연구소에서 트랜지스터를 발명한 이래,
반도체 연구는 실리콘 소자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전통적으로 전자가 반도체 안에서 입자처럼 행동한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원리를 토대로 반도체소자 연구가 진행되었고, 이러한 기반 위에서 현재의 반도체 기술이 발전할 수 있었다.
 
그런데 반도체소자의 집적도가 높아지고 내부 구조가 수십 나노미터 수준이하로 아주 미세해지면서 입자의 특징과 파동의 특징이 동시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양자적 수준으로 구조가 세밀해지자 터널링 현상과 같은 양자역학적 특성이 반도체 내부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나노미터 수준의 작은 반도체소자 내에서 전자를 입자로 간주했던 기존 방식으로는 물리적인 오류와 한계가 발생하는 것이다. 처음 반도체가 개발된 시기에는 훨씬 큰 크기의 영역에서 연구가 진행되었고, 반도체 내부의 전자가 입자처럼 움직인다고 가정해도 오차가 적었기 때문에 전자의 파동성에 대한 연구가 딱히 필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기술이 진보하고 집적도가 높아지면서 기존 기술의 한계를 해결할 새로운 연구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양자효과를 이용한 RTD 소자연구
 
전자의 파동성을 이용하여 설계된 반도체는 기존실리콘과 같은 단일원소 반도체가 아닌, 두 개 이상의 원소가 결합된 화합물 반도체를 사용할 때 최적화된 성능을 얻을 수 있다. 양경훈 교수 연구실에서는 3족과 5족 원소를 이용한 화합물, 그
중에서도 황화인듐(InP, Indium Phospide) 기반 반도체기술과 나노미터 수준에서 양자현상을 이용한 공명터널다이오드(Resonant Tunneling Diode, 이하 RTD) 소자기술을 이용한 초고속 아날로그 및 디지털 집적회로를 중점적으로 연구하
고 있다. 양자효과를 이용한 대부분의 소자들이 주로 낮은 온도에서만 우수한 성능을 보이는 것과 달리, RTD 소자는 상온뿐만 아니라 100℃ 가량의 높은 온도에서도 높은 성능을 나타낸다. 또한 고유의 양자효과 특성으로 인해 기존 실리콘 기반의 회로보다 매우 적은 소자수를 가지면서도 동작 속도가 빠르고 전력소모가 낮은 장점이 있다.
 
양경훈 교수 연구실에서는 이러한 RTD소자의 특성을 이용하여 아날로그 및 디지털 통신용 집적회로의 핵심부품인 초고주파 발진기 회로와 4 대 1 멀티플렉서 회로 개발에 성공하였다. 이 연구실의 기술을 활용한 초고주파 발진기 회로는 전자의 입자성을 기반으로 개발된 기존 실리콘(Si) CMOS 회로에 비해 소비전력을 170분의 1로 떨어뜨렸으며, 4 대 1멀티플렉서 집적회로는 실리콘(Si) CMOS에 비해 1/3의 소자수와 2/3 이하의 전력소모 특성을 보였다.
 
현재 전자의 파동성에 기반을 둔 연구 외에도 물질의 자성, 전자의 스핀, 그래핀 등 ‘Beyond Moore’ 영역에서 무어의 법칙의 한계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가 전 세계에서 진행되고 있다. 다른 소자 연구들이 가능성을 검증해가고 있는 단계에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오랜 기간 연구된 RTD연구는 다양한 영역에 적용되며 깊이 있게 진행되고 있어 그 전망이 밝다.
 
새로운 변화를 주도할 혁신 기술
 
양경훈 교수는 새로운 반도체기술혁신이 이루어진다면 산업 전반에 걸쳐 총체적 변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랜지스터의 발명 이후에 우리 삶에 커다란 변화가 찾아왔듯이 산업 및 생활 전반에 걸쳐 큰 변화가 찾아올 것이라는 뜻이다.
 
더불어 반도체를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소신을 갖고 도전할 것을 당부했다.“반도체기술의 주축이 되었던 기존의 트렌드가 현재 혁신이 필요한 시점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역사에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이 시점에 지적 호기심을 가진 창의적인 학생들이 연구에 매진하여 기술혁신을 이룰 수 있다면, 윌리엄 쇼클리 이후의 전통적인 기술적 토대를 완전히 바꾸어놓을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습니다. 우수한 한국의 인재들이 새로운 혁신을 이루기를 기대합니다.”

 


변상훈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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