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 일자리 창출이 경쟁력 갖추는 일”

2010.12.20 21:52
“대학원을 나와도 가서 일할 곳이 부족해요. 그러다보니 대학원생의 발길이 점차 줄고, 결국 국내 생명공학기술(BT) 경쟁력을 떨어트리는 큰 요인으로 작용할 겁니다.”

김연수 인제대 식의약생명공학과 교수(인당분자생물학연구소장)는 17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인당분자생물학연구소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우수한 대학원생이 많이 배출돼야 BT 경쟁력이 커지는데 국내 현실은 그렇지 못 하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정부의 연구 장비지원사업이 실제 연구를 하는 곳에 집행되고 △대학교수의 강의 비중을 줄여 연구에 전념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일자리 부족…대학원 진학 꺼려

김 교수는 “BT를 바라보는 안팎의 시선이 다르다”고 말문을 뗐다. 제약·헬스 등 전 세계적으로 시장을 창출하는 분야는 대부분 생물학과 관련 있지만 국내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생물학을 전공한 대학원생이 갈만한 기업은 소수의 대기업과 제약회사, 바이오벤처회사 등이 전부에요. 취업 문턱이 높고, 취업을 하더라도 대우가 다른 직종보다 낮으니 학생들이 연구원이 되길 꺼려하는 면이 있습니다.”

BT분야 기업이 많지 않아 일자리가 적고, 사람은 일할 기업이 없으니 진학을 기피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계속된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일부 대학에서는 교수들이 대학원생을 뽑지 못 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김 교수는 “BT 경쟁력을 키우려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4대 보험도 들어주지 않고 연구원을 고용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연구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하도록 처우를 현실화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 교수 강의 부담 줄여 연구관심 쏟도록 해야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김 교수는 말했다. 그는 강의비중을 예로 들며 “1주일에 10시간 이상씩 강의를 하는 교수들이 제대로 연구까지 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강의 외에도 시험, 채점, 평가 등 부수적인 일을 처리하다보면 정작 자신의 연구에 온전하게 집중하기 어렵다.

김 교수는 “연구할 시간은 부족하고 평가를 받으려면 논문은 내야하니 의미 없는 논문을 많이 싣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 미국 등 외국에서는 연구를 주로 하는 교수의 경우 학부 강의는 거의 하지 않는다. 대학원에서 강의를 하지만 비중은 3학점 미만으로 그리 높지 않다.

김 교수는 “강의전담교수와 연구전담교수로 나눌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젊어서 연구의욕이 높을 때는 연구를 주로 하고, 나이가 들면 풍부한 경험을 토대로 강단에 서 학생들을 가르치면 좋다는 것이다.

그는 “교육이 없는 연구, 연구가 없는 교육 모두 말이 안 된다”면서 “둘 사이에 적절한 합의점을 찾아가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정부의 정책이 적재적소에 이뤄지면 교육과 연구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가령 이전 정부에서 추진한 ‘누리사업’의 경우 연구자재를 학부에 집중적으로 지원해 정작 갖춰놓고도 사용하지 못하는 일이 다반사였다는 것이다.

“이런 정책은 실제 연구를 하는 곳에 집행돼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연구 장비가 있어도 정작 쓸 사람이 없거나 그 반대의 경우도 많이 생길 수 있거든요. 국내 BT가 경쟁력을 가지려면 일자리 창출, 강의부담 감소와 함께 적절한 곳에 이뤄지는 정부의 정책도 매우 중요합니다.”

변태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xrockism@donga.com



김연수 교수의 ‘이것만은 꼭!’
△BT분야 일자리 창출해야
△교수들의 강의부담 줄여야
△정부의 정책적 지원 적절히 이뤄져야



김연수 교수는
- 1982년~1989년 서울대 미생물학과 학사·석사·박사
- 1989년~1994년 미국 위스콘신대 매카들암연구소 박사후연구원
- 1995년~1998년 연세대 의대 암연구소 조교수
- 1998년~2003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
- 2003년~현재 인제대 식의약생명공학과 교수



※ 이 기획기사 시리즈는 교육과학기술부 및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와 공동으로 기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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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태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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