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좋은 팔방미인의 비결은?

2013.05.03 11:25
신용현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회장에게는 묘한 매력이 있다. 한없이 부드러운 갈대같으면서도 묵묵히 여성과학기술인으로서 선구자적인 행보를 이어나가는 발걸음에는 거침이 없다. 작년 취임한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회장직은 물론,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우주기술기반 신기술융합사업단장, 국가우주위원회 위원, 연구개발특구 이사 등 각종 업무로 그 어느 과학기술인보다 바쁜 신용현 회장을 만났다.

소통과 네트워킹의 달인
 

    

그 누구보다도 '잘 나가는' 신 회장은 그 모든 것을 '인복'이라는 단어로 양보하는 겸손함을 갖춘 사람이기도 하다. "워낙 많은 일을 하셔서 정신없이 바쁘시죠?"라는 인사말에 "제가 잘나서가 아니라 인복이 있어서 그런 거예요. 그저 오지랖이 넓은 거죠"라며 흔쾌히 웃을 줄 아는 그녀의 성공 비결은 바로 뭘까? 바로 네트워킹과 소통이다! 


네트워킹과 소통은 21세기 들어 더욱 요구되는 덕목이다. 다양한 경험과 인맥을 자랑하는 신 회장은 이 부분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신 회장은 "최근에는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대형과제를 총괄하면서 연관성 있는 연구를 서로 이어주는 데 몰두하고 있다"면서 "비록 연구현장에서 떨어진다는 단점은 있지만, 그 과정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을 보면서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고 근황을 밝혔다. 그녀의 장기인 네트워킹이 빛을 발하는 순간 중 하나다. 

물리학을 전공한 신 회장은 진공기술의 권위자로 통한다. 흥미로운 것은 신 회장의 주
전공인 이 진공기술이야말로 관련 분야가 다양한 복합기술이라는 것. 신 회장에 따르면 진공기술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우주 발사체 개발, 가속기, 핵융합, 나노기술 등 거의 모든 기술에 두루 쓰이는 팔방미인이다. 신 회장은 "덕분에 물리, 기계, 화공, 전자 등 다양한 전공의 연구자들과 작업할 수 있었다"면서 "전공에서부터 이곳저곳 불려다니기 좋은 조건을 갖춘 셈"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소문난 과기계 마당발의 비결은? 

그런 신 회장이 오늘날 다양한 직함을 가지고 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간단했다. 신 회장은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가 실무를 맡은 '여성과학기술인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으로 도입된 제도 중 각종 위원회에 여성을 30% 이상 할당하는 것이 있었다"면서 "그런데 당시 분위기 상으로 여성과학기술인의 대외활동이 쉽게 용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30%를 채우는 것조차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결국 그 자리를 하나 둘 씩 채우다 보니 지금은 손으로 세기에도 헷갈릴 만큼 많은 대외활동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여성과학기술인의 대외 활동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것을 때론 머리로, 때론 몸으로 직접 맞닥뜨리면서 제도적으로, 실질적으로 이끌어 간 선구자가 바로 신 회장이다. 그녀는 연구 활동과 대외 활동을 한꺼번에 하기는 힘들었지만, 덕분에 귀중한 네트워크를 얻었다고 주장한다. 대외활동을 빨리 시작하게 되면서 얻은 인맥, 그리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면서 얻은 지식과 경험이 큰 자산이 됐다는 것이다. 

"여성과기인 안주하지 말아야" 

확실한 것은 이러한 그간의 활동이 많은 여성과학기술인의 영역을 확대하는 데 시금석이 됐다는 사실이다. 신 회장은 이를 바탕으로 여성과학기술인이 더욱 정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이공계 출신 여성대통령의 탄생으로 여성과학기술인들이 제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하지만 이에 안주하지 말고, 남성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네트워킹 능력을 키우는 등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신 회장은 이어 "여성들은 육아 등으로 사회활동 시 필요한 커뮤니티 활동이 단절되는 경우가 많다"며 "실무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일부러라도 사회적 네트워킹을 강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여성과학기술인들과 신 회장에게 2013년은 뜻 깊은 해다. 무엇보다 신 회장이 10년동안 활동하고 있는 여성과학기술인회가 20주년을 맞는다. 20살이면 성인으로서 자신의 포부를 본격적으로 펼칠 나이다. 신 회장은 "채용 박람회, 멘토링 2013년부터는 후배 세대를 위한 활동에도 본격적으로 신경을 쓸 것"이라며 "베트남이나 몽골 등과의 국제협력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 회장이 밝힌 또 하나의 목표는 젊은 학생들이 학생때부터 국제 교류를 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는 이를 위해 국내 학생들과 외국 학생들이 정기적으로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신 회장은 마지막으로 "여성과학기술인회는 회장 혼자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기여하는 것이 많아 일이 많지만 걱정은 없다"며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업무를 수행하면서 선배들에게 배운 노하우를 아낌없이 베풀겠다"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제가 잘해서가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덕을 본 것에 불과하다"는 말을 놓지 않은 신용현 회장.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신 회장을 찾는 것은 결국 신 회장 자신이 사람들에게 인복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인터뷰를 진행하며 계속 들었다.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열심히 연구 현장과 과학기술인 네트워킹의 최전선에서 바쁘게 달리고 있을 신 회장의 2013년이 기대되는 이유다. 
 




김청한 기자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댓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