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인 복지, 지역 간 온도차 낮추려면?

2016.09.12 17:37

 

*본 콘텐츠는 과학기술인공제회에서 발행한 <SEMA 함께 행복 同幸>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과학기술인들은 국내 복지 환경에 대해 얼마나 만족하고 있을까? 과학기술인공제회는 지난 2016년 6월 15일부터 21일까지 일주일간 국내 과학기술인들을 대상으로 과학기술인 복지 만족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국내 과학기술인의 복지를 향상하기 위해 복지에 관련된 전반적인 의식과 만족도를 조사하였고, 총 1,872명의 과학기술인이 참여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이공계 복지정책과 관련된 3개 차원(개인행복도, 연구 환경 만족도, 복지정책 만족도)별로 만족도를 측정하고, 각 평가차원의 만족도와 이공계 복지정책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와의 회귀분석을 통해 종합만족도를 산출했다. 그 결과 과학기술인의 복지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평균 47.2점으로 나타났다.

개인행복도와 연구 환경 만족도, 복지정책 만족도 중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한 차원은 국내 과학기술인 복지정책 만족도로 총점 45.1점으로 집계됐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복지정책 만족도에 대한 지역편차였다. '복지시설 접근성', '정주(定住)여건' 만족도 항목은 지역편차가 크게 나타났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과학기술인은 업무의 특성상 일반인의 복지와는 별도로, 추가적으로 필요한 부분이 분명 존재한다. 이 때문에 연구기관이 집중돼 있는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은 복지 만족도에서 분명한 차이가 나타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학기술인의 복지 만족도 중에서 지역 간 온도차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현재 대전, 경북, 전북 지역에서 근무하는 연구자와 정책 전문가를 대상으로 대담을 진행해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한 이유와 해결 방안을 들어봤다.

 

 

심층인터뷰 대상자 (가나다 순)

사회   김상현 동아사이언스 기자
구혜영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전북분원 선임연구원
김지환   과학기술인공제회 복지급여실장
김진수   한국화학연구원 책임연구원, (사)출연(연)연구발전협의회총연합회 감사
송철화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본부장, (사)출연(연)연구발전협의회총연합회 회장
최동환   포항산업과학연구원 팀장
최선미   한국한의학연구원 의료연구본부장,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이사



사회 : 우선 과학기술인의 복지 만족도를 높이려면 어떤 것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구혜영 : 보육시설이나 여가활동을 위한 시설, 도서관과 같은 공공시설이 잘 마련되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지방에 사는 주민으로서는 정주환경 개선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송철화 : 현재 과학기술인의 복지 여건은 교직원 등 타 비교집단에 비해 매우 열악합니다. 우수인력들이 출연연을 이탈하거나 과학기술 분야에 유입되는 데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지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원연금이나 사학연금과 비슷한 수준의 연금도 필요하고 반강제적으로 줄어든 정년도 다시 환원돼야 할 것입니다.

김지환 : 금전적 복지라면 공제회를 통한 발전장려금제도의 운영을 꼽을 수 있습니다. 비금전적 복지로는 회원이 직접 참여하는 복지서비스를 강화하고 과학기술인의 자아실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복지서비스(재능기부, 자원봉사 등)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사회 : 그런데 다들 여가 활동을 위해서 복지시설은 자주 이용하시나요?

 

최동환 : 저는 제가 근무하는 포항산업과학연구원의 휴양시설 및 스포츠센터를 가끔 이용합니다. 연구원 내부 시설이어서 예약과 이용이 편리하지요.

송철화 : 저는 대덕연구단지의 체육시설(수영장, 골프연습장 등)을 자주 이용합니다. 다만, 은퇴과학자들은 일반인 취급을 당해 혜택을 못 받는 게 아쉽지요. 공제회 콘도 서비스는 수요 대비 공급이 너무 적어서 매번 신청해도 당첨된 적이 없습니다.

김진수 : (대덕)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의 게스트 하우스와 스포츠센터를 자주 이용합니다. 과학기술인 대상 복지시설 이용률은 20% 미만으로, 할인 혜택이 형식적으로 느껴집니다. 여행을 갈 때 공제회를 통해 시설 정보를 얻을 수 있으나 경제적 혜택이 별로 없다는 점도 좀 아쉽습니다.

구혜영 : 저는 완주군의 영어도서관을 이용하는 것이 거의 전부입니다. 딱히 일반 복지시설과 과학기술인 대상 복지시설이 구분돼 있는지도 모르겠고, 과학기술인 대상 복지시설은 사용해 본 적도 없습니다.

 

사회 : 지역별 정주여건은 어떨까요? 다들 사시는 데 어려움은 없으신가요?

 

최선미 : 저는 대전의 정주여건에 대체적으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다만 보육시설은 늘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경쟁률이 너무 치열해서 많은 분들이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거든요.

송철화 : 저 역시 대전의 정주여건에 만족하지만 문제점도 있습니다. 최근 들어 연구단지 내부에 상업용 고층 건물들이 무분별하게 건설되면서 쓰레기 배출이나 주차 등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연구단지 한가운데 있던 대덕과학문화센터 자리에 고층 오피스텔이 들어서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최동환 : 경북 포항은 대도시에 비해 문화생활, 의료 등 정주여건은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포스코 초·중·고 교육시스템에는 만족하고 있습니다. 자녀를 키우는 입장에서 교육 환경은 정주여건 중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지요.

구혜영 : 저는 매우 불만족스럽습니다. KIST 전북분원이 위치한 전북 봉동 지역은 주변 공장에서 나오는 발암물질과 악취가 심해 아이를 키우며 오래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저희 분원의 많은 직원이 대전권에서 출퇴근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각종 부처와 해당공장에 민원을 넣어 봐도 움직임이 없어 더욱 불만족스럽습니다.

 

사회 : 그렇다면 복지시설과 정주여건의 지역불균형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없을까요?

 

김지환 : 과거 정부는 지방과학에 대한 투자 비율 40%라는 목표치가 있었으나 현재는 희미해진 게 사실입니다. 물론 정부의 한정된 예산으로는 한계가 있겠지만 지방과학이나 기초연구에 대한 투자는 당장 성과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미래를 위해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되는 정부 정책목표가 돼야 합니다.

최선미 : 과학기술인 공공복지시설이 대전에 집중돼 있다고 하나, 대전도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타 지역은 상대적으로 더 열악하겠지요. 타 지역은 지역 내 시설을 이용하는 데 있어 과학기술인의 혜택을 증대시키는 방안을 만드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구혜영 : 대전이나 수도권에 비해 매우 낙후된 지역에서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는 정주여건을 개선시켜달라는 부탁을 하고 싶습니다. 각 지방의 정주여건 개선이 선행되지 않는 한 인구 쏠림현상과 지역발전 불균형 문제는 막을 수 없을 것입니다.


최근 각 지자체는 정치적인 이유로 출연연의 분원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연구시설의 지역 배분은 필요하지만, 대부분의 신규 연구소와 분원이 정주여건이나 복지시설이 형편없는 지역에 설립된다는 것이 문제다. 과학기술인들이 체감하는 복지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국가 연구정책의 초기 설계에서부터 깊은 고민이 뒤따라야 한다. 이러한 고민이 지역별 편차를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동아사이언스 김상현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댓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