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전쟁의 진실

2016.06.08 17:39

*본 콘텐츠는 과학기술인공제회에서 발행한 <SEMA 함께 행복 同幸>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지금 설탕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주무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당류저감화정책을 발표하고 실제로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에서 나트륨·당류 줄이기 범국민 참여행사까지 개최했다. 명분은 학생, 주부, 회사원, 어르신 등 국민 대표단이 나트륨과 당류의 적정 섭취를 통해 건강한 식생활을 영위하자는 다짐을 한다는 것이다. 불행히도 오래전 범국민 쌀 줄이기를 위한 혼식장려운동이 연상되었다. 먹을거리 문제를 이렇게 범국민궐기대회로 해결해야 할까? 좀 더 현명한 대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스트레스 해결과 에너지 대사를 돕는 설탕

설탕은 단맛을 추구하는 인류의 오랜 친구였다. 설탕이 부족하던 시절에는 약으로서의 역할도 하였고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해결해주는 식품이었다. 우리 두뇌는 글루코스만을 에너지원으로 쓰고 당은 이에 가장 효과적이다. 그러니 최근의 설탕 전쟁은 설탕을 최악의 식품으로 몰아가는 것 같아 불편하다. 설탕은 자체가 독성물질은 아니고 특히 에너지대사에서 효율적인 물질이다.

분명히 설탕을 많이 먹는 것은 건강에 해롭다. 특히 설탕은 과잉 섭취 시 비만과 고혈압의 발생가능성을 높인다. 전 세계적으로도 설탕과의 전쟁은 이미 시작되었다. 미국의 경우는 당류섭취량을 119g이하로 설정하고 2005년에는 캘리포니아 주에서 공립 학교내 탄산음료판매금지를 하였고 2015년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첨가당 음료에 경고 문구를 넣기 시작하였다. 설탕세도입문제가 이슈가 된 유럽의 경우, 영국은 당류섭취량을 85.5-107.5g으로 정하고 2016년 3월 설탕세 도입 방침을 결정하였다.

최근의 비만이나 고혈압 증가현상의 원인에는 최근 늘어난 첨가당 증가가 있다. 따라서 국민 건강을 위해서는 당류를 줄이는 것은 필요하다. 그렇다면 '당류'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한 당류 줄이기가 필요하다. 최근 설탕은 기피되고 오히려 액상과당의 소비량이 늘어난 것은 이 캠페인의 문제점을 드러내는 좋은 예이다. 또한 단맛을 위한 합성감미료 소비가 늘어난 것도 문제이다.

먼저, 문제는 당류의 정의에 대한 혼동이다. 총 당류는 식품 내에 존재하는 당과 첨가당(added sugar)으로 나뉜다. 보통 당이라고 하면 설탕을 떠올리지만 자연식품 특히 과일에도 상당히 많은 당이 존재한다. 과일과 같은 자연식품자체에는 당이라고 표현되는 포도당, 과당들이 많으며(100g 당 딸기 3g, 우유 4g, 토마토 5g), 우유 속에도 유당(갈락토오스)이 들어 있다. 그리고 첨가당은 설탕, 액상과당, 물엿, 당밀, 꿀, 시럽, 농축과일주스 등의 당류를 말한다. 우리들이 자주 먹는 가공식품이나 케이크, 과자, 떡 그리고 불고기, 갈비찜 등에도 들어가는 당류들은 자연식품이 아닌 식품에 첨가하는 당이라는 의미로 첨가당이라고 한다. 총 당류의 섭취는 주로 가공식품으로부터 56.9%, 과일류 24.9%, 우유 5.7%, 원 재료성 식품의 12.5%로 나타나고 있다.

그럼, 우리는 당류를 얼마나 먹고 있을까? 우리나라 국민 하루 평균 총 당류섭취량은 2007년에는 59,6g(13.3%)에서 2013년 72.1g(14,7%)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섭취기준이하이다. 그런데 어린이 청소년, 청년층의 첨가당 섭취량은 2013년에 기준치를 넘어서고 있다. 아직 서구에 비해서는 적은 양이지만 젊은 층에서 섭취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

 
 

가공식품에 첨가되는 첨가당을 줄여라

그러면 당의 하루섭취기준은 얼마일까? 2015년 보건복지부에서는 <한국인의 1일 당류 섭취기준>에 의하면 '총당류섭취량은 총 에너지섭취량의 10-20%로 제한하고, 특히 식품의 조리 및 가공 시 첨가되는 첨가당은 총 에너지 섭취량의 10% 이내로 섭취하도록 한다'고 제안했다. 국민 1인당 1일 평균 섭취량이 2000kcal로 볼 때 총 당류의 양은 50~100g으로, 첨가당은 50g으로 먹으라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세계보건기구 WHO(2015.3)에서는 건강위해를 줄이기 위해 첨가당의 섭취를 5%로 하향 조정해서 25g을 권장하고 있다.

 

그러니까 당류 감소에서 중요한 것은 첨가당을 줄이는 것이다. 당류 줄이기로 인해 과일이나 우유 같은 자연식품들이 기피되어서는 안 되지만 과일에 많은 당도 고려하여야 한다. 과일보다 채소 섭취를 권장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반면, 설탕 못지않게 케이크나 과자류, 가공음료, 아이스크림 같은 가공식품에 첨가되는 액상 과당, 시럽, 물엿 같은 첨가당을 잘 파악해 피해야 한다. 최근의 서구식 디저트문화의 확산은 이 엄청난 첨가당 섭취의 주범이다.

설탕 자체는 독성물질이 아니다, 에너지를 내기위해서도 그리고 심리적이나 미식 추구 측면에서도 설탕 없이 살기는 어렵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식품이라도 과잉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늘 균형 잡힌 식생활을 강조하는 것이 그런 의미이다. 당류도 내재당과 첨가당으로 구분하고, 첨가당을 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식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이를 적절히 즐길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또한 설탕 줄이기 범국민궐기대회보다는 식품 내의 존재하는 당과 첨가당을 정확히 교육하고 어디에 당이 많으며, 어떤 당이 문제이고, 어떻게 섭취해야하는지를 바르게 교육하는 사업이나 정책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식생활에서 당류의 섭취패턴에 대한 분석 자료와 한국인 당의 기준설정 등을 위한 실험 데이터들이 많이 필요한데 그동안 이러한 연구들도 거의 이루어지지 못했고 서구 실험결과를 주로 쓴다. 이는 개인이 하기 어려우므로 정부는 이를 지원해주고 또한 이를 토대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정혜경

호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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