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5년, 과학기술계가 바라는 복지는?

2013.05.03 11:26

우리나라는 빠르게 저출산, 고령화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특히 '한강의 기적'을 이룬 과학기술인 1세대가 본격적으로 퇴직을 시작하는 나이가 되면서 '과학기술인 복지'가 시대의 화두가 됐다. 새 해를 여는 2013년 1월호에서는 민철구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과학기술인 복지의 필요성과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한다. 

삼성경제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령인구는 2018년에 14.3%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1955년에서 1963년 사이 출생한 소위 '베이비붐' 세대가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퇴직함에 따라 대한민국의 고령화는 그 가속도를 더할 예정이다. 

과학기술인 정년퇴직 갈수록 늘어 

문제는 정년퇴직 연령대의 과학기술인력도 증가한다는 점이다. 현재 정년퇴직 연령대라고 볼 수 있는 60세 이상의 과학기술인은 5천명에 불과하나, 향후 급속히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 과학기술인의 퇴직 규모는 총 11만 3천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고령 은퇴과학기술인의 고용지원 정책 및 복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높은 실정이다. 


이에 따라 과학기술인의 행복을 위해 전주기적 과학기술인 복지시스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민철구 선임연구위원은 이를 위한 중점 추진과제로 △ 일하는 복지 △ 노후복지 제도 △ 직무 안정성 제고 △ 산업계 연구자 지원 △ 신개념 과학기술 complex 설립 △ 과학기술인 메모리얼 파크 건립을 꼽았다. 

일하는 복지 구현이 핵심 

특히 중요한 것은 일하는 복지의 구현이다. 민 선임연구원은 이를 위해 퇴직과학기술인을 대상으로 '직무 재설계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단순한 퇴직과학기술인에 대한 복지 차원을 넘어 그들의 노하우와 기술을 국가적으로 활용하자는 취지다. 현재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고경력 과학기술인 활용 지원사업(ReSEAT 프로그램)'은 그 좋은 예다. 이는 산업계, 학계, 연구계에서 퇴직한 과학기술인을 초빙해 정보분석 및 과학관 큐레이터 등으로 활용하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생산된 정보분석물은 ReSEAT 웹사이트(www.reseat.re.kr)를 통해 게재돼 타 과학기술인의 연구에 보탬이 된다. 

민 선임연구원은 생애 주기별 직업의 이해와 이에 대한 탐색을 통해 과학기술인의 전 직업생애를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퇴직과학기술자를 위한 출연연 특성교육 프로그램 개발, 주문식 재교육 프로그램 운영, 단계적 퇴직 프로그램 운영 등이 요구된다. 

수요 맞춤형 지식?기술 전수 프로그램 개발도 중요한 이슈로 꼽힌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에서 진행하는 '퇴직과학기술자 활용 중소기업 기술혁신역량 확충사업(테크노닥터)'는 이런 수요 맞춤형 지식?기술 전수 프로그램의 성공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퇴직과학기술인들이 테크노닥터가 되어 중소기업에 기술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다. 단지 자리를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다. 한 중소기업은 테크노닥터의 지원을 받은 이후 이익률이 0.5%에서 5%대로 급격히 상승해 매출액이 2배 가량 성장하기도 했다. 이 회사가 평가한 테크노닥터의 매출 기여는 300억원에 달한다. 민 선임연구원은 여기에 더해 각 부처가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인력 POOL을 통합하여 범정부적 퇴직 과학기술인력 통합정보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실업난으로 고생하는 청년층과 고경력 과학기술인력이 결합해 창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세대 융합형 사회적 기업'의 창업지원 및 육성도 생각해볼만 한 주제다. 민 선임연구원은 현재 청년창업 위주의 '사회적 기업'을 고경력 과학기술인력이 참여해 지원하는 형태로 전환하는 것을 제시했다. 

연금 확대 및 직무 안정성 제고도 중요 

과학기술인연금제도의 확대도 중요한 복지 방향이다. 민 선임연구원은 과학기술인 연금이 사학연금 수준에 이르도록 단계적으로 보강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1단계로 기술료 출연기간 연장 등을 통해 장려금재원을 4천억원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민 선임연구원은 이의 시행으로 사학연금의 87.3% 수준으로 과학기술인 연금이 오를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정년을 65세로 연장하면 사학연금의 98%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연구활동 중 발생하는 사고에 대비해 안전기금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과학기술인은 업무 특성 상 우주항공, 극지, 심해저, 방사선 등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상해를 입거나 사망할 경우 기존 보험계약에 따라 보상하고 있으나, 과학기술인의 행복을 위해 이를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이에 안전기금 조성도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한편 7년 과학기술인의 직무능력 저하를 개선하기 위해 7년 주기의 안식년 제도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할 내용이다. 

이 밖에도 대학, 출연연에 비해 소외되고 있는 산업계 연구자들에 대한 지원, 과학기술인 복지 complex 설립, 과학기술인의 공적을 기리기 위한 추모공원 건립 등이 새 정부 5년을 맞이하여 과학기술인 복지가 나아가야 할 화두로 제시되고 있다. 선진형 과학기술인 복지정책의 올바른 구현으로 과학기술인이 진정 행복해지는 그 날을 기대해본다. 


김청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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