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 협의체로 글로벌 신약 10개 개발 지원한다”

2010.07.15 09:19
좌로부터 박항식 정책관, 김강립 국장, 오경태 정책관, 김준동 정책관. 사진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enhanced@donga.com

세계 시장을 좌우할 수 있는 약품을 개발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우리나라는 조선, 정보기술(IT), 반도체, 자동차 등 세계 정상급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제약 등 생명공학에 분야는 아직 세계 수준과는 격차가 있다.

정부가 신약 개발 등 바이오 분야도 선두로 끌어올리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앞으로 9년 동안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신약 10개를 만들기 위해 관련부처가 협력하기로 했다. 그동안 기초연구, 임상연구, 제품화 연구 등이 별도로 진행되면서 효율성이 다소 떨어지지 않느냐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미 지원 계획도 마련됐다. 교육과학기술부, 지식경제부, 보건복지부 등 3개 부처는 협의체를 구성하는 한편, 9년간 6000억원의 예산을 마련해 체계적으로 관련 산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협의체에는 참여하지 않지만 천연물질 관련 부분에는 함께 하기로 했다. 4개 부처가 협력해 국가 대표 신약을 개발하기로 의기투합 한 것이다. 여기에 민간분야 투자액 6000억원 까지 합치면 1조2000억원에 이르는 규모다.

4개 부처 관계자들은 앞으로 이러한 계획을 어떻게 실천해나갈지 방안을 찾기 위해 13일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센터장 현병환)이 주관으로 열린 ‘BT 전문가 좌담회’를 열고 협의체 운영 등에 대해서 논의했다.

● 전주기적인 신약개발, 현재 진행 상황은?

▽박항식 정책관=전주기 신약개발 사업 관련해 교육과학기술부는 예비 타당성 조사를 하고 있다. 7월 말이나 8월 초면 중간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예산을 어느 정도 배정할지 큰 그림이 나올 것 같다. 올해는 우선 20억원을 확보해 시범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 종료되는 21세기 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이 여러 개 있는데, 이를 관련된 타 부처에 넘겨 연구성과가 개발로 이어지도록 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달에 농림수산식품부와 관련된 내용으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김강립 국장=우선 매우 뜻 깊은 자리인 것 같다. 신약후보물질이 실제 산업화까지 가려면 많은 단계를 거쳐야 한다. 보건복지부가 갖고 있는 임상지식기술은 이 과정에서 임상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으리라 본다. 국가 전체 연구개발(R&D)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실패가능성을 최소화 하는 게 복지부의 역할이 아닐까.

▽오경태 정책관=21세기 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의 일부인 작물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이나 미생물유전체활용기술개발사업단의 연구성과는 농림수산식품부와 잘 맞는다. 이 연구단의 기초원천기술을 이어 받아 이용하자는 취지에서 지난달 25일 교과부와 MOU를 맺었다. 농수산부는 각 부처 연구 인력의 공동 참여를 통해 앞으로 영역을 생명산업 쪽으로 넓히려는 계획이다.

▽김준동 정책관=전주기적인 신약개발에 있어 생산기술, 공정기술, 실용화, 수출 등 분야는 지식경제부가 상당히 기여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경부 내에 R&D 전략기획단이 출범한 만큼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열린 마음으로 참여할 생각이다. 이러한 전주기적인 신약개발계획은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 각 부처가 협력한다는 의미를 넘어 실질적으로 글로벌 신약 개발에 성공한다면 의료제약분야에 몰리는 우수 인력에게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 부처간 협력하되 총괄감독 필요해

▽박항식 정책관=부처간 연계사업에 대한 필요성은 상당히 공감한다. 이를 축구에 비유한다면 기초원천연구는 수비수이고, 산업화는 공격수에 가깝다. 선수들을 훈련시키는 코치는 정부 부처와 정책이라 볼 수 있다. 중요한 건 작전을 짤 감독이다. 기초원천연구가 산업화까지 이어지기 위해서는 일사분란하게 지휘할 총괄 감독이 필요하다.

▽김강립 국장=부처간 영역이 과거보다 허물어지고 있다. 따라서 부처별 연계·협력은 당연하 나아가야할 방향이라고 본다. 보다 효율적인 연구개발을 위해서는 우선 예산의 양적인 팽창이 필요하다. 미국은 생명공학기술(BT) 투자를 국방예산 다음으로 많이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

또 R&D사업의 우선순위를 조절하는 체계가 필요할 것 같다. 각 부처가 각자 역할이 맞춰 움직이되, BT 분야 투자에 선택과 집중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내부에 이러한 역할을 하는 조정 기구를 상시적으로 운영하면 어떨까 싶다.

▽김준동 정책관=전주기 신약개발사업이라는 거창한 프로젝트를 앞두고 우리나라 제약 산업이 과연 이러한 국가적인 사업을 감당할만한 능력이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 카피약을 주로 만들고 있고, 대기업은 제약산업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상황에 있는 우리나라 제약기업구조가 과연 글로벌 신약 개발에 드는 막대한 비용을 부담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러한 시장의 문제도 같이 논의해야 현실성 있는 대책이 나오리라 본다. 총괄지휘를 할 감독이 누구인지도 중요하다. 국내외에서 글로벌 신약 개발에 성공한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 기획 생산성을 높이려면…자율성과 스킨쉽 활발히 이뤄져야

▽박항식 정책관=스킨쉽이 중요하다. 부처간 담당자들이 자주 만나서 이야기하고 의견을 교류해 창구를 활성화해야 한다. 현재 부처마다 사업 규정 등 제도가 다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전주기적인 신약개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서로가 공통된 규정을 가질 필요가 있다. 추진 사업과 관련돼 활발한 인력교류 역시 고려해야할 부분이다.

▽김준동 정책관=기업들의 참여 역시 간과할 부분이 아니다. 전주기적인 신약개발을 추진할 때 기획 단계부터 목표를 잘 잡으면 자본력이 있는 국내 기업들이 관심을 보일 거고,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면 그만큼 신약개발 성공가능성은 높아진다. 신약 개발이란 최종 목표 달성 외에도 이 분야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부수적인 효과도 볼 수 있다.

▽오경태 정책관=이전보다 나아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기업이 농수산업에 들어오면 피해를 입는다는 농민·농민단체들의 인식이 여전하다. 허나 농민이 할 수 없는 R&D를 기업이 대신할 수 있는 만큼 기업이 참여했을 때 전체적인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 이러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김강립 국장=각 부처에 맞는 역할분담과 가치조정도 중요할 것 같다. 복지부 안에도 국립암센터, 질병관리본부 등 유사 R&D기관이 있다. 의사공동결정구조 등을 만들어 이들 기관 간의 협력을 추진했지만 의사결정속도가 느리고 어려웠다.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노력을 하는 한편 지경부와 협력해 세제개편을 추진할 필요도 있다.

현재 법규에는 임상실험에 드는 비용은 세제혜택을 받지 못 하고 있다. 신약 개발에 있어 비용이 가장 많이 드는 부분인데 지원이 되지 않아 글로벌 신약을 개발하는데 부담으로 작용한다.



전주기적인 신약개발계획을 성공적으로 이끌려면?

① R&D개발의 기획 단계부터 각 부처별로 협력을 통해 진행해야
②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여러 악기를 지휘하듯 신약개발 관련 협의체(가칭)를 만들어 총괄역할을 맡겨야
③ BT예산을 증액시키는 한편 협의체의 자율성 확보, 세제개편 등 제도적 지원 필요해

※ 이 좌담회 시리즈는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와의 공동기획으로 진행됩니다.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댓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